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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교회성장 기회로 만들자
2002년 11월 06일 (수)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이의용 장로 / 교회문화연구소장

주5일 근무제는 비록 그 혜택을 받는 계층이 아직 소수이지만 이미 사회적, 목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맞이하고 준비할 것인가? 그동안 교계에서는 주5일 근무제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논의의 관점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싶다.

도시교회의 입장에서만 주5일 근무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예를 들면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와 결연하고 농촌교회에 주말농장을 운영하자는 식이다. 농촌교회의 입장은 그다지 배려하고 있지 않다. 이윤을 따지는 기업도 전략적 제휴를 할 때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 win-win을 따진다. 

교회나 목회자의 입장에서 주5일 근무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작 교인들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다. 연휴에 교인들이 주일 성수를 하지 않고 어디론가 떠나버릴 것만 염려하지, 주일을 지킬 수 없는 관광 서비스업종 근로자나 주5일 근무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영세기업 근로자 등 소외계층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다. 이제라도 교회는 장기적이고 균형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을 가지고 주5일 근무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여기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본다.

   ◆  ‘안식일’과 ‘주일’의 개념을 분명히 정립해야 한다.

한국교회를 버티고 있는 기둥의 하나는 주일 성수와 예배의 절대성일 것이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 실시와 함께 몇몇 교회가 신중하지 못하게 성급히 대안을 내놓으면서 ‘주일’과 ‘예배’의 개념에 혼란이 오고 있다. 앞으로 이 점이 교회의 위기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켜라”는 출애굽기 20장 8절 말씀과, “그러므로 여러분은 먹고 마시는 일이나 명절이나 초승달 축제나 안식일 문제로, 어떤 사람도 여러분을 심판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이런 것은 앞으로 올 것들의 그림자일 뿐이요, 실체는 그리스도에게 있습니다”라는 골로새서 2장16∼17절 말씀의 재해석이 절실한 시점이다.


   ◆  교회는 주5일 근무시대의 소외계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5일 근무제로 모든 사람들이 토요일과 주일에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토피아가 온 것은 아니다. 지금도 여러 이유로 주일에 일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가 이들 ‘주7일 근로자’를 향해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고만 외치고 있을 수는 없다. 앞으로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작되면, 소득의 감소로 쉬는 날에도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더구나 서비스 업종의 ‘장날’은 매주 하루에서 이틀로 늘어나게 되었다. 교회는 경제적 사정과 업종의 특수성으로 인해 토요일과 주일에 일해야 하는 ‘주7일 근무자’는 물론이고 여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예배시간과 장소의 배려 등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

   ◆  교인들에게 안식을 누리게 해줘야 한다

월요일은 이제 목회자들의 안식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열성적인 교인들에게 한 주간 내내 휴일이 없다. 이들도 결국 ‘주7일 근로자’가 되기 쉽다. 이러한 사정으로 한국교회 교인들은 자신의 신앙관이나 신앙 스타일을 되돌아보고 자성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노동은 안식을 위해, 안식은 노동을 위해 서로 존재한다. 교회가 노동과 안식의 관계에 대한 성경적 의미를 교인들에게 정확히 가르쳐, 노동과 안식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새로 늘어난 토요일에 지나치게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토요일이 쉼이 없는 ‘또 하나의 주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교회는 늘어난 여가를 가정 회복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고교생 22%가 아버지와 하루 1분도 대화를 하지 않는다. 인터넷은 일주일에 10시간 30분 접속한다.” 최근 발간된 청소년 백서의 내용대로 우리의 가정은 중병에 걸려 있다. 교회에서  봉사활동에 시간을 많이 쏟는 가정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주5일 근무시대는 이러한 가정의 위기를 치유할 수 있는 좋은 치료제다. 교회는 늘어난 안식의 시간을 교인들이 가족과 함께 그리스도안에서 풍성히 누릴 수 있도록 삶을 지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인들이 토요일에 가족과 함께 보내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혼자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나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초기에는 주말마다 야외로 나가겠지만 비용 때문에 계속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과 휴식도 취하고 영적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될 것이다. 교회의 주말 가정사역 프로그램은 바로 이들에게 맞춰 짜야 한다.


   ◆  교회는 지역사회와 세상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비친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떤가? 그동안 우리 교회는 ‘자기네끼리 열심히 모이기만 하는 교회, 그러나 도움이 되지 않는 교회’로 인식되어 왔다. 이는 그만큼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제 지역사회를 섬기는 목회로 나아가야 한다. 마을 대청소, 눈 치우기, 주민과 함께 하는 동호인 서클 운영, 결혼식장 대여, 주민 문화센터 운영, 마을축제 등이 그것이다. 또 문맹자들을 위한 한글학교 운영, 장년을 위한 장수학교(건강세미나) 등의 강좌를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방법이 있다.


   ◆  교회는 교인들에게 자연친화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여가의 많은 부분을 교회에서 보내왔고, 그 때문에 비신자들보다도 자연과 친숙한 관계를 갖지 못했다. 자연과의 친화는 하나님과의 친화, 이웃들과의 친화와 함께 그리스도인이 회복해야 할 세 가지 ‘관계’다.
자연친화의 방법으로는 고향 교회 방문하기, 주말 등산, 주말 농장, 주말 여행 등이 있다. 도시인으로서는 농어촌에 숙박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자매결연을 하고 교회 시설을 서로 이용하는 것이다. 또는 도시교회가 농어촌에 지교회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농촌교회는 방갈로 분양, 텃밭 분양 등으로 도시 교인들을 유치할 수 있다. 나아가 유기농을 재배하여 상품을 도시교회에 공급하기, 수련회 장소 임대해주기 등으로 농촌교회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  토요일을 신앙을 실천하는 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회는 ‘교회로 오라’와 ‘세상으로 가라’의 신앙을 조화시켜야 한다. 교회는 교인들에게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동안 교회와 신자들은 시간 부족으로 신앙을 실천하는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결과 행위가 따르지 않는 신앙인의 삶을 보여 왔다.
앞으로 주5일 근무시대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가족들과 함께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삶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매월 1회 정도 봉사단체 방문하는 날을 선정하여 자원봉사활동을 생활화하도록 해야 한다. 또 교회의 신앙교육 프로그램에 배운 것을 실천해보는 실습 시간을 크게 보완하여 신행이 일치되는 신앙교육으로 전환해나가야 할 것이다.


   ◆  교회는 주5일 근무시대의 여가를 교인들이 자신을 위해 쓰도록 도와야 한다

그동안 교인들이나 직장인들 모두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번 기회에 교우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겠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관계 정립도 견고히 해나가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교회는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비신자보다 탁월한 능력과 태도로 직장 내에서 리더가 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교회가 크리스천 리더십, 영어 성경 등 크리스천 직장생활에게 꼭 필요한 전문 과정을 상설하여 운영하면 좋을 것이다.
일부 목회자들은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금요일 퇴근 시간부터 시작될 주말여행의 증가로 교인 출석에 위기가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은 쉽게 주일 성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주5일 근무시대는 한국 교회가 그동안 성장 일변도로 달려오면서 노출해온 여러 취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치료제로 볼 수 있다. 토요일은 주일 쉼이 없는 한국의 성도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성장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교회가 주5일 근무시대를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 많은 생명을 살리고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목회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모두가 들로 산으로 나가면 목회자도 교회도 들로 산으로 나가면 된다는 전향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러자면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의 축을 바꾸는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본 글은 교육목회실천협의회에서 실시한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교육목회적 대안제시 세미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교육목회실천협의회가 주최한 포럼이 10월 29일 기독교연합회관 3층 강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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