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김정은 기자】 우크라이나가 종교 독립을 부르짖고 나섰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월 중순 우크라이나 국회(베르코브나 라다)의 모든 부서장들을 만나 교회-국가 관계 질의를 하는 자리에서, 세계정교회 수장인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 총대주교에게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자치권 일부를 부여해 달라는 탄원을 한 상태라고 밝히고 범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탄생하게 되는 것.
 

이 안건(제8284호)에 대해 총334명의 의원들 중 압도적 다수인 268명이 지지표를 던졌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국회와 우크라이나 국민 모두가 이 요청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 시대적 요청은 우크라이나 최고인민회의의 확인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정교회 수장 바르토뮬레오 콘스탄티노플 대주교와 대담하는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출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포로셴코의 탄원서는 이미 콘스탄티노플에 올려 졌으며, 정교회 차기 교회회의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으로 그는 예상하고 있다. 포로셴코는 앞서 4월 9일 터키를 방문한 길에 바르톨로뮤 총대주교를 접견했다.

키에프의 전체 총주교구도 이미 콘스탄티노플로 비슷한 청원을 넣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포로셴코는 우크라이나 자치정교회의 메트로폴리탄 마카리 대주교를 만났다며 주교회도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국교는 아닐 것이며 따라서 국민은 각자의 종교를 선택하고 남아있을 자유가 있다고 강조하고, “교회와 국가의 분립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콘스탄티노플의 이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기독교가 처음 들어온 루스-우크라이나 세례 1030주년 기념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승에 따르면, 서기 988년 볼로디미르(러시아어: 블라디미르) 대공이 정교를 국교로 받아들여, 키에프 시민들 다수가 집단세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키에프는 여러 부족들과 도시 무역 센터들의 연합체로 구성된 '루스'(Rus)를 이루고 있었다. 볼로디미르는 바이킹 족의 후예로서 800년대 후반기에 키에프 루스 땅에 있는 슬라브인들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했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아, 러시아 북서부를 망라하는 지명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무교와 영지주의로 가득했다. 벨로루시아, 러시아라는 지명이 다 '루스'에서 나왔다. 900년대 중엽부터 962년까지 올하(러시아: 올가) 공주가 루스 연방을 다스리다가 아들에게 권좌를 물려주고 자신은 기독교인이 되어 콘스탄티노플에서 세례를 받았다. 올하는 그 후 5년간 기독교를 국교화하려는 운동을 벌였으나 아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전승에 의하면, 당초 볼로디미르는 978년경 바이킹 종교를 중심으로 한 제문화적 종교 체제를 구축하려 했던 것. 주신은 북유럽의 토르 대신 우레왕 페룬으로 결정하고 몸통은 나무 머리는 은, 수염은 금으로 된 우상을 만들어 세우고 기타 신을 위해서도 우상을 제작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의 판테온은 토족들의 정령숭배 사상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983년까지도 그랬다. 986년 볼로디미르는 무슬림들인 불가르 족의 방문을 받았다. 불가르는 "전하는 현명한 군주시지만 종교가 없군요. 우리의 신앙을 채택하여 무함마드를 섬겨 보소서"라고 주문을 넣었다. 그러나 그는 무슬림들이 돼지고기와 포도주를 금기시한다는 말을 듣자 "음주는 우리 루스족들의 기쁨이요. 그 기쁨 없이 우리는 살 수가 없소"라고 답했다.
 

그후 게르만족으로부터 기독교에 관한 얘기를, 유대인들로부터 유대교에 관하여, 그리스인들로부터 초기 기독교에 관한 얘기를 듣고나자 지도자들에게 물어 각 종교를 재차 조회한 결과, 세례를 주는 기독교가 가장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989년 볼로디미르는 비잔틴 화에 포르피로게니투스의 누이인 안나 공주와 결혼하자 기독교로 공식 개종하고, 모든 슬라브-루스 족 백성들을 동방정교식 세례를 받도록 이끌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드니에프르 강물에서 공동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이것이 '루스의 세례'였고 그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한 후대의 나라들이 기독교화됐다.
 

루스가 기독교로 개종하자, 국제적인 위상이 올라갔고, 급속히 유럽 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갔다. 10~13세기의 삼 세기동안 유럽 가족들과는 83건의 결혼식을 올린 데 비해, 비잔틴 왕조인들과는 불과 12건이 있었다. 마침내는 러시아 왕실과 친척들이 유럽 왕족들과 사돈간이 되어갔다.

이것이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루스 제국의 1000여년 기독교(정교)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