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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짙어진 빌하이블즈 성추문, 세계교회경악
미국교회 복음주의 계열 지도자들 줄줄이 성추문 연류
2018년 04월 18일 (수) 17:23:24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미투에서 처치투 운동으로 사임하는 목사들 늘어

<교회와신앙> 김정언 기자】사회에서 일어난 '미투 운동'이 교계에도 번져가면서 '처치투(#churchtoo) 운동'으로 확산되는 와중에 사임하는 목회자들도 덩달아 늘고 있어, 충격과 함께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특히 이들 교계 문제 인사들이 으레 내세워온 '복음주의자'(evangelical)라는 명색이 점차 퇴조를 보이고 있다.
 

   
 ▲ 조기 사직을 표명한 빌 하이벨스 목사. (사진 유튜브 갈무리)

교인들을 비롯한 여러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굳건히 버텨 교인들의 기립박수까지 받은 윌로크릭 커뮤니티교회의 빌 하이벨스 목사가 4월 10일 결국 조기 사직을 표명했다. 하이벨스는 특히 지난날 자신의 수하에서 일했던 여러 교육목사를 성적으로 건드린 의혹을 강하게 받아온 데다 주요 피해 인사가 구체적인 증언을 하면서 회의의 시각은 눈덩이처럼 커져버렸다. 하이벨스는 이들을 자기 침실로 불러 껴안거나 억지 키스를 하는 등 노골적인 성 공세를 펼친 것으로 드러났으나 본인은 적극 부인하고 있다.
 

지난 1월 7일엔 과거 자신이 청소년담당 사역자였던 1998년, 여 고교생인 줄스 웃슨 양을 성폭행한 의혹을 '공개 회개'해 역시 기립 박수를 받아낸 멤피스 소재 대형교회인 하이포인트교회의 앤디 새비지 교육목사가 뒤늦게 의혹과 부작용이 커 가면서 사임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까지 벌어졌고, (3월 1일로 마감된) 교회 자체조사 끝에 그달 하순 사임했다. 사건 당시 그와 웃슨은 휴스턴 교외의 우들랜드 파크웨이 침례교회 소속이었다. 웃슨의 사건 진술은 커머셜-어필에 처음 공개된 데 이어 뉴욕타임스에도 대서특필되다시피 했다.
 

새비지는 "당시 상호 합의한 접촉이었다."며 "오래 전 이미 그녀와 다 정리된 줄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인 줄스 웃슨 씨는 자신이 17세였을 어느 날 교회행사가 끝난 뒤 으슥한 곳에 세운 차 안에서 그에게 "오럴섹스'를 요구받은" 등 '수많은' 성적 공격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하이포인트 교회 지도자들은 새비지를 채용하기 전 이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계속 그를 지지해 왔다.
 

그러나 새비지가 이를 공식 시인하고 사과하면서 용서를 빌자 교인들이 일어나 박수하는 모습을 지켜본 웃슨은 "난 폭행을 당했는데 그는 갈채를 받았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를 인지한 베타니 하우스 앤드 베이커 출판그룹은 새비지의 책, <우스울 정도로 좋은 결혼>의 출판계약을 전격 취소했다. 하이블즈도 비슷한 처지를 당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은 교회 내 성범죄 의혹자들이 일부 뒤늦어버린 '회개'나 강한 부인 등으로 생뚱맞은 상찬 따위를 받아선 안 된다는 교훈을 던져준 셈이 됐다.
 

그보다 몇 주 전인 2월엔, 같은 사건의 또 다른 연루자인 래리 커튼 오스틴스톤커뮤니티교회 목사가 사임했다. 그는 당시 웃슨이 새비지에게 성 피해를 입은 사건을 이튿날 직접 신고 받고도 묵과한 채, 경찰 신고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실수의 무게를 (이제야) 깨닫게 됐다."고 억지 시인하고 물러난 것.
 

3월말 또 다른 대형교회 목회자로, 남침례회 전 총회장 겸 현 교단 실행위원회 의장 겸 수석총무인 프랭크 페이지 목사가 모종의 '도덕상 부적절한 관계'로 사임했다. 그의 '관계'가 뭐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명에서 "나의 가족과 나의 주님, 나 자신과 하나님 나라를 당혹하게 만든 개인적 실패"라고 고백했다. 효과적인 개인전도 사역과 협력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교단에서 크게 존중받아온 페이지는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아 동석한 사람의 한 명이었다.
 

지난해엔 남침례교 소속 교인인 폴 프레슬러 전 텍서스주 상소법원 판사가 한 젊은 남성을 14세 때부터 수십 년간 성적으로 괴롭혀온 혐의로 받은 소송이 현재 계류 상태에 있다. 남침례교가 보수주의화 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고 현재 80대 원로인 프레슬러와 그의 아내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면서 페이지 패터슨 사우스웨스턴 침례교신대원 총장을 변호인단의 한 명으로 꼽아놓고 있다.
 

현 50세인 '피해자' 남성 제이럴드 롤린스 씨는 당시 판사의 홈오피스에서 금요 보조직원으로 일하면서 판사가 다니는 교회에까지 인도를 받았지만 주기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롤린스는 이후 다양한 중범죄에 연루돼 오면서 그 원인을 프레슬러에게 돌리고 있다. 또 주법원 청사에 설치된 십계명비를 고수해 보수주의 전사로 예찬 받아온 로이 무어 전 앨라배마 주법원 수석판사도 지난해 상원의원으로 출마했다가 과거 그의 30대 시절 그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3명의 여성들에게 연이어 공격받은 나머지 패선했다.
 

피해자 고통 속에 가해자 박수 받아

국내 유수 대형교회 목회자로, 과거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화이트워터 게이트 당시 자문위원을 지낸 하이벨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차기 목회자들에게 자리를 넘겨준 뒤 올 10월 공식 은퇴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언론 시카고 트리분이 터뜨린 수많은 여성들의 연이은 '미투' 격발에 치인 나머지, "교회 사역에 방해가 될까 봐"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고 말았다. 이번 조기 사임 표명 후에도 교인들의 기립박수가 따랐다.
 

하이벨스는 이와 관련해 자기 저서를 펴내기로 한 출판사들로부터 일방적인 파기를 당해왔다. 교계 출판사 틴데일하우스는 하이벨스와 출판계약을 체결한 책, <지도자가 나아질 때 누구나 이긴다>의 인쇄 플랜을 중지했다. 이 책은 하이블즈가 주관하는 글로벌 리더십 서밋 컨퍼런스가 열리는 올 8월에 맞춰 보급할 계획이었다.
 

   

▲성 추문과 관련하여 빌 하이벨스 목사의 책에 대해
미국 기독교출판사들이 출판을 거절하고 있다.(사진은 유튜브 갈무리)

인터바시티 출판사도 하이벨스 저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당신은 누구?>의 증쇄 계획을 취소했다. 이 책은 도덕성의 중요성을 거론한 내용이다. 역시 하이벨스의 책을 다뤄온 존더밴 출판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중시하며, 추가 정보에 계속 민감하게 대처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런 사건들은 교회 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바람직한가라는 토론을 불붙이는 동기가 되고도 있다. 연구가 줄리 잼조 씨는 "교회가 자기네 지도자들 문제에 대해 내부조사만 하려고 들면, 사람들은 자연히 과연 교회가 진실을 밝히길 진정 바라는지 여부를 의심케 된다."고 말했다.


잼조 박사는 "비록 당신네가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다룬다 해도, 당신의 행동이 뭔가를 감추려 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자신과 교회, 더 나아가 전체 기독교 공동체에 진짜 손상을 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기독교 여론 조사가이자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블로거인 에드 스테처 박사도 "웃슨을 비롯한 모두에게 이미 많은 손상이 가해졌다."며 "광역적인 기독교계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 어떤 곳보다 교회로서 우리는 바로잡을 줄 알아야 한다."는 피해자 웃슨은 "오히려 세속세계인 할리우드 등에서 미투 운동이 먼저 일어났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교회가 가장 먼저 그랬어야한다!"고 단언했다. 교회는 이런 사건을 덮고 '중화'시키기에 급급한 인상을 주기 마련이다.
 

지난 1월 젠 폴락 미셀 씨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쓴 칼럼-'미투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메시지'에서 "당사자의 분노나 사과만으로도 충분치 않다."며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제대로 볼 줄 알고 정확하게 정의하고, 자신의 유죄성을 시인하고, 구속적인 치유 과정에 몰입하도록 남성들을 가르칠 포럼이 필요하다."고 썼다. 그는 또 "하이포인트 교회 같은 데서 성폭력행위의 중대성을 과소평가하는 언어를 언젠가는 삼가길 바란다."고 썼다.
 

이를 늦게야 감지한 하이포인트 교회는 교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본 교회 지도진은 줄스 웃슨 씨가 겪은 아픔을 소통해온 데 대한 우리의 첫 반응이 온정적이기보다 (자체)방어적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성학대 피해자들에게 적절하고 보다 더 온정적인 반응이 뭔지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복음주의권 명사들이 부적절 행태 넌더리

한편 복음주의권 명사들 사이에 흔한 이런 '부적절' 행태와 실책에 대하여 2세들은 넌더리를 내며 일부는 전세대가 애용해온 복음주의(evangelicalism)라는 명칭을 미련 없이 내버리거나 짙은 '불편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복음주의자들과 유난히 밀착된 모습을 보여준 트럼프 대통령의 옛 추문이 '미투' 운동 등으로 회자되면서 더욱 젊은 세대를 식상케 한다.
 

복음주의는 과거 레이건 대통령 시대 때 모럴 머저리티(도덕적 다수) 운동으로 공화당을 중심한 보수주의 세력을 규합하는 데 한 몫을 했지만, 이제는 미투 운동으로 폭로되는 성추행 등 문제 많은 백인 기독교 중산층의 차세대가 "떼어 버리고 싶어 하는 옛 딱지" 정도로 변모해간다.
 

과거 복음주의란 말을 대중화시키는 데 큰 몫을 했던 빌리 그레이엄의 두 손주들도 복음주의란 용어에 질색한다. 그레이엄 외손녀 중 한 명으로 사우스캐럴라이나 목회자 부인이자 작가인 제루샤 암필드 씨도 "이제 이(복음주의라는) 용어는 주로 백인 공화당원들을 가리키는 용어가 돼 버렸다."며 "때로는 닫힌 마음과 우월주의까지 대변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약 10년간 미국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수는 2~6% 감소된 것으로 알려진 반면, 과거 천주교에서 신교로 개종하며 급증하는 미국 내 중남미계(히스패닉)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늘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페인 당시 그를 지지한 복음주의자들은 전체의 80%나 되었다.
 

근자의 이런 트랜드에 반응 또는 역반응을 해, '복음주의'라는 말을 창피해하거나 수치거리로 여기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 동아리인 '프린스턴 복음주의 학우회(PEF)'는 올해 '프린스턴 크리스천 펠로십(PCF)'으로 명칭을 바꿔버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복음주의 요람의 하나로 알려진 풀러 신대원의 일부 학생들은 이런 '복음주의권 이상 현상'을 사과할 의무감을 느낄 정도.
 

그러나 역시 복음주의적인 고든-칸월 신대원의 흑인학자인 에메트 프라이스 교수는 백인 크리스천들이 자기네 개혁을 하지도 않은 채 단지 부정적인 인상만을 지우려고 복음주의라는 용어를 내버리려는 현상을 우려한다. 그는 "용어를 내버림은 용어를 내버리는 것일 뿐이다."고 잘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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