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 , 신천지
전체기사 | 상담제보 | 후원신청 | 배너달기
> 뉴스 > 오피니언
       
[ 김세권 / 성경읽기 ] ‘아케다’와 하나님의 외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 성경 이야기(1)
2018년 04월 14일 (토) 12:55:47 김세권 목사 mungmok@gmail.com

김세권 목사 / Joyful Korean Community Church(Dallas) 담임

   
김세권 목사

창세기 22장을 보면 참으로 불가사의한사건이 하나 소개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신 사건이다. 유대인들은 이삭이 묶여서 번제단 위에 누은 사건을 ‘아케다’라고 부른다. ‘아케다’는 히브리말로 하면, ‘묶는다’(binding)는 뜻이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퍼뜩 이해가 간다.

이 사건의 불가해성은 ‘하나님의 자해’가 이 일에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아브라함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아들 하나 잃고 대가 끊기면 그뿐이다. 사람 편에서야 그렇다 치고, 하나님 입장에서는 어떤가? 구속사가 폭삭 주저앉을 판이다. 이삭이 죽으면 이스라엘도 없고 이스라엘이 없으면 다윗도 없으며, 그렇게 되면 예수님이 오실 육신의 자리도 없어지는 셈이 된다. 이쯤 되면 자해도 보통 수준을 넘는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고 하신다. 인간의 이성적인 이해를 넘어선 주문이다. 도대체 유대인들은 논리와는 거리가 먼 ‘아케다’를 어떻게 이해할까. 후기 유대주의(the Late Judaism) 문헌을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잠시 들여다보자.

랍비들이 쓴 창세기 주석인 ‘브레쉬트 라바’(Breshit Rabbah)를 보면, 대단히 독특한 해석을 찾아 볼 수 있다. 보통 아들 사랑이 겉으로 치열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버지의 경우보다 어머니의 경우가 더하다.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드러나는 사랑의 모습은 어머니의 것이 커 보인다는 이야기다. 특히 한국인에게 있어서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유대인들도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다. 영어의 쥬이시 마더(Jewish mother)라는 표현은 한국의 치맛바람으로 대변되는 극성맞은 어머니와 아주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pixabay.com /Robert Cheaib/ -abraham-1260073_640

형편이 그렇다면, 창 22장에는 이삭의 어머니 사라가 전면에 등장해야 옳다. 하지만 놀랍게도 창세기 22장에는 어머니 사라가 사라지고(?) 없다. 아들이 죽으러가는 판국인데 어머니가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랍비들은 그들의 주석에 사라를 등장시킨다. 내용을 조금 설명하자면 이렇다. 아브라함이 이삭과 함께 없어진 후에 사탄이 변장하고서 사라에게 나타난다. 평소처럼 손님을 맞는 사라에게 사탄은, “네가 사랑하는 하나님이 이삭을 바치라고 해서 아브라함이 끌고 모리아로 갔다.”고 일러바친다. 그 순간 사라의 심장이 터진다. 심장이 터진 인간은 당연히 죽는다. 자명하게도 거기서 ‘사라’는 정말로 ‘사라’진다.

이쯤 되면, 이야기의 끝이 자못 궁금해진다. 브레쉬트 라바를 조금 더 읽어보면, 하나님은 이삭을 건지실 뿐 아니라, 사라도 다시 살려주신다. 그야말로 자식과 어머니가 함께 살아나서 구원을 체험한다. 그리 하여서, ‘아케다’의 결말은 ‘회복’이며 ‘구원’이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구속사가 망가질 위험까지 감수하시면서 아브라함 부자에게 가르치려 하셨던 것은 무엇일까? 바로 하나님에게서만 비롯되는 구원의 은혜였다. 절대 절명의 위기와 고난에서 아브라함을 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이스라엘을 지탱시킨 힘이라고 ‘아케다’는 말한다. 결국 랍비들은 이스라엘의 몰락을 이삭의 고난에 비유하고 종내는 하나님이 그들을 회복시켜 주실 것을 창 22장을 통해서 조명하고 확신한 것이다.

목회의 사역에서 목회자들은 절대 절명의 위기를 경험할 때가 있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처럼 하나님의 말씀이면 그저 죽는 시늉이라도 하면서 충성하고 순종했는데도, 아들을 내어놓아야 하는 것 같은 고난과 고통의 시간이 온다. 하나님이 목회자를 망가뜨리시면, 그 분의 교회가 무너질 판인데도 하나님은 눈 하나 깜짝 않으시고 목회자들을 얼굴색이 죽어가도록 내모시는 경우가 있다. 하나님은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그런 상황에서의 구원은 하나님에게서만 온다는 사실을 알라고 하시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더욱 더 역설적으로 하나님께 매어 달려서 내가 죽는 길이더라도, 설사 회복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순종하는 철저한 삶을 살라고 하시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야기를 조금 더 발전시켜보자. ‘아케다’ 이야기의 하나님은 마지막 순간에 이삭을 향하여 고개를 돌려 쳐다보시며 구원을 베푸셨다. 그런데 때로 목회의 현장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하나님의 외면’이다. 좀 해피엔딩이면 좋을 텐데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서는 해피엔딩이 그리 흔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나님이 외면하신다고 나도 외면하고 그 자리에서 ‘홱’ 소리 나게 목회의 길을 접을 것인가. 어쩌면 하나님은 오늘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에게 아브라함보다 더 큰 순종과 헌신을 요구하시는지도 모르겠다.

기독교가 개독교로 불리는 땅에서, 설사 하나님이 외면하시더라도 눈물과 함께 우리가 끝내 머물러야 할 곳은 하나님의 섭리와 뜻이 아니겠는가. 영광스럽게도 아브라함과 이삭이 겪었던 것보다 더 큰 도전을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깊은 뜻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늘 고난을 묵상하며 사는 것이 우리 삶의 바른 자세이다 싶다.


**************************************************************************************

<김세권 목사 약력>

학력:
장로회 신학대학교 (B. A. / M. Div. / Th. M. / 구약학)
아세아 연합 신학대학교 (Ph. D. 수료 / 구약학)
Hebrew Union College – Jewish Institute of Religion in Cincinnati (M. Phil. / Ph. D. 수료 / History of Interpretation)

경력:
대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목사 안수
문창교회 담임목사 (통합)
빛내리 교회 담임목사 (PC USA)
미국 장로교회 (PC USA) 탈퇴 후 독립교회 부임
현재 Joyful Korean Community Church 담임목사

저서: <삶을 흔드는 창세기 읽기>(크리쿰북스)
       <지저스 스픽스>(번역. 요단출판사)

ⓒ 교회와신앙(http://www.ame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최근 많이 본 기사
(10)바르트..음악가 아내를 두
황규학 씨 또 명예훼손으로 벌금
이광선이 삼킨 콩고자유대 총회소속
김기동 씨, 목회비 60억 횡령혐
만민중앙교회 ‘포스트 이재록’ 누
장신대, 동성애 문제 관련 입장
분석/나실인성경원 노성태 씨의 비
   <교회와신앙>소개걸어온길만드는 사람들광고안내후원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한국교회문화사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아01814  /  등록일자 2011년 10월 28일 /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제호 : 교회와신앙  /  발행인 : 장경덕 /  편집인 : 최삼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봉식
서울 종로구 대학로 19, 303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  Tel 02-747-1117 Fax 02-747-7590
E-mail : webmaster@amennews.com
Copyright 2005 교회와신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me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