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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수 바른말 ] 도청도설 道聽塗說
2018년 04월 03일 (화) 15:03:01 김준수 목사 webmaster@amennews.com
   

김준수 목사

도청도설(道聽塗說)이란 길에서 되는대로 듣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을 뜻한다. 이 천금 같은 한자숙어는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길에서 말하는 것은 덕을 버리는 것이다”(道聽塗說 德之葉也)라고 하면서 길에서 건성건성 듣고 분별없이 말하는 것은 덕을 버리는 첩경이라고 지적했다. 길에서 서성이다 혹은 길을 가다가 남에게서 들은 말에 귀가 솔깃해 그 말의 진위를 확인하지도 않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떠벌리고 다닌다면 우리는 그러한 사람을 경망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길에서 주워들은 쓸데ㅐ없는 이야기들을 모두 기억해 만나는 사람마다 그 말을 들려주고 생각 없이 퍼뜨린다면 그러한 태도는 소인배나 할 짓이지 교양 있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도청도설(道聽塗說)은 얼른 ‘盜聽塗說’(도청도설)로 받아들이기 쉬어 분명하게 아는 게 좋다. ‘도청’(盜聽)이란 말은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터다. 왜냐하면 남이 하는 말이나 전화의 통화 내용을 몰래 엿듣거나 녹음을 하는 비열한 행위를 도청(盜聽)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도청은 자고로 동서양의 역사에게 화근거리가 되곤 하였다. 이 말은 미국의 제36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의 웨터케이트 사건으로 인해 유명해졌다. 우리나라도 도청이 문제가 돼 여가 간 논란 끝에 불법적인 도청을 금지하게 하는 통신보호비밀법이 제정, 시행된 자가 벌써 24년이 되었다.

현대인이 매스컴과 온라인 정보 등 언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공자가 말하는 도청도설(道聽塗說)은 길에서 귀동냥으로 얻어듣는 별 볼일 없는 정보들은 물론, 오늘날로 말하면 매스컴이 제공하는 정보나 온라인 매체가 제공하는 정보까지를 포함한다.

휴대폰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은 카톡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 등을 통해 얼마나 많은 정보들을 입수하고 유포하고 있는가?

이처럼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이성적이고 지혜로운 사고의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경박한 모습은 하나님의 품격을 닮은 아름답고 이상적인 인간형에느 턱없이 모자란다.

현대인은 자기 말을 늘어놓는 데는 다 같이 선수이지만 남의 말을 듣는 데는 인색하다. 현대인은 또 아무렇게나 주워들은 정보에 민감히 반응하며 잘 알지도 못하고 고정관념이나 편경을 가지고 무턱대고 화를 내거나 타인을 비방하기 일쑤이다. 이런 경우에 설화(舌禍)가 생긴다. 오죽하면 세 사람이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꾸며대면 고양이를 호랑이로 만들고(삼인성호<三人成虎>), 어질고 착한 공자의 제자인 중삼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여럿이서 거짓말을 해대면 그게 팩트로 받아들여졌겠는가(증삼살인<曾參殺人>)? 그래서 잠언 기자는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를 특별히 경계하고 사귀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다.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 마음이 신실한 자는 그런 것을 숨기느니라(잠언 11:13)

잠언은 말을 신중히 할 것을 여러 곳에서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여기 몇 가지 말씀을 소개해본다.

온순한 혀는 생명나무이지만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잠언 15:4)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잠언 15:23).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으니라(잠엄 16:24).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느니라(잠 18:21).

입과 혀를 지키는 자의 영혼을 환난에 보전하느니라(잠 21:23).

미련한 자의 귀에 말하지 말지미 이는 그가 네 지혜로운 말을 업신여길 것임이니라(잠 23:9).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 25:11).

너는 이웃을 입에 자주 다니지 말라 그가 너를 싫어하며 미워할까 두려우니라(잠 25:17).

네가 말이 조급한 사름을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희망이 있느니라(잠 29:20).


말에 대한 잠언의 교훈에 말씀들은 구구절절 우리의 폐부를 찌른다.

우리는 말로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해 왔던가!

말로 사람을 낙담하게 하고 경멸하고 저주하고 상처를 얼마나 수없이 주었던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 말은 종말이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말을 밥 먹듯이 반복하는 것을 식언(食言)이라고 하고, 지키지도 못할 엉커리 말을 허언(虛言)이라고 한다. 공자는 우리가 내뱉은 그 많은 말들 가운데 별반 의미가 없는 천박한 말들, 그 항간에 떠도는 가담항설(街談巷說)이나 근거 없는 유언비어(流言蜚語)같이 인격도 실체도 모호한 어지럽게 떠도는 말들을 특별히 지적하고 있다.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編)에는 이런 교훈이 있다.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듣고 입으로 흘러나와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는다. (그 학문이 단지 귀와 혀까지의 길이인) 네 치만을 지날 뿐이니 어찌 칠 척이나 되는 모을 훌륭하게 할 수 있겠는가?..... 군자의 학문은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하지만, 소인의 학문을 사람을 망가뜨린다.

그리스도인은 지혜롭고 은혜 있게 말해야 한다(골로새서 4:5-6). 말의 중요성은 예수님의 가르치심으로 더욱 명확해진다. 우리 주님은 모든 악한 말들은 악한 마음과 생각에서 나온다고 하셨다.(마가복음 7:14-23). 이 글을 쓰는 필자도 말 때문에 번번이 큰일을 그르치고 얼마나 많이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죄를 지었는지 모른다. 독자들이여, 말을 아끼고 신중하게 하고 은혜롭게 하자. 그런 당신에게 축복 있을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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