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영국 여당인 토리당(보수당)과 언론인조합은, 현재 국회 안에서 메이슨 라지들이 계속 비밀리에 설립돼 회원들을 포섭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현지 일간지 <가디언> 등 영국 주요언론들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전국언론인조합(NUJ)은 최근 '뉴웰컴 로지'와 '갤러리 로지' 등 2개 프리메이슨 지부가 (런던 행정중심가인) 웨스트민스터 지역에서 조직돼 활동하면서 회원들을 리크루트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합은 프리메이슨인 언론인과 의원들은 국회에 비치된 '관심사 기록부'(ROI)에 떳떳이 자신을 공개 기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셀 스타니스트릿 NUJ 총무는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는 절대 필수인 데다, 프리메이슨 회원 정체성의 불투명성이 너무 오래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언론조합은 현재 프리메이슨인 언론인들과 국회의원들은 의회에서 활동할 때 명단에 등록하고 공개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해 10월 31일 영국연합그랜드로지(UGLE) 창설 300주년 기념모임. 외눈, 컴퍼스, 직각자(무대), 바둑판 등 전형적인 프리메이슨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GLRI

국회 내 2개 위원회를 주재해온 새러 월래스톤 의원은 의원들이 자신이 프리메이슨 회원인 사실을 공개 선언해야 한다고 트위터에다 견해를 썼다. "귀하의 직업이 국민 혈세로 지탱하는 이상 귀하가 프리메이슨임을 밝혀야 물론 좋지요. 안 그러면 의문이 생겨 불편한 질문을 나눠야 되고 서로가 불편해져요."

그러나 마이크 베이커 UGLE 공보관은 프리메이슨 로지들이 웨스트민스터 지역내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면서 오도하는 등 정치 영향력을 휘두른다는 '루머'를 부정했다. 장기 프리메이슨 회원들은 언론과 프리메이슨리 사이에 아무 모순될 게 없다는 입장.

잉글런드와 웨일즈의 20만 프리메이슨들을 총괄하는 총본부격인 연합그랜드라지의 데이빗 스태플스 수석대표는 대중의 인식과는 달리, 사회에서 봉사하는 프리메이슨 회원들이 되레 도움된다며 "언론인, 정치인, 경찰, 변호사 등이 다 마찬가지로 자기 역할을 잘 하고들 있다."고 주장. 스태플스는 또 "그들의 멤버십은 개인에게나 전체 사회에게나 긍정적"이라며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두렵지 않다면 자신을 떳떳이 밝히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1717년 런던에서 영국연합그랜드로지(UGLE)가 결성된 이래 프리메이슨리에 대해 가장 공개적인 나라의 하나이다. 단체인 프리메이슨리를 메이슨리(masonry), 회원인 프리메이슨을 메이슨(mason)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자유석공조합'이라는 뜻의 프리메이슨리(Freemasonry)는 세계 비밀단체(secret societies)의 하나로, 대성당 건축붐이 일던 중세에 시작돼 18세기 초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그랜드 로지(grand lodge)가 결성된 이래 전 세계에 수많은 그랜드로지(대지부)와 로지(지부, 미국식 발음 '라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에도 현재 한양 로지, 부산 로지, 맥아더 로지, 트루먼 로지 등 4개 로지가 설립돼 있으나 그랜드로지는 아직 없다. 일각에서는 정치/경제/사회계의 수많은 회원들이 분포돼 있고, 독특한 비밀 가입 의식을 갖는다고 폭로하기도 한다.

대중을 피하는 프리메이슨들의 비밀된 특성을 비판하는 한 명인 폴 워그 <허핑턴포스트> 수석편집인은 "언젠가 국회 하원 모임에 좀 일찍 도착했더니 실내의 모든 의자들이 희한한 모습으로 놓여져 있어 알고 보니 (프리)메이슨들이 모였었다는 루머가 돌더라."고 불만을 표했다.

워그는 "모든 것을 다 밝힌다는 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의원들이나 언론인들이 자신들의 메이슨 정체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현상이 이상해 뵙니다. 아니, 감출 게 없다면 왜 투명성 확보가 자꾸 미루어집니까?"라고 따져물었다.

▲ 18세기 성요한축제 때 행진하는 미국 프리메이슨 '22지부'와 조지 워싱턴(두 장대 사이 아래의 인물)을 실제로 그린 그림. 이들이 두른 앞치마는 프리메이슨 정장이라고 한다.

뉴웰컴로지는 1926년 총파업 이후 과거 가입하지 못했던 노동당 정치인들을 영입하려고 결성돼, 주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신규 회원 모집에 열을 내왔고, 갤러리 로지는 국회 상대 활동 중심의 정치 언론 군단을 회원으로 영입해 왔다. 다수는 1980년대 프리메이슨 소속 사실이 알려지면 의석을 잃을까 염려하여 메이슨리를 떠나곤 했다.

둘 다 8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관계 정보에 따르면, 회원수는 각각 45, 18명이다. 그밖에 제3의 로지인 앨프릿 로빈스 로지도 언론인 상대로 런던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 3개 지부의 활동내용은 바깥 세계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갤러리 로지의 존재와 활동을 인식하는 로비 언론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3개 로지들은 런던 코벤트 가든에 있는 UGLE의 본부이자 대신전인 프리메이슨 홀에서 각각 연 4회 모임을 갖는다. 전체 회원들 중 2,000명은 언론인이거나 언론에 관여하고 있다는 게 본부 측 추산이다.

UGLE은 산하 메이슨 지부에 국회의원들이나 로비 언론인들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몇몇 의원들과 언론인들은 프리메이슨임이 밝혀져 있다. 뉴웰컴의 한 멤버는 "우리 로지와 갤러리 로지는 지척간이다."라고 귀띔하고, "그들은 우리와 동료 사이이면서 동시에 저널리스트이기도 해서, 우리는 저널리스트들이 우리의 (비밀)대화에 귀 기울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아이러니 정서를 드러내기도.

언론인들과 정치인들 일부가 실상 프리메이슨이란 사실이 최근 특히 문제시 된 것은 곧 이임하게 되는 스티브 화이트 경찰관연맹(PF) 총재가 "메이슨들이 경찰의 개혁을 막고, 여성과 흑인, 소수인종 사회의 경찰계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 그는 "어떤 종류의 변화든 전진이든 일단 막고 보는 게 프리메이슨이다."고 덧붙였다.

화이트의 발언에 대해 UGLE는 분노를 표하고 "우리는 오랜 역사 동안 조용한 긍지를 지녀왔다."며 "차별로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프리메이슨은 마다 않고 각 로지에 동등하고 평화롭게 환영했다."고 응수했다. 그는 또 다수의 프리메이슨들이 자신의 멤버십을 숨기는 것은 남의 차별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프리메이슨리, 일루미나티, 장미십자회, 성전기사단(KT), 슈라이너, 황금여명회(HOGD), 동방별회(OES), 동방신전회(OTO), 해골단(SAB), 보헤미안클럽(BC), 빌데르베르크 그룹(BG) 등 여러 비밀집단의 극비성과 비밀 의식, 비밀 활동 등은 예로부터 세계적으로 문제시되어 왔고, 특히 사회의 배후에서 영향력을 끼치려 하는 성향 등을 총칭해 '그림자 정부'라고도 부른다.

세계 프리메이슨리의 공식 창설 300주년을 맞은 지난해의 10월 31일(핼로윈데이)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는 전세계 136개 그랜드로지를 대표하는 약 4000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영국 왕실의 주요 메이슨 중 한 명이자 UGLE의 그랜드매스터인 켄트 공 에드워드 왕자가 당일 핵심 모임인 기념식을 주재했다. 그는 사실상 세계 메이슨들의 수장 격인 인물이다.

300년 전인 1717년의 '성(세례)요한의 날'인 6월 24일, 웨스트민스터 및 런던 근역의 4개 로지들이 세인트폴 처치야드의 구스 & 그리디론(거위와 석쇠) 맥주 주막에 모여 세계 최초의 근대(modern) 그랜드로지(초대 그랜드매스터: 앤터니 세이어)인 런던-웨스트민스터 그랜드로지(GLLW)를 결성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1813년 UGLE가 창설됐다. 역대 그랜드매스터 중엔 존 티오필러스 데저귤레어 등 성직자들도 있었다. 당시의 4개 로지들중 로열 서머셋 하우스, 인버네스 포티튜드, 올드 컴벌랜드 등 3개는 아직 현존한다.

UGLE는 그후 메이슨의 다양한 의식과 로지의 내부 구조, 메이슨들의 제복 및 장신구인 레갈리아와 앞치마 등을 계발해내어 공식화하고, 곳곳의 마을과 도시에 지부와 신전 등을 건립하고 각 메이슨들이 사회생활에 적극 관여하는 등 점차 '지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프리메이슨들은 세례요한을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2017년 6월 24일에도 공식 기념행사가 있었지만, 일종의 오컬트 축제날인 핼로윈데이에 국제 행사를 가졌다. 지난 300년간 전 세계에 메이슨리가 퍼져나가 현재 약600만으로 추산되는 메이슨들이 각국에 분포돼 있고, UGLE는 산하에 47개의 지방그랜드로지(PGL), 100개가 넘는 로지와 약 20만명의 메이슨들을 거느리고 있다.

프리메이슨들은 동료를 '형제'(brother, 약자 Bro.), 메이슨 회중을 '형제들'(brethren)로 불러 얼핏 기독교적 호칭과 혼동되며, 특이한 악수를 포함한 다양한 손짓과 몸짓 등 오컬트 제스처를 회원끼리의 비밀신호로 주고받는다. 또한 위의 컴퍼스와 아래의 직각자가 가운데 'G'자를 마주 둘러싼 형태의 유명한 로고, 그리고 외눈('전시안')과 피라미드와 오벨리스크, 두 기둥과 바둑무늬 바닥 등 수많은 상징물과 5와 6, 9와 11, 33과 666 등 다양한 숫자를 중시한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 중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을 비롯한 18명과 수많은 정계/경제계/문화계 주요 명사들이 입증된 메이슨으로 알려졌다. 이들 미국 대통령들의 기독교적 '신앙'이 설교 예화 등에서 자주 인용되나, 프리메이슨은 근본적으로 이신론자(deist) 또는 자연신론자이지 기독교 신앙인일 수가 없다는 비판도 거세다. 워싱턴 장군이 밸리포지 전투 도중 "무릎 꿇고 기도하다." 받았다는 '환상'도 성경적인 환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종교다원주의자인 그들이 쓰는 신('God')이라는 명칭을 기독교의 하나님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되며, 그들이 비록 성경을 사용하고 자주 인용하며, 그들의 신전 한 가운데 성경책이 펼쳐있다('open Bible') 해도 절대 진리로 믿은 것은 아니라는 것. 비판론자들은 그들은 모든 종교를 동등하게 여기며,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한 구주와 메시아로 믿지 않기 때문에 신자와 교회 지도자들은 이 점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메이슨들이 역사 속의 자기네 동료들을 영웅과 위인들로 만든 위인 전기와 상투적인 '설교예화' 거리들도 역시 조심해야 한다는 것.

명사 중 프리메이슨으로 거명되는 사람들로는 미국 정치인들 워싱턴과 벤저민 프랭클린, 제임스 가필드와 루즈벨트,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더글라스 맥아더, 백화점왕인 존 워너메이커와 J.C. 페니,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자동차왕 헨리 포드, '적극적 사고방식'의 노먼 빈슨트 필(메이슨 신전목사), 찬송가 작가로도 알려진 영국 계관시인 앨프릿 테니슨, 작곡가 아서 설리번과 러시아 정교회 작곡가 드미트로 보르트니안스키, 성가 '거룩한 성'의 작곡가 스티븐 애덤스, 대(大) 바흐의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 모차르트와 하이든 등이 있다. 3대 장애인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헬렌 켈러도 프리메이슨 사상을 본뜬 엠마누엘 스데벤보리의 정신적 제자로 구약의 하나님을 '악신'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