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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애 / 목사 아내 칼럼 ] 구레네 사람 시몬처럼
2018년 03월 02일 (금) 12:34:28 장경애 수필가 jka9075@empal.com

장경애 사모 / 최삼경 목사

   
▲ 장경애 수필가

언제나 겨울이 물러가는 끝자락을 사순절이 이어 받는다. 올해는 추위가 물러가기도 전에 사순절이 시작되었지만 어쨌든 사순절은 봄이 문턱에 다 왔다는 신호다.

사순절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다함없는 사랑을 십자가로 말씀해 주신, 동시에 예수님의 고난을 마음 깊이 묵상하는 절기다. 그렇기에 사순절이 시작되면 예수님의 십자가가 떠오른다. 그 십자가는 나를 사랑하시기에 나를 위해 당하신 고난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무리 큰 사랑으로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셨다 해도 내가 그것을 믿지 않는다면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러나 그 고통이 나를 위한 사랑의 실천임을 생각할 때 예수님이 당하신 큰 고난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사순절에만은 고난을 묵상하며 예수님의 고난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다. 이 마음은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성도라면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십자가를 만들어 자신의 등에 실제로 져 봄으로 예수님의 고난을 맛보려는 사람도 많이 있다.

대부분의 목사님은 어린 시절부터 목회자가 될 사명과 꿈을 가지고 서원하여 된 분들이다. 그러나 목사 아내는 그렇게 서원하여 된 목사 아내보다는 억지로, 혹은 어쩌다 목사 아내가 된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그러나 가끔 목사의 아내들 중에 서원하여 목사의 아내가 된 사람을 보는데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내가 목사의 아내가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 속에 된 것이긴 하지만 조금은 억지로 강요되어 되었다. 그렇기에 간혹 나는 나 자신을 가리켜 ‘나는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은 어쩌면 억지로 십자가를 진 구레네 사람 시몬과 스스로 원함이 아닌 조금은 억지로 목사 아내가 된 점이 같아서 그런 것 같다.

   
▲ ⓒpixabay_com / Snap_it / easter-3157533_640

절대로 목사의 아내가 되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썼으나 결국 목사의 아내가 된 친구가 있다. 그녀는 그리 짧지 않은 동안 한 남자를 만나 사귀었는데 그 남자가 목회의 꿈을 가졌다는 말을 듣고 고민 고민 하다가 헤어지고 말았다. 그 후 그 친구는 목사의 아내가 되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일반대학에 다니는 다른 남자를 만나 교제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일반대학을 나오고는 부르시는 사명감에 의해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고 마침내 목사가 되었다. 그렇게 목사 아내가 되지 않으려고 사랑하던 사람과 결별까지 할 정도의 그녀였지만 결국 목사의 아내가 되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목사의 아내가 되지 않으려고 헤어졌던 첫 번째 남자는 오히려 신학을 포기하고 목사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다는 점이다.

이처럼 안 가려고 발버둥을 쳐도 가게 되는 경우도 있고, 가려고 해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섭리 속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목사 아내의 길이 얼마나 힘들게 여겨졌으면 그렇게 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녀의 아버지도 목회자였기에 딸이 보는 엄마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잘 보고 알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토록 가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녀는 비록 억지로 목사의 아내가 되었지만 너무도 훌륭하게 목사 아내의 길을 잘 가고 있다.

그런 우여곡절 속에서 목사의 아내가 된 그녀 역시 구레네 사람 시몬이었다. 어쩌면 많은 군중 가운데 끼어 있다 선택된 운 좋은 사나이가 구레네 사람 시몬이다. 그는 예수님 곁에서 예수님 십자가를 체험한 전무후무한 인물이 되어 성경에 이름이 기록되는 영광을 안은 사람이다.

성경엔 필요 없는 사람의 이름은 기록하지 않았다고 볼 때, 공관복음 세 곳에 이 구레네 사람 시몬이 기록되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성경에는 누구의 아들이라고 기록된 것은 많지만 누구의 아버지라고 기록된 사람은 드문데 이 구레네 사람 시몬을 루포의 아버지라고 기록한 것도 특이한 점이다. 또한 바울이 쓴 로마서에서 언급한 루포가 시몬의 아들이라면 바울이 루포의 어머니를 내 어머니라고 할 정도로 친근하다는 말이니 루포의 어머니가 얼마나 믿음이 좋은 여인이었는지 알 수 있다. 또 로마의 콘스탄틴이 루포의 12대 손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은 비록 억지로 십자가를 졌지만 그 대가는 말할 수 없이 큰 것이었다. 그렇게 볼 때 십자가는 억지로라도 져야 함을 느낀다. 찬송가 가사처럼 십자가는 무한 영광인 것이기 때문이다.

목사든 목사 아내든 억지로 되었다 하더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십자가를 지고 가면 그 상급은 클 것이고, 또한 주님이 구레네 사람 시몬을 기억해 주신 것처럼 기억해 주실 것이 분명하다.

이 사순절 기간 동안 만이라도 구레네 사람 시몬처럼 억지로라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조금이나마 맛보고 싶다. 아니 억지로가 아닌 자원하는 마음으로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고 싶다.

“주님이 기억하시면 족하리” 라는 복음성가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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