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총신대 김영우 총장이 학생회의 면담을 거부하고 2월 21일 밤 9시 30분경 총장실에 들어간 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학생회는 총장실을 봉쇄했고 전산실도 점거해 총신대의 행정이 마비됐다. 수강신청 일정이 미뤄졌으며 개강 날짜도 사실상 불투명하다.

김영우 총장은 학생회 면담 요구에 △‘김영우 씨’라는 표현을 ‘총장’으로 바꿔 달라. △라이브 방송 불가, 교내 언론사 방송 불가라는 조건을 걸어 사실상 거절했다.

▲ 총신대 학생회가 총장실을 봉쇄하고 전산실도 점거해 총신대의 행정이 마비된 가운데 유정욱 교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교회와신앙>

보다 못한 교수협의회에서 나섰다. 유정욱 교수와 정성원 교수는 2월 23일 오후 4시 사당동 캠퍼스 강의동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의 교수직 걸고 김영우 총장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경찰에 제시한 고소장을 공개했다.

◇ 유정욱 교수 7가지 요청사항 고지

총장실 밖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정욱 교수는 “누구보다 100년 전통의 선지동산이 하루 빨리 정상화를 바라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비난과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고발 될 것을 각오하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면서, “만일 오늘 발표한 것이 허위보고로 밝혀질 때는 당일자로 30년 교수직을 걸고 사퇴하겠다. 관련된 분들도 그만큼 책임의식을 가져달라.”고 강수를 뒀다.

▲ 유정욱 교수 ⓒ<교회와신앙>

그러면서, △첫째=김영우 총장은 총신사태에 대한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총장자격이 없는 것이다. 기소되는 즉시 총장직을 사퇴해 달라. △둘째=3월 23일 동작경찰서의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전계헌) 총회장의 목회서신에 (김영우 총장은) 즉각 답변하라. 또한 박재선 재단이사장은 명예롭게 사퇴하라. △셋째=총회의 책임이 막중하다. 총회장의 목회서신이 제도화하고 제89회 총회에서 결의한 대로 지원금을 적극 지원함으로 총신대가 총회직영 신학교임을 명시화하라. △넷째=총신 발전을 위해 구성된 이사회가 오히려 갈등의 주역이 됐다. 이후에는 보조역할만 해달라. △다섯째=지금의 총신사태는 총신 구성원인 교직원의 무능력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가정이자 일터인 이 선지동산에 대한 소신을 갖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 △여섯째=재학생들이 깨어있어 감사하다. 그래서 우리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 오늘 개별교회로 돌아가서 총신과 총회의 발전을 위해 금요철야 기도해 달라. △일곱째=총신대비상대책위원회의 고생과 힘든 활동에 대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전한다. 비대위와 학생들은 이제 그간의 활동(시위)을 접고 강의실로 돌아가 달라. 그것이 선지동산의 정상화를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요청했다.

◇ 농성해체를 위한 기자회견?

당초 김영우 총장의 비리 고발이라는 취지로 모인 기자회견에서 별다른 내용이 없자 학생들과 기자들은 의아해하며, “학생들의 농성해체를 위한 기자회견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유 교수는 “학교행정을 20년 동안 해왔다. 전산에도 자료가 그대로 남아 있어 고칠 수도 없다. 비리내용은 경찰에 넘긴 상태다 30년 교수직을 걸었다. 진정성을 믿어 달라.”면서, “비대위원장도 건강이 극히 악화돼 있다. 조용한 가운데 평화적으로 해야 이길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4월 중순에 결과가 나온다. 설령 수사내용이 우리가 바라는 바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격분하지 말고. 사법적 처리를 지켜보라. 3월 개강이후 시위가 없었으면 좋겠다. 학업에 전념하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총장님도 생각하실 시간이 필요하다. 고립된 상태에서는 현명한 생각이 나올 수 없다.”고 옹호발언을 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곽한락 비대위위원장은 “어떤 결과(김영우 총장 사퇴)가 나타나지 않을 상황에서는 천막 농성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영우만 사퇴하면 바로 물러가겠다.”라며, “이제 더 이상 개강을 미룰 수 없다. 정말 학생들을 지키고 싶다면 고소장의 내용을 이 자리에서 말씀해 달라.”고 피력했다.

▲ 단식농성 중에 병원에 실려간 곽한락 비대위원장 ⓒ<교회와신앙>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3월 23일까지 경찰의 수사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것인가? 이미 김영우 총장은 2천만 원 배임 건으로 기소상태였다. 하지만 여전히 총장직을 물러나지 않고 있다. 6개월 안에 끝날 재판도 1년이 넘게 지연되고 있다.”면서, “대법원 판결까지는 3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항의했다.

◇ “교비횡령, 입시비리, 잔여임기 교육부 허위보고”

비대위와 학생회, 시위농성에 참여하고 있던 학생들은 “고소장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교수협의회 총무 정승원 교수가 중재에 나섰다. 그러곤, 함께 고소장을 작성했던 교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고 해당 자료를 공개했다.

유정욱 교수는 “김영우 총장이 평생교육원의 교비를 횡령했다.”며 금품수수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김영우 총장이 교비를 직접 가져갔는가? 아니면 대리가 가져갔는가? 확실히 해 달라.”고 채근했다. 그러자 유 교수는 “교비 자체를 직무와 관련돼 부적절하게 사용한 근거가 있다.”고 일축했다.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2014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그때의 첨부 자료나 입증자료는 이미 경찰에 제출된 상태”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교수협 총무 정승원 교수는 “2015년 10월 길자연 전 총장의 잔여임기로 인해 김영우 총장은 임기는 2017년 12월까지였다. 그런데 김 총장은 2019년이라고 교육부에 허위보고를 했다. 동작경찰서 수사관도 회의록을 보고 허위보고였음을 동의했다.”면서, “김영우 총장은 사임하고 재선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수사관은 재선출 건은 재단이사회 소관이라 관여할 수 없지만 수사는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최대로 전 총학생회장은 예비합격자도 아니었다. 작년에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신대원 입학에서 불합격 처리됐다. 그러나 입학요강에도 나오지 않은 반성문을 써서 조건부 합격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사학법에는 총장이 입학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총장도 교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럴 경우, 임용권자는 반드시 즉각적으로 해임을 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이걸로 100%사퇴할 수 있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하자, 유정욱 교수는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에 결과가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이 오늘 사퇴하면 학교는 정상화 된다. 검찰이 기소판결을 했는데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3월 안에 사퇴할 근거가 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우리도 학생직을 걸겠다. 김영우 나오라고 하십시오.”라며 고성이 오고갔다.

◇ 고소장, 2013년 부총회장 출마시 인사청탁 추가

유정욱 교수가 제출한 고소장에는 “김영우 총장이 2013년 예장합동 제99회 총회에서 부총회장 선거 출마에 필요한 등록비 7천만 원을 학교 직원에게 인사 청탁 성격으로 제공을 받았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교비횡령 건에 대해서는 “2016년 제101회 총회에서도 부총회장 선거 시 교비와 학생 장학금 4천만원을 총대 400명에게 각각 10만원짜리 인삼을 선물”한 내역이 기재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교비 4천7백3십만원으로 현재 기소돼 재판 중인 배임증재 사건에 대한 변호사 비용을 충당한 것”도 확인된다. 더불어, “2013년 총신대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길자연 목사에게서 3천만 원을 수수”했으며 이후 “길 목사는 총장에 당선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 총장실 앞 전체점거, 2주안에 결판 짓겠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이 어떻게든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입구고, 창문이고, 막을 수 있는 문은 다 막고, 출입구를 봉쇄해 달라.”며, “김영우 씨는 총장 자격이 없습니다. 총장실에서 나오십시오.”라고 소리쳤다. 그러다 1층에 있던 학생들이 2층으로 올라오면서, “교직원 팀장이 정태진 부비대위원장에게 화분을 던지고 발로 찼며 폭행했다.”는 소리가 나자 분노한 학생들이 몰려 내려가 진상을 확인하고 있다.

▲ 학생들이 검거 농성에 사용한 침구들(왼쪽)과 교직원이 정태진 부비대위원장을 향해 던져서 박살난 화분(오른쪽) ⓒ<교회와신앙>

현재 총신대는 비대위와 학생회로 전산실을 점령함에 따라 행정이 마비됐다. 수강신청이 한 주 미뤄진 3월 5일 수강신청이 가능하며, 개강도 한 주 미뤄졌다. 학생회가 교육부에 민원을 넣은 상태로 “오늘 끝장을 보겠다.”며, 전체 점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