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2월 9-17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올해 동계올림픽에서 경기에 직접 참가하는 대신 복음으로 영적 전투에 참가할 영국의 윈터 스포츠맨이 온다. 애덤 펜길리(Adam Laird Pengilly, 40세). 그는 스켈레톤(skeleton) 종목 은퇴 선수이지만 어떤 동계올림픽 경기에서든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한 사람으로, 이번에도 영국 동계올림픽 선수들과 함께 한다.

물론 수많은 크리스천 올림픽 선수들이 있어, 각기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그를 '크리스천 스노맨'으로 특별 조명한, 영국 기독교 언론 <이밴젤리컬 나우>(EN)에 따르면, 펜길리는 한때 거대한 실망감에 빠졌다가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난 사람이다.

▲ 2010년 동계올림픽 참가 당시의 펜길리 선수. ⓒTS

스켈레톤은 활강용 소형 썰매 위에 납작 엎드린 채 언덕을 보통 시속 90마일로 내리닫는 종목으로 1884년 스위스 크레스타 런에서 시작됐고, 1926년 공식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돼 1928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부터 경기가 열렸다.

펜길리는 지난 2009년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FIBT(현 IBSF) 봅슬레이&스켈레턴 월드챔피언십 경기 때 영국대표팀(TGB) 선수로 은메달을 따냈다. 그러기 위해 그 역시 도전과 고통을 거쳐야 했다.

본래 봅슬레이 플레이어 출신으로 2003년 스켈레톤을 시작해, 2004년 영국 대표팀에 입단한 뒤 토리노 동계올림픽(2006) 당시 올림픽 경기에 데뷔한 그는 당시 동메달을 목표로 했으나 최종전에서 8위에 그치자, 자신에게 엄청나고 쓰라린 실망을 맛보았다. 그는 당시 상황을 모두 기록했던 참이었다. 그후 석 달간 침체에 빠졌다가 간신히 극복할 수 있었다.

"당시 제 머리는 정말 엉뚱한 데 가 있었어요. 경기가 너무나 중요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컸던 겁니다. 동메달을 딸 절호의 챈스였는데, 그걸 못 해냈다는 거죠. 안타깝게도 나의 정체성이 너무나 나의 성공욕에 결부되어 있었어요."

"저는 그 때 정말 제 최선 껏 완벽하게 정말 끝내 주는 경기를 하러 갔어요. 그게 바랐던 전부였죠. 그런데 그것이 최고 목표이다 보니 스스로 신이 돼 있었고, 나의 정체성을 '난 크리스천이기보다 우선 최상의 체육인이다'로 딱 못 박아 두었던 겁니다."

애덤처럼 탑 수위의 엘리트 스포츠맨 ․ 스포츠우먼이 되다 보면 흔해지는 현상이 교회나 신앙공동체, 성경공부 등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는 것. 성공 압박감을 받아 가며 동시에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특별히 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교회 친구들과 기독교 체육인 단체인 크리스천인스포츠(CIS) 스태프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 하나님을 경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  '크리스천 스노맨'으로 불리는 현재의 펜길리. ⓒ유튜브 캡처

"나의 역할은 체육인으로서였습니다.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던 무엇이었죠. 뭔가를 할 수 있고, 그걸 사랑하고 수입까지 얻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었죠. 그래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었는데 참된 최선은 나 자신과 내 성공과 내 정체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주님을 위해 그것을 한다는 데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밴쿠버 2010년 동계올림픽 때는 훨씬 더 못한 18위에 그쳤다. 그러나 주님이 소중함을 깨달은 뒤여서 "그분에게 다른 계획이 있으심"을 느꼈단다. "그 분의 사랑은 제가 얼마나 경기를 잘 했냐에 달려있지 않았습니다." 그 전년도에 딴 은메달에 대한 감정도 이전과는 달랐다. 은메달을 받은 뒤 감흥은 3-4시간 정도 유지됐다고 평소로 돌아갔다. 그의 결론은 "성취감과 성공욕은 밑 빠진 독"이라는 것이었다.

그해 2월 25일 그는 미국의 아이스하키 선수 앤젤라 루기에로와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체육인위원회 위원으로 뽑혔다. 그 해 7월엔 룻과 결혼했다.

결국 애덤은 은메달 쟁취를 절정으로 삼아 2012년 은퇴했지만, 오히려 엘리트 스포츠계에 계속 개입돼 갔다. 이젠 그리스도를 전파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평창에 오고 싶어 한다. 평창에서의 그의 활동은 christiansinsport.org.uk/adam에 밝혀지게 된다. 스포츠계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 스토리의 하나로 전개되기 때문.

애덤은 영국 배스침례교회 교인이다. 그 부모는 애덤이 자란 서머셋의 크리치 세인트마이클 침례교회에 다니고 있다. 그는 2012년 모교인 버밍엄대학교에서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고, 2016년 노르웨이 릴레하메르 겨울올림픽 때는 '쉐프 드 미션(국가팀 대표단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애덤은 또 스포츠맨들의 약물복용을 반대하는 세계 앤티도핑체육인위원회(WADA)의 위원으로 활동해왔는데, 지난 2016년 당시 리오 게임에서 러시아 팀은 약물복용 의혹으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