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흡연이나 음주에 관련된 미국 정통장로교(OPC)의 역사적 입장은 흥미롭다. 이 문제에 관하여 가장 보수적인 한 교단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장로교단을 대표하는 기관은 신학교이며, 정통장로교의 신학교는 동부 보수 명문의 하나인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대원(WTS)이다. 또 이 학교의 서부 분교격으로, 캘리포니아에 거의 독립적이지만, 입장은 거의 동일한 또 하나의 보수거점,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 신대원(WTSC)도 있다.

웨스트민스터는 20세기 초에, 현재의 프린스턴 신대원인 뉴저지의 프린스턴 신학교가 신학적으로 급속히 진보화 되면서, 성경의 권위와 정통 장로교 입장을 중시하는 수많은 보수 학자들이 대거 이탈하여 인근 필라델피아에 새로 세운 학교이다. 즉 WTC의 초대총장인 그리셤 메이천, 신약학자 좐 머리, R.B. 카이퍼, 또 다른 신약학의 거두 넷 스톤하우스, 전제론으로 유명한 변증신학자 코닐리어스 밴 틸, 그밖에 휘튼칼리지에서 나와 합류한 철저한 칼뱅주의자, 고든 클라크 박사도 있었다. 클라크는 같은 계열의 전제론적(presuppositional) 변증철학자이자 신학자인 밴 틸과는 내적으로 일종의 경쟁 관계였다. 그는 나중 개혁장로회(RPC)를 거쳐 언약장로회(CP)에 소속됐다.

주초 문제로 정통장로교를 뒤흔든 고든 클라크

덕 J. 두마의 <고든 H. 클라크 권위전기>(ABBGHC)에 의하면, 클라크는 OPC 교단 내 주초 문제를 거들고 나온 초기 인사의 한 명이다. OPC 교단이나 웨스트민스터엔 과거 오랫동안 흡연과 음주에 연루되었거나 의혹을 받은 교수들이 몇몇 있어, '이미지 문제'로 떠올라 있던 상태였다. 예를 들면, 시가 흡연으로 널리 알려진 좐 머리 교수 등이다.

▲ WTS 창설 교수들 중 궐련 애연가의 한 명이었던 좐 머리 교수. 은혜롭고 탁월한 강의로 수많은 제자들을 사로잡았다. ⓒWTS

그러나 현재의 WTS는 캠퍼스 내 흡연과 음주, 무기 소지 등을 공식 규제하고 있다. 클레어 데이비스 현교수는 자신이 1954년 WTS에 입학할 당시, 담쟁이 숲에 가려진 학교 간판 때문에 위치를 잘 찾지 못해 무척 헤맸다며 존 거레이의 경우, 인근 술집 바텐더가 비로소 가르쳐 주었다는 웃지 못 할 사실을 밝혔다. 데이비스가 캠퍼스로 들어가자, 매캐한 연기와 역한 냄새를 내뿜는 파이프를 입에 문 월터 스툴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캘리포니아의 WTSC도 공식적으로는 대동소이하지만, 때때로 흡연자가 발견되곤 한다. 그리고 인근 양조점인 스톤 브루어리나 포도주 제조점인 오리플라 와이너리 등에서 비공식 모임이 자주 열리기도 한다!

WTSC의 교회사 담당 배릴 하트 부교수는 종교역사 겸 사회역사가인데, 2000-2003년 학무처장을 맡았고 필라델피아의 WTS에서도 교회사를, 휘튼 칼리지에서 미국복음주의사를 가르치기도 했다. 정통장로교 장로인 그지만, 애연가이기도 하다.

흡연과 음주에 대한 수많은 다양한 미국 교파나 교단들의 입장은 허용에서 엄금까지 극과 극 사이에 제각각이다. 예를 들면 유럽 파생 교단 가운데서도 성공회에서는 자유롭다. 좐 머리 교수가 흡연에 자유로웠던 것은 그가 애당초 스코틀런드 출신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곤 한다.

신학교 교장이 양조업으로 치부? 엉뚱한 헛소문

OPC 교단은 초기에 공공연한 루머 한 가지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즉 교단 창설위원의 한 명이고, WTS의 첫 교장인 메이천의 일가가 '양조 사업'으로 돈을 벌었다는 악소문이었다.

▲ 보수주의 명문 신학교 웨스트민스터(WTS)의 J. 그리셤 메이천 초대교장. 양조업으로 돈을 벌었다는 엉뚱한 헛소문에 죽은 후까지 시달렸다. ⓒWTS

이 문제는 스톤하우스가 쓴 메이천 전기에도 언급돼 있다. 그대로 인용한다.

“그런 중상모략적인 악성 소문이 이간질을 낳는다. 사람들의 사악함은 선보다는 악을 믿는 쪽이다. 이 악소문은 메이천의 여생과 이후에도 오래 지속돼, 알코올 음료에 대한 그의 태도와 관련한 공공연한 거짓말을 사람들이 믿곤 했다. 심지어는 그가 'a wet'(주류판매찬성자 내지 금주반대론자)이고 실상 주정뱅이였다는 식이었다. 그보다 더 빈번한 루머는 메이천 집안의 부(富)가 양조업에서 왔고, 그래서 자기 수입 원천을 계속 의존해 왔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그런 소문은 1934년경 멀리 서부에서부터 나돌았다. 예를 들면 (프린스턴이 속한 PCUSA교단의) 한 지도적 성직자가 이 루머를 퍼뜨리면서 '왜 메이천을 거부해야 하나'의 기본 이유로 꼽았다. 웨스트민스터 졸업생들은 그런 '혐의'에 자주 부딪치곤 했고, 본 필자 자신(스톤하우스)도 여러 사람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필자가 뭐라고 반론을 펴더라도 그들은 자기 말의 진위에 대한 절대 증거를 갖고 있는 양 했다...사실은 그런 혐의가 전혀 근거가 없는데도 말이다. 메이천이 (OPC 교단헌법의) 제18개정안이 슬기롭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교단 중앙집권에 대한 반감이라는 자신의 정치철학 때문이었을 뿐이다...그의 가족 배경이 금주 쪽은 아니었지만, 부모의 경건하고 모범적인 특징은 트집잡기를 벗어난 수위였다. 메이천 자신, 완전 금욕주의를 원리로 삼은 것도 아니었다...불행히도 완전 금욕과는 구분되는 절제 또는 중도라는 성경 원리에 대한 헌신을 일부 사람들은 하나의 라이선스로 삼아, 크리스천 자유의 방어는 바로 그 자유의 사용을 일관되게 절제하는 것일 가능성조차 금기시한다. ... 메이천의 수입의 원천에 관한 헛소문은 순전히 조작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메이천이 죽은 뒤, 알코올과 관련된 교단의 공적 이미지는 더 나빠졌다. 1937년 제3차 총회에서 "하나의 상책으로써, 알코올 음료에 탐닉하는 것을 삼간다."는 발의안을 총회장이 투표 없이 폐기했고, 항의가 접수됐으나 역시 무시했다. 그러자 일단의 목회자들이 즉각 교단을 떠나 성경장로회(BPC)를 만들었다. 새 교단 BPC는 알코올 강력금지 입장으로, OPC는 '음주 지지' 교단으로 유명해졌다.

OPC는 음주 지지 교단?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구내에서의 알코올 음용은 하나의 면허처럼 보이곤 했다. 이 문제가 긴박해지자 알리버 버즈월 교수는 메이천 교장에게 알코올 금지 이슈를 부각시킨 신학교 비평 이슈를 제출했다. 클라크는 웨스트민스터에서의 알코올 허용을 또 하나의 교단 이미지 손상으로 봤다. OPC가, 대다수가 절대금주 쪽인 근본주의권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클라크의 희망이 이지러지는 상황이었다. 그는 OPC가 알코올 금기의 공식 입장을 채택하지 않고는 근본주의자들이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클라크는 알코올 음료 금기가 교단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고, 근본주의자들이 OPC를 지도적 교단으로 여길 것에 대한 장애물 제거의 길로서 절대 요구가 아닌 제안으로서 하고 싶어 했다. 클라크는 이렇게 썼다:

“현재 우리 교단(OPC)은 비통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1937년 총회는 교단이 'wet'라고 불리게 된 음주 문제에 관하여 모종의 완전 선언을 하지 않았다. (OPC와 흔히 동일시되곤 하는) 웨스트민스터 관련 인사들의 음주 루머 탓에 학생들이 다른 신학교를 택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루머가 진실인 한, 예비신학생들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에 대한 책임이 문제의 개개인에게 있다. 웨스트민스터의 교수진과 학생들은 이 문제 및 비슷한 이슈에 관하여 자부심 또는 완고함 같은 것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폭넓고도 그럴 듯하게 유포되어 있다. ... 음주 이슈는 이 태도의 핵심 또는 최소한 현저한 부분을 차지하는 듯 보인다. 신학교 교수진은 이 상황을 교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반응이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다. 예상 밖의 무엇이 발생하지 않는 한 유일한 장로회적 절차는 총회에다 이 문제를 내놓는 것이다.”

총회에다 음주 건을 내놓는 것이 바로, 금기 문제에 관한 교단적 발의를 위해 제안서를 썼던 클라크가 바라던 바였다. 이에 앞서 신학교 교수진이 서명한 '이의서(The Complaint)'는 알코올 음용 문제를 크리스천의 자유로 놔두자는 입장이었다. 좐 머리 교수는 학보인 웨스트민스터 신학저널에 신학교 측 입장을 잘 정리해 올렸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지식과 믿음과 교양과 친교의 진보는 하나님이 주신 그들의 특권과 자유를 사용하는 것을 강하게 금기하는 법령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그 법령이 시민적이든 교회적이든 마찬가지다.”

당면과제와 관련해 머리는 네드 스톤하우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총회에 발의안 형태로 제출할 것이 분명한 클라크 박사의 마이너리티 보고서는 제가 보기에 커다란 걱정거리입니다."

주초-할 건가, 말 건가?

크리스천 자유를 지지하는 이 교수들은 각자 '탐닉자'들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들 상당수는 네덜란드 전통을 따라 파이프 흡연을 하고 있었고, 스코틀런드 출신인 머리는 시가와 함께, 가끔 한 잔씩의 맥아 위스키를 즐기곤 했다. 전술했듯, WTS 교수진들과 OPC 사람들 다수에게 알코올 금기의 이슈는 1937년 제3차 총회를 이미 거친 문제였다. 따라서 교수들의 입장은 크리스천의 자유를 인정하라는 것이었다. 교수들 가운데 그 누구도 클라크의 금기 발의안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었다.

클라크는 웨스트민스터에서의 알코올 허용 수위가 정작 문제의 핵심이라고 보고, 스트롱 목사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

“옳든 그르든, 제가 솔직히 고백하기로는, 신학교 사람들이 이 상황 앞에 비참한 맹인들이 되어 있다는 겁니다. 카이퍼(교수)는 이 (음주)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소개된 (윤리학)코스를 갖자고 말한다네요. 제 판단은, 이 문제를 다룰 무슨 윤리 코스 따위가 필요치 않다는 것입니다. 교수들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코스는 무용지물이며, 설령 그들이 태도를 바꾼대도 응당 코스라는 게 불필요하지요. 그런데 교수들이 과연 태도를 바꾸리라는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 바로 이 때문에 저는 (총회에) 이 헌의안을 제기하길 바라는 겁니다. ... 저는 OPC가 근본주의자들의 상당량을 이끌 수 있으리란 희망을 유지해 왔고요. 그들(근본주의자들)은 리더십이 필요하며, 그것은 우리의 몫이예요. 하지만 그들을 이끌려면 확신부터 주어야 해요.”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클라크의 음주금기 입장이 시간이 지나면서 최소한 뉘앙스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1936년에 클라크는 버즈웰 교수에게 쓴 편지에서 "나는 언제나 금지운동을 지지해 왔습니다"라고 천명했다가 1938년 "제가 1934년인가 1935년에 독립이사회에 음주문제를 제기하길 바랐던 것을 아시지요. 적어도 이사 한 명이 음주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았거든요. 하지만 그리핏 님이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하면 결과가 폭발적이어서 전체가 상처를 입는다고 날 설득하기에 (그만 두었죠)."라고 했다.

클라크의 입장 변모

그러나 1942년 클라크는 3명의 교단 목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시 입장을 바꾼 듯 했다.

"저도 크리스천의 자유를 믿습니다. (영국의 대설교가, 찰스) 스퍼전도 담배를 피웠고, (개혁가)루터도 (고약한 냄새가 나는 당대의) 맥주를 마셨다죠. 9인 위원회가 준비한 관련 성명서에 저도 완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해 총회 즈음, 클라크는 OPC의 알코올 이미지를 반대법을 만들지 않는 한에서 제기하길 바랐다. 그가 제기하려던 발의안은 교단 안에서의 금기법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단순히 금욕의 혜택이 크다는 차원에서 하자는 차원의 것이었다. 그는 3인 목회자들에게 보낸 위 편지에 계속 이렇게 썼다:

“저는 제가 판단하는 신학교 남자들의 이미지보다도, (클라크 자신을 포함한) 휘튼(칼리지 출신의)그룹, 완전주의자들, 승리의 삶 그룹 등 그런 타입의 사람들에 대한 명백한 동의를 하기를 꺼리는 데 대하여 이해가 갑니다. 저는 제 의안이 우리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조금이라도 바꾸지 못할 것을 잘 압니다. 발의안의 대상이 되는 그들은 선하고 겸허한 크리스천들이고, 우리의 난장판(mess)을 깊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웨스트민스터 학생들 그리고 아마도 젊은 목회자들은 스스로 정당화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해 왔고 행해왔습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명백하게 (버트 고더드 님이 제게 조심스럽게 묘사했듯이) 우리를 늘 '굽힐 줄 모르는' 존재로 부릅니다. 이것을 우리 사람들은 견뎌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배짱이 필요합니다. ... (하략)”

결국 클라크는 알코올 금기에 관한 동의안을 써서 신학교 측 코닐리어스 밴 틸과 R.B. 카이퍼 교수가 포함된 9인 위원회 회의에 내놓았다. 그 동의안은 다음과 같았다.

“무책임한 개인들의 허위 진술과 악성 루머가 퍼져 본 정통장로회(OPC)에 손상을 주고 있사오며...;

제9계명은 우리의 명성을 포함한 진실에 대한 편견을 금지하고 있사옵고;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법에 따른 것은 아니어도 중상모략을 잠재울 서원을 자발적으로 한 바 있사오며,

우리의 사랑하는 (고) J. 그리셤 메이천 님은 알코올 음료를 삼가는 쪽을 따랐사오며;

성경은 편법 문제에 대하여 (합당한) 선언을 하도록 교회에 권위를 주고 있사옵고;

그러므로 이번 성총회는 교단의 명성에 먹칠하려는 그런 의도들을 파기하고 개혁신앙의 증진을 막는

이런 편법 행동을 온전히 금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길 바라옵니다.“

클라크의 철회

그러나 신학교 교수진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폴 울리 교수는 네드 스톤하우스 교수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교수진을 대리하여 제가 보낸 편지에 대하여 고든 클라크 님이 매우 정중하고도 친근하게 답신한 것을 듣고 싶으실 테죠. 하지만 음주 난제에 대한 그분 나름의 유일한 해결책은 제가 교수들에게 음주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편지를 쓰라는 것입니다. 저는 교수들에게 (클라크의) 그 답신을 읽어주었는데, 다들 일단 거기에 대해 감사는 했지만, 그 이상 더 공식 답신을 할 필요는 없어 뵌다고들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제가 짧게개인적, 비공식적인 답장을 보내기로 합의했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답신했습니다. (클라크의 주문대로) 제가 이행하겠다는 진술을 그분이 받아낼 챈스는 너무나 멀고요, 저 자신도 그런 진술은 우리가 그토록 유지하려고 오래 싸워온 (자유)원리를 손상시키려고 계산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또 그 (자유의) 원칙은 특히 이즈음 강조돼야 할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생각한다고 썼습니다.”

스톤하우스는 훗날 울리에게 "고든 클라크의 발의안과 더구나 거기 대한 그의 '논증'이라는 것에 제 속이 상당히 뒤집혔더랬습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WTS 교수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클라크는 자신의 발의안을 계속 추진하려고 했다. 울리는 9인위에 관하여 스톤하우스에게 쓴 편지에서, "제 생각에 5대 2의 투표로 (소수 쪽은 밴 틸과 탐슨으로 추정) 편행과 크리스천의 자유에 관한 성경의 보편적인 가르침을 제시하는 발의안을 채택하기로 결정하고, 그 정확한 문안은 더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좐 머리가 클리프 스밑의 초안을 현재 수정하고 있는 줄 압니다. 어느 헌의안이라도 통과된다면, 필시 이 쪽이 바람직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고든 클라크는 자신의 소수위 보고서를 소개하는 걸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운을 띄우더군요."라고 했다.

울리는 또 "고든 클라크는 자신의 발의안이 총회에서 3대2 다수결로 통과될 것이라고 내다보더군요."라고 추신했다. 그에 대하여 스톤하우스는 "클라크의 예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믿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상당수의 교단 목회자들이 클라크에게 그 발의안을 제기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롸벗 스트롱 목사는 편지에서 "... 저는 그것(발의안)이 제기되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느껴져요. ... 주초 금기 질문에 대한 대소동이 이 (민감한) 시점에 (교단에) 큰 해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자 클라크는 "클리퍼드(스밋)가 제게 그것을 철회하도록 거의 압도적 어조로 썼더군요. 아마 제가 그래야 할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제) 실망은 쓰디쓰겠죠."라고 했다.

드디어 스톤하우스 교수가 클라크에게 그 발의안과 논증에 대한 강력 반대를 표명했다. 그는 또 스트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저의 확신은 그 발의안이 통과된다거나 약간의 지지라도 받게 된다면, 그것은 비극 외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라고 썼다. 스톤하우스의 논리는 클라크의 발의안과 논증이, 교회는 성경에 묶여 있어, 성경에서 비롯되지 않은 선언 따위는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개신교 견해를 공격한 현대주의 견해에 대한 '치명적 양보'라는 것이었다.

클라크의 '문제'들

스톤하우스는 "(클라크의) 발의안 내용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비롯되지 않았는데도 그는 교회가 편의주의에 대한 판단의 바탕 위에서 그런 선언을 하는 권리를 지녔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스톤하우스의 견해로는, 클라크가 PCUSA가 과거 근본주의-현대주의 논쟁 당시 너무나 자주 거듭했던 똑같은 타입의 실수를 하고 있다는 것. 클라크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톤하우스는 "이 문제에 대한 님의 어프로치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님의 드높은 모티브는 깊이 존중하지만, 님의 어프로치는 근본적으로 건전치 못하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이 문제에다) 사도행전 15장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죠. 악성 루머에 대응하신다고는 하나, 님의 발의안에 곁들어진 방법론에서는 아무 것도 진정한 가치가 나올 수 없다는 게 저의 최종 견해입니다."라고 밝혔다.

E.J. 영 교수 역시 클라크의 모션을 반대했다. 그는 스톤하우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9인위가 이젠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한 승리이며, 제 생각엔 최상입니다. 이번 총회의 크나큰 성취가 그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저는 '전적인 금기'의 서곡은 불과 몇 표 밖엔 챙길 수가 없다는 쪽입니다. 저는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입니다."라고 했다.

결국 클라크는 주위의 경고를 유념하여 발의안을 제기하지 않는 편을 택했다. 그는 "여러 목회자들이 표명한 대로, 해당 발의안이 선을 가져오기 보다는 신랄한 반대가 각 지역회중에서 더 큰 불화를 부를 것이라는 두려움 탓에 유감스럽지만 본 안을 철회하는 바입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철회했지만 그의 금기적 견해는 WTS 교수진에게 확실히 알려지게 됐다. 그래서 클라크가 지금은 철회했어도 개별적으로 주변을 설득하여 훗날 다시 총회에 비슷한 안을 올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해당 발의안을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지금, 클라크는 자신이 목표하는 타 교단과의 긍정적 관계를 개발하도록 9인위에 모든 것을 위임하는 길 밖엔 아무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9인위까지도 해체된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었다.

▲ 웨스트민스터 캘리포니아 캠퍼스(WTSC)의 역사학 부교수인 대릴 하트 교수. 파이프 담배 애연가이다. ⓒHB

'신학교가 가는 데로 교단도 간다'는 흔한 경구가 이 경우에 특히 해당한다. PCUSA의 경우, 모든 산하 신학교들이 완전 진보화 되던 1930년대에 대다수 교인들은 교단을 따랐다. 웨스터민스터는 현대화로 향한 길이나 특정 교수의 입장으로부터 나온 여타 견해 같은 것에 지배받지 않는 독립된 길을 간 경우다.

클라크는 OPC 교단이 선교회들을 고려하기 여러 해 전, 그런 '독립'을 위험하다고 표명했다. 클라크는 OPC 위원회의 동료 위원들에게 "독립된 기구는 남들 아닌 자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 비장로교적인 독립성의 모든 위험들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 독립 위험에 신학교가 포함되지 않을 리 없었다.

클라크의 주초 금기 모션이 신학교의 현황을 대외적으로 위협했다면, 그의 신학은 대내적인 위협을 안겼다. 웨스트민스터는 그즈음 여러 해 동안 재정 건강을 확보할 충분한 신입생을 모집하느라 고충을 겪어왔다. 그나마 초기에 신학교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재정 적자를 도맡아 해결해 주곤 했던 그리셤 메이천 초대교장의 개인적인 부 때문이었다. 그래서 클라크가 휘튼 칼리지의 학생들을 WTS로 몰아왔을 때 상당한 재정적 도움이 됐다. 그러나 휘튼 출신들은 클라크의 사상에도 동조했다.

그래선지 WTS 교수들은 그 학생들의 신학적인 마인드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을 정도였는데 클라크의 제자들은 거의 언제나 그의 가르침에 충실했다. 휘튼에서 클라크에게 배우다 웨스터민스터로 건너온 에드워드 카넬은 그 대표적인 예다. 카넬은 자신이 밴 틸과, 휘튼을 능가하는 웨스트민스터의 막강한 교수진에 배운 바가 많다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클라크 변증론의 일관된 표준에 충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