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명성교회 불법세습과 관련해 지난 10월 24일 열린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제73회 노회의 결의의 무효여부를 결정짓는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의 첫 심리일 전날인 12월 18일 저녁 7시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 재판촉구 연합기도회’가 열렸다.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 14층 대강당에서 가진 기도회는 통합목회자연대, 예장목회자5개단체공대위, 서울동남노회비대위,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 등 5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기도회를 마친 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까지 촛불행진을 벌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 여전도회관 대강당에서 연합기도회를 갖고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까지 촛불행진을 했다. ⓒ<교회와신앙>

◇ 총회재판국의 첫 심리 핵심 쟁점

2017년 11월 10일에 접수된 선거무효소송 핵심 쟁점 중의 하나는 부노회장의 노회장 승계 규칙(서울동남노회 규칙 제8조) 위반이다. 명성 측은 “청빙안 반려했기 때문에 헌의위원장(김수원 전 부노회장)의 직권남용”이라며 고소장을 냈다. 또한 “부노회장으로서 자격 문제 제기(고소) 되었으니 (불신임) 투표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대위 측에서는 “헌의위원회의 반려는 개인이 반려한 사항이 아니라 공동결의 사항이자, 적법한 심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또한 “부노회장으로서 김하나 목사 청빙안이 위법이기 때문에 총회에 질의하자고 했을 뿐인데 고소장을 접수했고, 그 고소장을 가지고 자격문제를 운운하며 불신임 투표를 하자고 해 그날 노회가 파행됐다.”며, “고소장 접수만으로 자격을 박탈할 수 없으며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추후 악용될 소지가 있음으로 (부노회장이 노회장이 되어야한다는) 규칙대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두 번째 쟁점사항은 절차적 하자다. 부노회장의 노회장 승계찬반 표결 당시 재석수 173명, 투표수 179표(불일치 문제). 승계 찬성 32명, 반대 138명, 기권 9명이었다. 총회규칙 제41조는 “총회의 의결은 헌법과 본 규칙과 본 장로회 치리회 보통회의 규칙에 따라 명시된 것 이외에는 재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한다. 단, 인사 및 법규 개정 외에는 성수 미달을 이유로 이미 결의된 안건을 무효로 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노회 재적회원 451명 중, (단일 선교/군종/유학 출석자 수 포함한 [실질] 재적수 400명) 당일 출석 300명이어서 개회를 했다는 것. 원래 충족해야할 재적과반수 226명으로 인사 문제 성수 미달로 무효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12월 12일에 접수한 서울동남노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청원 허락에 관한 결의 무효소송의 쟁점사항은 헌법 제28조 제6항 제1호가 효력이 있는가이다. 결의 찬성측은 제101회기 헌법위원회의 해석인 “제28조 6항... (교인)이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수정, 삭제, 추가 보완하는 개정을 위하여 할 것이다.”는 주장이다.

▲ 김수원 목사(비대위원장) ⓒ<교회와신앙>

반면 결의 무효 주장측은 제102회기 헌법위원회의 헌법해석 통보(해석 10/19, 통보 11/15)를 따른다. “헌법 정치 제28조 6항 1호는 법조항으로 현재도 효력이 있다. 헌법 자체에 대해서는 헌법위원회 해석이 있다고 해도 헌법 자체를 위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으로 개정안을 낼 수 있을 뿐이다.”라고 입장을 달리한다.

소송을 제기한 서울동남노회비상대책위원장 김수원 목사는 “총회재판국이 이 정도까지 상황이 됐는데 예전과 같이 하지는 않겠지 싶다. 양심을 믿고 있다. 공정재판은 반드시 이루어져 한국교회가 다시 소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사람은 사람의 뜻을 이뤄갈려고 애쓰겠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하나님은 반드시 당신의 뜻을 이루실 것이다. 하나님을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라며 재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좀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가 다시 재정비되게 하실 거라 믿는다. 재판국도 그것을 충분히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 ⓒ<교회와신앙>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는 “여태까지 교단 재판국의 상황이 사실은 세상 법정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엔 세상 법정 못지않게 올바른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교단 헌법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교회 내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세상법정으로 가게 된다면 그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덕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 홍인식 목사 “명성교회, 변형된 교회론… 부족(部族)화 신성화”

이날 연합기도회의 1부 예배는 김혜숙 목사(전국여교역자연합회 사무총장)의 인도로 조병길 집사(전 명성교회)가 ‘명성교회의 회복을 위해’,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총회 공정 재판을 위해’ 기도했다.

▲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 ⓒ<교회와신앙>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는 ‘그 첫날부터’(단 10:12-14)라는 제하 설교에서 “왜 세습을 반대하는가, 왜 명성교회인가, 왜 기도하고 행동하는가?”라는 3가지 질문을 던졌다. 세습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세습은 부와 권력이 핵심으로 욕망의 문제로 외부적인 현상, 내면 깊은 곳에는 욕망의 문제가 사로잡고 있다. 이는 불신과 우상숭배의 결과”라는 것.

‘왜 명성교회인가?’에 대해서 “첫째, 신앙의 상업화, 상품화, 교회의 기업화 현상으로 변형된 교회론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둘째, 카리스마적 운동 공동체에서 강하게 고착화 되어 감성적 공동체로 발전해 부족(部族)화 현상과 신성화 현상에 당면하게 된다. 바로 교회의 기업화의 그 정점에 명성교회가 서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왜 기도하고 행동하는가?’에 대해서는 “오늘 본문은 자신을 신의 현현이라고 믿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지배할 때, 유대인을 강제로 헬라화하기 위해 안식일과 할례를 지키지 못하게 하고 제단을 쌓고 돼지를 제물로 바치게 했다. 하지만 다니엘은 21일 동안 금식하고 기도하며 끝까지 싸워내는 불굴의 유대인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면서, “다니엘의 기도 때문에 악령의 쇠사슬이 끊고 하나님의 메신저가 나타나 첫날부터 강구하는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셨다는 예언을 선포할 수 있었다. 비록 하나님의 메신저가 명성의 위력에 눌려 지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적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김경혁 집사 “명성교회 내부, 두려움에 아무도 나서지 않아”

2부 증언과 기도는 김영식 목사(낮은예수마을교회)의 진행으로 △이용혁 목사(서울동남노회 비대위 부위원장)=서울동남노회 사태에 대해서,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소명)=재판에 관한 상황 이해에 대해, △김경혁 집사(명성교회)=명성교회 내부상황에 대해, △최현일 목사(통합목회자연대)=목회자 운동에 대해, △임희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세습에 대한 신학적 입장에 대해 증언했다.

▲ 김경혁 집사(명성교회) ⓒ<교회와신앙>

특히 명성교회 내부에서 18일 공동의회를 지켜보았던 김경혁 집사는 “김하나 목사가 의장으로 진행했던 공동의회에 청년들이 앞에 나와서 당당하게 공개 질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의아하게도 아무도 나서지 못했다. 두렵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 교회의 현실”이라며, “저는 다른 교회로 옮겨갈 마음을 갖고 3가지 질의를 하고 들어왔다. 그때 3천명이 공동의회에 참석했는데, 그중 1/3이 박수를 쳤다. 누군가가 나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라고.

▲ 임희국 교수(장신대) ⓒ<교회와신앙>

그러면서도 “아마 명성교회는 세습철회를 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공정한 재판을 하고 잘못했다는 것을 밝혀주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교회를 무너뜨릴 방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교회에는 연약한 초신자가 많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 사실 목사가 성도들을 걱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성도들이 목사님을 더 걱정하고 있다. 천하보다 귀한 성도들이 실족케 되지 않도록 총회가 잘못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밝혀 달라.”며 끝내 눈물을 훔쳐 장내를 숙연케 했다.

임희국 교수는 “명성교회와 관련돼 어떤 사람들은 ‘왜 우리 교회 일에 상관하느냐?’고 한다. 이것은 교회를 개교회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 명성교회는 사도신경을 고백할 자격이 없다. 교회는 공교회다. 그런데 왜 교회를 사유화 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중세교회는 교회를 재건축하기 위해 면죄부를 판매하며 순수한 교인들에게 사기를 쳤다. 지금 명성교회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신학생연대, 피켓시위 · 대자보 등 비판목소리 담아

▲ 최영민 학생(장신대, 왼쪽)과 백영재 학생(숭실대, 오른쪽) ⓒ<교회와신앙>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 최영민 학생(장신대)이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불법세습과 노회의 불법 청빙안 통과는 오히려 잘 됐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맘몬의 영으로 사로잡혀 잘못된 교회의 잘못된 권위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 올바른 하나님의 교회의 모습을 되찾고 기도로 모인 우리는 그 불법적인 모습에 저항한다.”고 전했다.

김삼환이사장퇴진행동 백영재 학생(숭실대)은 “김삼환 목사가 학교 이사장으로 불법세습을 한 것과 세월호 망언을 한 사실이 부끄럽다. 궁극적으로는 김삼환 목사의 세습 문제가 예수 믿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라면서, “젊은이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담고자 서명운동도 받고 있으며 학생들의 자유발언, 피켓시위, 대자보도 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기 목사(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의 진행으로 여전도회관에서 예장통합 총회본부가 있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까지 참석자 300여명이 촛불행진을 했다. 그 자리에서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와 강은숙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총무)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이명남 목사(당진교회 원로목사, 전 총회 인권위원장)의 축도로 마쳤다.

▲ 촛불행진 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했다. ⓒ<교회와신앙>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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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올해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재판을 촉구’하기 위해 연합기도회로 모인 우리 신앙인들은 금번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 사건이 우리로 다시 깨어나 개혁 교회 후예임을 자임하게 하는 명령으로 알아차리고 그 부름에 겸손히 응답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명성교회는 지난 11월 12일 김삼환 목사의 뒤를 이어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웠습니다. 김삼환 목사의 은퇴를 2년이나 미루었던 교회는 결국 아들 목사에게 불법과 변칙이라는 명성의 ‘우림과 둠밈’(출28:30, 빛과 완전함)이 새겨진 흉패를 입혀 강단에 세웠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김삼환 목사의 아들 이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종으로 누구보다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 순종할 의무가 있는 목사입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이 아닌 아버지 김삼환 목사를 따랐고, 한국 교회와 총회가 아닌 명성교회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그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명성교회를 이끌어야 하는 목자가 아닌 아버지와 교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삼환 목사와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의 머리가 되어 하나님을 대신할 것입니다.

명성교회라는 메가 처치(megachurch)와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개인과 단체 그리고 교회는 그들의 눈치를 보 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사욕이나 교회의 비정상은 단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공범자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힘없고 약한 이들은 이런 구조에 노출되어 개인적으로는 항거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하여 절망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이 노끈과 채찍을 드시고 책망하시던 예루살렘 성전과 그곳에 속한 종교인들, 그들과 결탁한 상인들처럼 명성교회라는 이름으로 맘몬화 된 교회를 더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명성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전체와 부분이 분리되지 않듯이 명성의 버려짐은 한국교회의 버려짐이요, 명성의 타락은 한국교회전체의 타락을 의미합니다. 한국교회가 성장제일주의 신화와 성공주의에 도취 된 나머지 이렇게 참혹한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명성교회 불법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는 온 교회가 회개하고 반성하며 마음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는 각오로 새롭게 변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내 형제의 불의가 결코 형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방관자로서 동조자로서 묵인하며 협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합기도회에 참석한 우리 모두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선언합니다.

- 첫째, 우리는 공교회가 정한 법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위법행위는 단지 개인이나 교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노회와 총회, 나아가서는 사회 근간을 허무는 것입니다. 준법정신을 새롭게 하며 건강한 교회를 위해 앞장서 실천하겠습니다.

- 둘째, 우리는 개 교회주의와 물신화 된 교회를 과감히 개혁하여 교회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 교회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앞당기는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셋째, 우리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여 추한 욕망과 이기심에 빠지지 않도록 복음의 빛에 따라 성화된 삶을 살겠습니다.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명성교회와 총회, 한국교회 앞에 다음과 같이 행동할 것을 촉구하며 다짐합니다.

- 넷째,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성경의 기준과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은 물론 법적으로 나 사회 일반의 상식적인 기준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명성교회는 하나님과 한국 교회 그리고 한국사회 앞에서 잘못을 고백하고 회개하면서 담임목사 청빙을 즉각 철회하고 모든 면에서 새롭게 출발할 것을 촉구합니다.

- 다섯째, 대한 예수교 장로회 총회(통합)는 신속하고 공정한 법적 판단을 통하여 명성교회의 불법 적인 행위에 대하여 엄중하게 지적하고, 파행된 노회가 정상을 되찾고 노회로 하여금 교회의 권위를 올바르게 세워가도록 지도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 여섯째, 명성교회 담임목사직 세습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 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 교단산하 신학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함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 자정과 개혁을 위하여 다양한 형태로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7년 12월 18일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재판을 촉구’ 연합기도회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