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통합목회자연대(가칭) 홍인식(춘천중앙교회, 장로회신학대학교 82회), 김영식 목사(낮은예수마을교회, 90회) 등 목회자 6명이 11월 28일 오전 11시 명성교회를 방문해 사무장 권효기 장로에게 ‘세습철회 촉구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명성교회의 불법 세습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경구절을 패러디한 페러독스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하나’님이 명성을 세습하시니라 당회원들이 이르되 보소서 당신은 늙고 당신과 당신의 후배들은 당신의 신학을 계승하지 아니하니 우리에게 당회장을 세워 우리를 목양하게 하소서 한지라”(삼상 8:5).

“청빙위원장이 이르되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하매”(눅 7:19).

“아버지께서 이적과 기사를 베푸사 부노회장과 노회원들을 치셨사오니 이는 그들이 세습에 반대함을 아셨음이라 이에 아들이 오늘과 같이 명예를 얻으셨나이다”(느 9:10).

통합목회자연대(가칭)는 앞선 25일에 “김삼환 · 김하나 목사와 면담을 하고 싶다”는 불법세습에 대한 ‘항의방문’의 뜻을 담은 공문을 e-mail로 명성교회 측에 고지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 신대원 82기)는 28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명성교회 권효기 장로에게 “지금까지 규합한 성명서 15개와 서명 1,062명 분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 (김삼환 ․ 김하나 목사를) 직접 만나 뵙고, 정중하게 전달하면 더할 나위 없겠다.”며 성명서를 건냈다.

▲ 오른쪽부터 이경재 목사(신대원 82기)와 홍인식 목사(신대원 82기)가 명성교회 사무장 권효기 장로(왼쪽)에게 1,062명이 연명한 성명서 15개를 전달하고 있다. ⓒ<교회와신앙>

권 장로는 “지금 (교회에) 안 계신다. 성명을 참고 하겠다.”고 하자, 홍 목사는 “(명성교회) 내부 입장만 고집하지 말고, (세습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인식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권 장로는 “교인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경재 목사(신대원 82기)는 “명성교회 교인은 3만 명인데, 예장통합 전체 교인은 300만 명 정도 된다.”라며, “더 많은 교인이 이 문제로 괴로워하며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당회가 이번 사안을 무겁게 다뤄 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 일이 종결할 때까지 (세습반대서명을) 감당하려 한다. 장로님들이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또 다른 장로는 “성명은 정중히 전달하겠다. 가장 중요한 건 명성교회가 아니겠는가. 양해해 달라.”고 의사를 표명했다.

밖에 있던 명성교회의 한 교인은 “김하나 목사 청빙은 절차를 거쳐서 교인들 74%가 넘게 찬성을 했다. 사실 우리는 교회가 분열되지 않는다면 담임목사님이 누가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교회 밖에서는 이 문제들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한다.”라고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좋다는데 왜 이렇게들 반응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 예장통합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오른쪽)에게 홍인식 목사가 ‘명성교회 불법세습 규탄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교회와신앙>

같은 날 오후 4시, 통합목회자연대 주관으로 신학생연대, 세반연(교회개혁실천연대, 기윤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예장통합 총회사무실이 있는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명성교회 불법세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는 교단법 어기고 불법 세습한 명성교회를 징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명성교회 불법세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총회는 교단법 어기고 불법 세습한 명성교회를 징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교회와신앙>

먼저 최현일 목사(신대원 108기)는 “통합목회자연대에서는 11월 22일부터 현재까지 34개 기수 1,179명의 동문들이 연명한 명성교회세습반대성명서를 수합했다. 11월 25일 가칭 통합목회자연대를 결성했다. 불법세습을 반대하는 첫 번째 행동으로 ‘명성교회세습반대성명서’를 총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바란다. 총회법에 의해서만 공의롭고 정의로운 판결을 해주길 바란다. 통합교단의 목회자들은 한 마음으로 명성교회 불법세습강행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총회재판국은 교단 헌법에 근거한 공정한 판결을 위해 불법적 세습을 강행했던 동남노회와 추진했던 명성교회를 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 최현일 목사(오른쪽)와 성명서를 낭독하는 홍인식 목사(왼쪽) ⓒ<교회와신앙>

성명서 낭독에서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 신대원 82기)는 “명성교회는 제98회 총회에서 정한 세습금지법을 무시하고 담임목사 세습을 강행한 것은 합법을 가장하기 위하여 자행된 불법적인 행위다. 현재 교회법정은 물론 일반 사회법정에서도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교회의 대물림은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우상숭배의 큰 범죄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징검다리 세습, 임지 맞바꾸기 세습, 합병 세습 등 어떤 변형된 형태의 세습도 거부하고 시행하지 않을 것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성경과 그리스도 예수 그리고 성령의 조명에 의한 하나님의 뜻만 의지하여 목회할 것, 부와 권력의 상징인 대형교회 됨을 지양하고 하나님나라의 생명, 정의, 평화와 사랑에 기초한 공동체로서의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목회를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식 목사(낮은예수마을교회, 학부 90학번)는 “명성교회는 하나님과 한국 교회 그리고 한국 사회 앞에서 잘못을 고백하고 회개하면서 담임목사 청빙 즉각 철회를 비롯하여 모든 면에서 새롭게 출발할 것”과 “총회는 신속한 사법적 판단을 통하여 명성교회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하여 엄중하게 경고하고 지도함으로서 총회의 권위를 올바르게 세워주실 것”을 주문했다.

▲ 김영식 목사(오른쪽)와 진원미 전도사(왼쪽) ⓒ<교회와신앙>

또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 교회의 목회자, 교단 산하 신학교 교수와 신학생들과 교우들은 함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 자정과 개혁을 위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행동할 것”을 요청했다.

진원미 전도사(학부 기교과 08학번)는 명성교회에 대해서는 “당회장을 세우기 위한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 이것이 여러분이 지켜야할 본분이 맞는가?”라고 묻고, 교단 총회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기독교교육학과 동문들에게는 “더 이상 타락한 교회의 모습을 후대에 가르치는 잘못된 교육을 하지 않기 위해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기독교인들에게는 “세습을 향한 세상의 비난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외치자.”며, “만일 우리가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는 세습방지법이 통과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는 10월 23일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을 헌법에 위배한 상태로 처리했다. 11월 12일에 명성교회는 은퇴한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후임목사로 위임했다.

▲ 명성교회 앞에서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회원이 시위를 하고 있다. ⓒ<교회와신앙>

그러나 이는 예장통합 총회 헌법에 명시된 불법적인 행위로 11월 14일 장신대 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명성교회 세습반대 기도회를 시작으로, 22일 세반연이 김동호 목사와 방인성 목사의 1인시위, 7개신학교, 증경총회장들이 세습반대와 철회성명에 동참하고 있다.

▲ 명성교회 측은 ‘담임목사 청빙과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세습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교회와신앙>

한편, 명성교회 측은 11월 24일 당회원들을 중심으로 ‘담임목사 청빙과정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명성교회 측은 입장문에서 “서울동남노회와 총회에 속한 구성원들이 가지고 계신 염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겠다.”면서 “‘세상의 소리가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앞으로 그 우려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담임목사께서 취임 인사에서 밝힌 대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 이웃과 민족을 향한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해 나가겠다.”고 밝혀 세습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