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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박사 “바울은 ‘동성애 혐오자’ 아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미국 보수근본주의 영향 받아”
2017년 09월 14일 (목) 12:22:39 윤지숙 기자 joshuayoon72@amennews.com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가 연일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교회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모임으로부터 퀴어신학 · 동성애 옹호와 관련 “이단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자 임 목사는 물론 임 목사 주변에서도 ‘반론을 넘어 반격’이라 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임 목사가 소속한 향린공동체(향린교회, 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가 ‘임보라 목사 이단성조사 보고서에 대한 반론을 통해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모임의 ‘임보라 목사의 이단적 경향에 관한 보고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리고 그 후속으로 ‘이단 시비에 바울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9월 13일 저녁 7시 30분 향린교회에서 길목협동조합(이사장 홍영진) 제39회 월례강좌에서 한수현 박사(영천감리교회 전도사)가 신학적 반격에 나서면서 나름 해법도 제시했다.

“성 정체성을 바꾸면 더 온전한 거룩함을 가질 것이라는 종교적 순수성을 갖고 종교적 굴레를 씌운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일이다. 죄인 된 인간에게 먼저 화해를 요청해 오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인간의 최선의 응답은 타인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날 월례 강좌에서 한수현 박사가 한 말이다. 한 박사는 △호모포비아적(동성애혐오) 감성… 변화시키기 어려워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미국 보수근본주의 기독교 영향 △바울은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자)인가? 아니다 △교회일상으로 성소수자들을 초대해야 등의 주장을 쏟아 냈다.

   
▲ ‘이단 시비 바울이 답하다’라는 강의를 한 한수현 박사(좌)와 퀴어신학과 동성애 옹호로 이단시비에 놓인 임보라 목사(우) ⓒ<교회와신앙>

임보라 목사 진영의 이 같은 반격이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모임의 지적을 넘어 이번 9월 총회에 예장합동과 예장합신의 이단대책위원회가 들고 나올 연구보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주지하는 것처럼, 임보라 목사가 소속한 기장에서는 양성평등위원회를 ‘성평등위원회’로의 명칭 변경하는 것과, 교회와사회위원회의 ‘성소수자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 등 ‘양성(sex)’에서 다양한 성의 종류를 인정하는 ‘사회적 성(gender)’으로 재해석하자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임 목사에게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이다.

반면, 한수현 박사가 소속한 기감의 장정개정위원회 조차 공청회에서 “감리교회의 성도들을 보호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성경진리에 입각한 가정 주체는 남자와 여자로 합하여 아이를 출생하는 것이 성경적이요 하나님의 인류 최초의 가정역사를 지키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동성애대책특별위원회’의 신설을 논의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따라서 한수현 박사도 임보라 목사 건의 후폭풍에 휘말릴 수도 있어 향후 공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수현 박사의 ‘이단 시비에 바울이 답하다’라는 제목의 강좌 내용을 간추려 본다.
 

“호모포비아적 감성, 변화시키기 어려워”

한수현 박사는 미국 유학시절 지도교수였던 시카고신학교(Chicago Theological Seminary) 켄 스톤 교수(Ken Stone, 구약신학 · 성소수자)가 2008년 발표한 “성서 뭐가 문제일까: 성서신학과 퀴어의 수행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대해 언급했다. 그 논문은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연구를 통해, “성(Gender)은 공동체적 실천에 의해 가장 적절하게 이해될 수 있다.”면서, “근대의 정형화된 성에 의한 성의식의 전복에 대한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강의 중인 한수현 박사 ⓒ<교회와신앙>

이어 “고정된 두 개의 성(남성, 여성)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성소수자의 관점에서 쓰여 졌다고 보기 힘든 성서를 보면서 자신들의 틀을 넘어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켄 스톤을 성서해석의 이론적 논쟁으로 호모포비아적 감성을 변화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소위 가부장적인 진보적 입장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성서읽기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입장 또한 고정적인 성 관념에 매여 있는 해석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계속 정죄를 받거나 불쌍히 여김을 받는 것에 그친다면, 여성들이나 성소수자들은 우리의 일상성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들을 위한 성서해석과 공동체적 실천의 관점에서 다시 재인식하고 다의성과 복합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성소수자들과 괴리된 상태에서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연민이나 증오의 문제일 뿐 교회 공동체의 평범한 일상성에 그들을 초대하는 것은 매우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미국 보수근본주의 기독교 영향”

한 박사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단들의 연합과 성소수자들에 대한 공격은 매우 계획적이며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수행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신학이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기독교에 매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특히 리버티대학(Liberty University)의 설립자 제리 파웰(Jerry Falwell)을 보수우파교회의 성소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미국인들에겐 하나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유명한 인물로 제시하며, “그는 1965년 2월 26일과 3월 7일 마틴루터 킹과 알라바바의 셀마부터 주지사의 인종차별에 대한 비폭력 행진에 대해 “예수와는 상관이 없는, 예수의 복음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웃었던 사람”이라는 것. 이어 “1970년에는 각종 강연회와 교회연합기구 회의에서 “미국의 교회가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낙태, 좌파, 동성애를 몰아내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며, “1971년까지 자신이 설립한 리버티대학에 흑인 학생의 입학을 받지 않았다가 미국 세무서가 세금감면의 혜택을 박탈하자 꼬리를 내렸다.”고 비판했다.

   
▲ 길목협동조합 제39회 월례강좌에는 50여명이 참석해 동성애문제에 대한 열띤 관심을 보였다. ⓒ<교회와신앙>

또한 “파웰 목사가 지원했던 ‘Save Our Children’이란 운동은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시행되려했던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금지 법안을 반대하는 것이었다.”며, “결국 28년 후인 2005년, MSNBSC 방송국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의 문제가 기독교의 가치라기보다 미국이 지켜가야 할 가치라고 번복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파웰 목사는 2007년 사망했고, 첫째 아들인 제리 주니어가 리버티대학의 총장으로, 둘째 아들인 조나단 파엘은 아버지가 세운 대형교회인 토마스로드침례교회를 세습했다.”며 “작금의 한국의 상황은 미국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의 복사판이라고 과언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바울은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자)인가? 아니다”

한 박사는 “누군가 나에게 바울이 ‘여성차별주의자인가?’라거나 ‘바울이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지 말라고 했느냐?’라고 묻는다면 그런 부분이 있다고 말하겠다.”라며, “하지만, 바울이 ‘호모포비아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믿는다.”고 피력했다.

특히 로마서 1장 18절의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 1장 32절의 ‘사형에 해당하는 자’를 1장 24-27절까지 언급된 성소수자들로 볼 것인가, 아니면 1장 29-31절의 문제의 사람들로 볼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역사적 ‧ 정치적 배경 문맥에서 로마서 1장과 13장의 주해를 통해 “하나님의 진노가… 하늘로부터 나타난다(롬 1:18)는 부분은 로마제국의 엘리트, 즉 티베리우스, 칼리쿨라, 네로 황제들의 근친상간과 귀족 부인들과의 공공연한 성행위와 품평회, 외국인 죄수들이나 인질들 성적약탈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풀었다.

이어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 ‘비방하는 자,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자, 능욕하는 자, 교만한 자, 자랑하는 자, 악을 도모하는 자, 부모를 거역하는 자’, ‘우매한 자, 배악하는 자, 무정한 자, 무자비한 자(롬 1:29-31)는 바로 로마제국 황제들, 엘리트 지도자들의 문제”라고 규명했다.

그런데 “톰 라이트(N.T Wright) 조차도, <모든 사람을 위한 로마서 1부(IVP)>에서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는 창조자의 의도에 대한 명백한 왜곡이 세상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이 곧 인류 전체가 본성을 왜곡하는 우상숭배의 죄에 빠져 있음을 가리킨다.’”며 “그는 동성애 관행을 인간 세계 전체가 고장 났음을 보여주는 표지로 보는데, 이것은 바울이 처한 명확한 정치적 배경(로마제국)을 무시하고 본문을 현실의 성적타락과 연결된 것처럼 이해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성에 대한 문화와 환경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일갈했다.


“교회일상으로 성소수자들을 초대해야”

1977년 출간된 E. P 샌더스의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주의>라는 책에는 바울신학의 배경으로 여겼던 ‘행함으로 구원받는다’는 율법주의적 유대교가 성서학자들의 편견이라고 주장하면서 1세기 유대교에 ‘언약적 율법주의’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대인들은 율법을 지킴으로서 하나님의 언약적 공동체 안에 머물러 있었다는 주장이다(Sanders, 75).

샌더스의 연구를 통해 던(Dunn)은 율법의 행위 즉, ‘아이덴티티 마커’(Identity Maker)로 할례, 음식법, 안식일을 지킨 것은 유대인들의 ‘민족적 우월감’ 때문이라며, 바울은 종교적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1)라고 강조했다고 이해했다.

한 박사는 “그런데도 갈라디아 사람들은 율법의 행위를 끝내 양보하지 않으려 했다.”며, “바울은 율법의 행위를 지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헛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라고 보고 ‘어리석도다 갈라디아 사람들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이 너희 눈앞에 밝히 보이거늘 누가 너희를 꾀더냐’(갈 3:1)라고 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로 돌아와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바울의 응답을 유추해 보자. 바울이 가장 두려워 했던 것은 다른 복음이다.”라며, “그리스도를 통해 화해가 이루어진 신앙인들에게 다른 잣대를 갖고 우열을 가르고, 차별하고 정죄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단시하며 작금의 몇몇 교단의 지도자들이 행하고 있는 일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교회공동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성서적 해석을 가지고 논쟁하거나 이단 시비를 하는 것은 언제나 성소수자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거나 정죄해야 할 타인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죄인 된 인간에게 먼저 화해를 청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인간의 최선의 응답은 타인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거룩함을 포장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인간들을 만들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주장하기보다 교회공동체 안의 평범한 일상으로 성소수자들을 초대해보자.”라고 제안했다.

한수현 박사는 감신대 신대원에서 성서신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시카고신학교에서 <프레드릭 제임슨의 관점에서 본 고전 15장의 ‘죽은 자들을 위한 신학’>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케노샤 한인연합감리교회와 서울 청수감리교회 교육전도사를 거쳐 작년에 귀국해 영천감리교회에서 풀타임 전도사로 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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