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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 않아
여호와의 증인 신도 1심 무죄… 2심 징역 1년 6월 선고
2017년 08월 25일 (금) 16:36:00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이른 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해온 '여호와의 증인'(이하 여증) 신도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박남천)가 항소심에서 병역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여증 신도 P 씨(21)에게 8월 24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유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

그런가 하면 같은 날 의정부지법에서 있은 관련 재판에서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명의 여증 신도들이 무더기로 '무죄'를 받아, 대한민국은 병역 문제나 이에 대한 법 적용 문제에 있어서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양상을 빚고 있다. 과연 '양심적' 병역 거부는 유죄인가, 무죄인가?

P 씨에게 유죄 선고를 한 서울북부지법은 판결문에서 “국가 공동체 존립상 가장 기초적으로 요구되는 병역의무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P 씨의 ‘양심의 자유’라는 항변에 대해 “헌법적 법익보다 반드시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은 또 “종교적 양심 실현의 자유가 제한받는다 해서 곧바로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한 침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형기의 제한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월 미만 실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할 경우 피고인이 또 다시 입영 또는 소집을 거부해 형사처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거부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1심의 무죄를 뒤집고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은 최근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러시아의 군대. ⓒIndep

피고인인 P 씨는 지난해 9월 전북 임실군의 한 신병교육대에 입대하라는 입영통지를 받고도 이렇다 할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을 사흘 넘긴 10월 29일까지 입영하지 않아 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도 모두 여증 신도인 P 씨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마태복음의 구절에 따라 군사훈련에 참가할 수 없다고 입영 거부 이유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1심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에 근거해 입영을 거부함은 소극적 양심 실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으로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해석, P 씨의 입영 거부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었다. 1심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강력히 보장된다."고 전제, "그런 권리는 헌법의 최고 이념인 인간의 존엄 및 가치와 직결됐다."며 "국가안보와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입법 목적을 능가하는 우월하는 헌법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밝혔었다.

의정부지법에서 있은 8월 24일 관련 재판에서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명의 여증 신도들이 한꺼번에 '무죄' 판결이 난 것과 관련한 여타 언론에 따르면, 고양지원 조정민 판사(형사7단독)는 "피고인들이 집총 병역 의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정은 종교적 양심상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피고인들의 입영 거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조정민 판사는 양심적 병역 거부권이 국제적으로 기본인권으로 인정되며 대체복무제가 많은 국가에서 채택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국가가 이런 제도의 마련을 위해 유의미한 노력을 하지 않고 수십년간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인 형벌권을 행사함에 따라 연평균 약 600명이 종교나 개인의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를 해 처벌받고 있음은 "명백한 위헌"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런 하급심의 ‘무죄’ 판결에도 2심과 대법 등 상급심은 ‘유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판사들마다 헌법에 대한 관점과 노선이 제각각이어서 '양심적 병역 거부' 이슈는 나날이 복잡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이런 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종교교리적 입장에 대한 법관들의 이해도의 높낮이(?) 정도로 추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로 처벌 받은 징집 해당자는 1만 9천명이 넘는다. 또 2015년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은 42건이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유죄’를 유지하고 있어 ‘무죄’로 확정되는 경우는 아직 없다.

금년 6월 25일,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가 1심에서 무죄였던 여증 신도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2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처벌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는 지난 2004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양심적 병역거부(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이후 현재까지 변함없이 지속되어온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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