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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부흥하는 교회… 이유는 ‘이븐송’ 때문
평균 10여명 출석에 불과했던 교회 200명으로 늘어나
2017년 08월 23일 (수) 11:41:18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성가대와 건전한 교회음악의 파워는 역시 대단하다. 활기를 잃고 별다른 부흥 기미가 없이 답보 상태이던 영국 교회가 갑자기 음악을 통해 재부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각 교회 성가대의 평일 및 주일 저녁 코럴 뮤직(합창음악)을 통해서! 영국 교회가 새롭게 되살아날 징조일까? 아니면 단지 음악에 대한 애호열기일 뿐일까? 아무튼 교회음악을 통한 재흥의 산파역을 맡은 존재는 한 웹사이트였다.

흔히 '이븐송'(evensong)이라고 불리는 매일 저녁 찬양 예배는 한 주간동안 피곤해진 맘과 몸을 신선하게 해 주는 힘이 있어, 크리스천들은 물론 비신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의 하나이다. 말하자면, 한국의 매일 새벽기도 같은 것을 저녁마다 음악으로 대체한달까. 오르간 전주, 설교나 강론 없이 간단한 성구낭송 등, 막간의 오르간 주악 등이 곁들여지는 이븐송의 음악은 대체로 옛 클래식이거나 클래식에 가까운 레퍼토리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현대적인 곡도 사용된다.

   
▲ 영국 교회가 교회음악으로 부흥되는 듯 보인다. ⓒBBC

영국 교계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갑작스런 이븐송 붐은 근래 개설한 한 웹사이트 (http://www.choralevensong.org) 때문이라고. BBC 라디오 방송 등 미디어도 이를 지원하고 있는 이 웹사이트엔 총 480 곳에 달하는 크고 작은 지역별 교회, 채플, 성공회, 대성당 들의 이븐송 스케줄이 수시로 게시되고 있어, 자기 동네 성당 ․ 교회 스케줄을 알아보고 참석하겠다고 들락거리는 동네 사람들이 한 달에 무려 11,500명 된다.

그동안 교회에 냉담하거나 발길이 뜸했던 교인들이 이븐송에 관심을 갖고 저녁 교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 이 숫자는 나날이 늘고 있다. 평소 출석교인이 평균 10여명에 불과했던 한 교회는 이븐송으로 이 홍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래 약 200명으로 부흥됐다! 그만큼 교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평소 정서적 목마름을 느끼며 특히 어릴 때부터 듣던 교회음악에 대한 향수 속에 굶주리고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영국 교계를 살린 천사(?)와도 같은 위 사이트는 수시로 특정 교회를 특집 삼아 선정해 이븐송 내력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 국내에서 평방마일당 인구밀도 가장 높은 런던과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지역의 교회 분포도를 집중 소개하고도 있다.

BBC라디오도 덩달아 '코럴 이븐송'이라는 사이트에 각 교회 이븐송과 역사 등을 소개하는 갤러리를 게재하거나 이븐송을 증진하는 프로모션 이벤트에도 참여해 관심도를 높인다.

이븐송 때문에 무신론자들도 동네 교회에 발길을 들여놓고 있다. 영국이 낳은 대표적인 무신론 학자로서 현재 미국에 귀화해 있는 리처드 도킨스 박사까지도 "나는 이븐송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이븐송이 지역교회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지역민들의 드높은 관심을 끌 수 있다고 판단한 교회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지역교회 활성화와 지역 발전은 물론, 선의의 경쟁도 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성공회 교회인 웨스트민스터 애비의 경우 합창 이븐송을 라디오로 방송한 지가 올해 90년째를 맞았다. 전속 성가대에서 지금도 귀여운 소년 소프라노들이 열창하는 이 교회는 지난 1926년 10월 7일 첫 이븐송 방송을 했다. 당시 레퍼토리는 버드의 '포부르동'과 보이스의 '오, 주님께 노래하세'.

이븐송의 라디오 방송은 2차 대전 중에도 교회 이름과 위치를 생략한 채 지속돼 그 가락과 메시지가 영국 국민들에게 큰 위안과 격려가 됐다. 1970년 한때 방송 프로그램 재편성으로 석달 간 이븐송 방송을 일시 중지했을 때 청취자 2,500명이 편지를 보내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븐송이 민중의 마음과 얼기설기 얽히고 설켜 있다는 뜻이겠다.

주요 성공회 성가대와 이븐송은 대부분 남성들이 지배적이다. 구약 레위인 성가대와 중세 성가대의 연장격이기 때문이다. BBC방송의 코럴 이븐송에 처음으로 소녀 성가대가 등장한 것은 1993년 3월 하순이었다. 그만큼 영국 교회음악계에 여성의 진출이 늦었다. 아직도 다수의 성공회에서 여성 사제나 여성 성가대는 허용되질 않는다. 물론 천주교도 대동소이한 상황.

2001년 뉴욕시에서 세계를 놀래킨 9.11 테러 참사가 발생하자 이듬해 1주년 때 BBC 코럴 이븐송이 뉴욕시 월스트릿의 트리니티 성공회를 중심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006년에는 로더릭 윌리엄스가 작곡한 재즈 이븐송이 옥스퍼드 동정녀 성 마리아 성당에서 생음악으로 진행됐다. BBC의 코럴 이븐송은 최근 주간 애청자가 약 25만명 된다.

   
▲ 캔터베리 대성당의 이븐송 광경. 2016년 1월 첫 선을 보인 캔터베리 소녀성가대는 지난 여러 세기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가톨릭 ․ 성공회 전통을 깨고, 최초로 소녀만으로 구성됐다. ⓒCC

이븐송은 국교회 교회력에 표시된 교회명절 때마다 특별 프로그램이나 특집 방송으로 강화되기도 한다. 예컨대 성 안드레 축제 당시 포츠머스 대성당의 이븐송 프로그램은 입례주악 '우리는 주님의 인애를 기다립니다'(에이드리언 루커스 곡), '응답송'(버나드 로즈), 시편 87, 96 송가(스탠퍼드, 앳킨스), 첫 성경낭송(스가랴서 8:35~42), 예전송(전례가), 캔티클(왓킨스), 둘째 성경낭송(요한복음 1:35~42), 성가대 찬양 '배를 타고 바다로'(섬션 곡), 마감찬송가 '들어라 놀라운 소리'(하이우드), 오르간 독주 '오소서 임마누엘' 판타지(레이턴) 등으로 진행됐다. 합창 지휘는 오르가니스트 ․ 합창감독 데이비드 프라이스 씨가, 오르간 반주는 부반주자 올리버 행콕 씨가 맡아했다.

12세기에 세워진 유구한 역사의 이 포츠머스 성공회는 현재 잘 훈련된 24명의 소년과 14명의 성인(각 7명씩의 서기와 합창학자 포함)으로 구성된 정규 미사 성가대, 7~13세 소녀들과 10~13세 소년들로 구성된 '칸타테' 성가대, 성인성가대인 '커시드럴 콘소트' 등이 주중의 각 요일 이븐송을 담당하고 있다.

웅장한 '세 쌍둥이 탑'으로 유명한 링컨 대성당의 최근 이븐송에서는 왕립교회음악학교의 밀레니엄 청소년 성가대가 바흐의 '영혼의 도움' 등 성가를 불렀다. 말하자면 과거 BBC 라디오 방송을 통해 수십년간 이븐송이 귀에 익은 청취자들이 이젠 웹사이트를 통해 지역교회에서 직접 생음악과 예배로 듣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이븐송은 기존의 방송과 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통해 입체적, 복합적으로 청중을 교회로 끌 전망이다.

따지고 보면, 이븐송의 역사는 매우 깊다. 예수님이 유월절 한밤에 감람산으로 나아가며 제자들과 함께 찬양시편을 부르신 것은 고대에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전날밤 유월절을 지킨 것을 기념한 것이고, 또 시편에는 밤에 여호와의 전에 서서 찬양하던 레위 음악인들의 찬양 또는 사역자들을 격려하는 찬양도 나온다(예: 시 134:1). 중세 때는 성가대가 이런 이븐송 전통을 이어나갔고, 개혁가들은 성가대가 귀족화됐던 당대에 나름 독특한 교회음악관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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