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동성애자들은 사회의 폭넓은 관용을 바라지만, 그들 자신은 역설적으로 때때로 차별적이며 관대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6월 하순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다이크(남자역의 레즈비언) 행진'(DMC) 행사에 이스라엘 국기인 '다윗의 별'기를 들고 함께 참가하길 원했던 3명의 동성애자가 축출당한 것. 일부 동성애자들은 이스라엘과 국기를 거부한 것은 "너무나 오판"이라고 해석했다.

리틀빌리지 동네를 거쳐 론데일의 리틀빌리지 어캐더미와 26가 교차로에서 모인 이날 행사엔 약1,500명의 LGBTQ 개인과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미리 시카고 경찰국 등의 양해를 얻어 일부 도로를 차단한 채 지나가는 차량과 행인들, 동네 주민들의 지원과 갈채를 받기도 했다.

모든 인종과 성전환자, 양성애자 등 다양한 '성별'을 총망라한 동성애자 행렬은 자축 분위기에 휩싸여 자기네를 "학대하는" 듯이 보이는 정부와 사회단체들에 대한 강한 반발감정도 아울러 표출했다.

▲ 동성애자들의 행진에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참여했던 유대인 동성애자가 행렬에서 축출됐다. ⓒJD

반면, 이날 피오트롭스키 공원 주변에서는 동성애자 행렬을 기다리다가 반대 입장을 표시하는 크리스천들도 있었다. 하지만 동성애자 행렬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손엔 방수시트나 이불보 등을 든 채 길게 나란히 두 줄로 인간벽을 형성했다. 크리스천인 동성애 반대시위자들은 결국 현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스라엘 깃발을 들었다가 축출된 로렐 그로워 씨(와이더브리지 중서부 매니저)와 함께 한 친구들은 "이 깃발은 우리 회당에서 동성애자들을 격려해줄 때 쓰던 것이다."며 "지난 10여 년간 이 깃발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엔 웬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로워는 또 "우리를 겁박하는 동성애자들이 너무 많아 수를 헤아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수자 중 한 명은 "그 깃발들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우리 행사는 '반시온주의' 겸 '친팔레스타인주의'라고 주장했다.

이란계 유대인 여성 동성애자, 엘리어놀 쇼샤니-앤더슨 씨도 "그동안 내 유대계 정체성을 갖고 당당하게 참가해왔다."며 "그런데 가장 포용적이라는 이 행진이 갑자기 왜 날 축출하는지 모르겠다. 유대인으로서 저는 환영을 못 받네요."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다이크 마치 시카고 측은 6월 25일자 성명에서 "어제 우리 동성애자 연대축제가 불행히도 이스라엘 국가를 든 세 개인들을 몰아낸 사건으로 얼룩졌습니다. 그 이유는 그 세 분들이 주변 참가자들과의 대화에서 계속 시오니즘을 강조한 탓입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그로워 씨는 "사람들이 제가 시온주의자냐고 물어서 '그렇다. 나는 당연히 이스라엘 국가의 일을 늘 생각한다'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갈등 해소와 팔레스타인 독립을 원한다'고 대답했다."고 응수했다.

그로워 씨는 또 "남들을 배척하는 말만의 포용주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게이는 될 수 있어도 이렇겐 안 된다'는 식의 무리 가운데서 환영감을 못 느낀다. 결국 우리는 포용된 게 아니었다."고 억화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교계 문화평론가 짐 드니슨 박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글에서 "아이러닉하게도 주최자들은 자기네가 시카고의 주요 프라이드 행진보다 더 포용적이라고 주장해 왔다."면서 "그들은 자기네가 반시온주의 겸 팔레스타인 해방 지지자들이라고 밝혔다."고 지적.

드니슨은 다이크 행진 주최자들에 대하여 세 가지로 분석하고 비평을 가했다. 첫째로 주최자들은 이스라엘의 동성애자 권리 지지자들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반대하는 것처럼 착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로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독립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로, 이스라엘은 가장 일찍부터 동성애 인권을 지지해온 나라의 하나라는 것. 이스라엘은 지난 1988년 동성관계를 합법화했고, 1992년엔 게이들에 대한 고용차별을 금지했으며 1993년엔 공개 동성애자들을 징병에 포함시켰다.

또한 이스라엘의 주요도시 텔아비브는 세계 최상의 동성애 여행코스로 알려져 있고 매년 세계최대급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드니슨은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동성애 지지 정책이나 결혼평등 따위를 지지해서가 아니다며 요점은 포용을 부르짖고 요구하는 사람들 자신이 여타 이데올로기에 대한 포용심이 부족한 아이러니를 지적할 뿐이라며 마태복음 5:44을 올바른 포용의 본보기로 강조했다.

"너희 원수들을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렇게 함으로써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들이 될 수 있음이라."

네티즌, 헨리 윌슨 씨는 "LGBT 운동은 사실 정치적, 급진적인 공산주의자에다 파쇼적 좌파라는 또 한 가지 증거"라며 동성애자들을 참수까지 하는 이슬람에 비해 이스라엘과 유대교는 매우 포용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