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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종 모정편지 ] 울타리
2017년 05월 18일 (목) 11:22:41 김희종 선교사 tirzahtrust@hanmail.net

김희종 선교사 / 디르사어린이선교회 대표

   
▲ 김희종 선교사

갖가지 꽃나무와 화초로 꾸며진 정원은 안주인의 정서를 나타내며 함께 사는 남자를 가꾸어 갑니다.

동백과 목련 나무 울타리 사이사이로 살짝 보이는 정원은 더욱 울타리 안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게 합니다. 마치 한복에 살짝살짝 보이는 긴 치마 속 하얀 속옷이며 소매 끝 겨드랑이에 뾰족이 내민 뽀얀 살은 더욱 남정네의 눈길을 끌 듯,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호기심은 희한하게 발동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집은 울타리 안이 횅하니 보이는 내가 사는 집은 잔디가 조금만 길어도 게으른 집주인을 소문내줍니다.

차를 타고 5분만 나가도 양 떼와 소 떼, 말들이 푸른 초장에 노니는 풍광이 있는 동네입니다. 이제 이런 목가적 분위기가 익숙해져 그다지 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참에 정원 옆 패덕에 12마리 양을 데려다 풀을 뜯게 해 이 동네 유일하게 양 있는 집이 됐습니다. 뭔가 여유롭고 색다른 느낌에 기분이 꽤 괜찮습니다.

어린 양 예수님, 사람을 위한 희생 제물, 어리석고 미련해 갈 길을 모르는 양 등등, 양에 대한 이미지는 나를 착하게 합니다. 순진한 양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은 이곳 삶을 제대로 누리는 것 같아 감사가 풀어내 집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현대판 양은 도둑의 근성이 있나 주인의 허락도 없이 패덕 울타리를 뚫고 정원으로 넘어와 꽃나무 잎이며 애지중지 기른 샐러드용 상추를 모조리 뜯어 먹어버린 겁니다. 몇 마리 양이 힘을 모아 구리줄로 엮어진 울타리를 머리로 밀어 올리고 정원 안으로 들어온 겁니다.

어둑한 달밤에 풀냄새 따라 울타리 밖으로 쳐들어온 양은 온 가족의 양몰이로 울타리 안으로 밀어 넣어지고, 헌 의자로 일그러진 울타리 구멍은 막아졌습니다. 별난 양도 다 있다 싶어 심심한 하루 안에 웃긴 일로 일축하고 마음 편하게 잤습니다.

그런데 웬일! 이른 아침부터 양 소리가 가깝게 들려 나가보니 또 네 마리 양이 정원에 나와 꽃잎까지 의연히 먹으며 눈이 마주쳐도 못 본 척 제멋대로입니다. 군데군데 배변까지 해놓은 뻔뻔한 모습이 건방지고 얄미워 혼 좀 내야겠다 싶어 긴 막대기로 호통을 치며 양들을 다시 몰아넣었습니다.

   
▲ ⓒ제공 : 디르사선교회

와 이럴 수가! 다음 날도 철사로 엮어진 울타리를 꾸부려 놓고 새끼 갖은 배가 불룩한 양들이 몸을 필사적으로 납작 엎드려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겁니다. 내가 들은 양에 대한 정보가 무너지며, 인간의 머리에 맞선 양의 두뇌에 배신감으로 아찔합니다. 목자의 음성을 잘 따르는 양이 아닌 행동이 괘씸하고 기가 막힙니다.

날 위해 내 생각을 돌려봅니다. 어릴 때부터 기른 양이 아니라 제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주인의 마음을 모른다 싶어 다시 울타리의 빈틈을 찾아 무거운 화분 두 개를 갖다 다시 막아 봅니다. 생존 본능은 예기치 못한 지능적 두뇌활동을 최고로 발휘하게 된다더니, 아니 이런 일도...!

이번엔 패덕 나무문을 열심히 흔들어 틈을 내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정원 나뭇잎을 먹어버립니다. 점점 도수 높은 지능을 발휘해 양이 양 같지 않아 무섭기까지 합니다.

내 돌 같은 머리에 정신이 듭니다. 짐승의 혼도 다스리시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메시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

초장에 풀이 말라 배곯은 양들은 울타리 밖 세상과 통하는 구멍을 내고 나왔습니다.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마구 먹어버린 양은 주인의 미움을 받습니다. 몸에 좋다는 것을 아무거나 먹어버린 양은 양의 품성을 잃어 양이 아니라 염소 같아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초장을 찾아 헤맨 목자 잃은 양은 제 주인의 음성을 모릅니다.

뱃속에 넣어진 새끼를 살리려는 생명을 낳기 위한 어미 양의 본능... 양의 눈빛이 떠오르며 하나님의 긍휼이 내게 임합니다. 거룩의 의미가 설명되는 양들의 울타리인 교회는 지금 어디로...

나귀의 입을 열고 말씀하시던 하나님의 음성이 날 깨워 흔드십니다. 트레일러에 실려 가는 12마리의 양들은 내 기도 속 말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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