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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로 쓴 에세이… 권오태 ‘절망의 벽 앞에서’
목 아래 전신마비… 절망의 현실에서 신앙의 답을 제시
2017년 05월 05일 (금) 08:28:35 엄무환 목사 cnf0691@amennews.com

<교회와신앙> : 엄무환 목사 】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으로 절망이 엄습하는 현실 앞에서 ‘삶이란 무엇이며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의 메시지를 제시한 책이 나왔다. 권오태 목사의 <절망의 벽 앞에서>는 입술로 쓴 에세이다.

   
▲ 권오태 목사

뜻하지 않은 사고로 경추를 다쳐 목 아래로 모두가 마비가 된 저자는 장애인용 컴퓨터 보조장치인 인테그라 마우스를 입술에 물고 자음 하나 모음 하나, 그렇게 한 글자씩 찍어 가며 오랜 산고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책을 통해 저자는 고통과 슬픔, 분노와 좌절, 불안과 절망 그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한 걸음 한 걸음씩 빛의 세계로 나오는 이야기는 감동과 감격 그 자체이며, 실의와 낙심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마치 일본의 미즈노 겐조와 같이 말이다.

소아마비로 인해 보고 듣는 것 이외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었던 미즈노 겐조는 손가락, 발가락 한 개도 움직이지 못한 채 그대로 누워서 살아야 했다. 그런 상태에서 눈으로 쓴 시가 ‘만일 내가 괴롭지 않았더라면’이다. 이 시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가슴에 엄청난 반항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판 미즈노 겐조 권오태 목사가 쓴 <절망의 벽 앞에서>

권 목사는 2012년 11월 22일 서울대학병원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 중 다른 차와 충돌하여 목이 심하게 꺾여 경추를 다치는 큰 사고를 겪게 되었다. 그 후 죽음의 고비를 넘긴 권 목사는 현재 목 아래 전신 불구가 되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입 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갑작스런 불행 앞에서 그는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안고 입술로 에세이를 한편씩 쓰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에세이를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책을 내면서 권 목사는 “사망의 골짜기에서 하나님의 은혜 너무 고맙고 감사해 입으로나마 글을 써서 ‘절망의 벽 앞에서’ 라는 책자를 쓰게 되었다.”면서 “지금은 손가락 하나 쓸 수 없지만 입으로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해주시고 비록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었지만 생명을 주셔서 봄날의 연한 새잎과 아름다운 꽃들을 보게 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고 고백했다.

이 책의 추천사는 김충렬 목사(영세교회 원로)와 이석형 목사(밀알교회) 그리고 이범석 부장(국립재활원 재활병원)이 썼다.


<절망의 벽 앞에서>책의 일부 내용을 들여다보니

“나는 2012년 11월 22일 서울대학병원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 중 다른 차와 충돌하여 목이 심하게 꺾여 경추를 다쳤다. 그 순간 온 몸에서 전기가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는 대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 하루 밤에 몇 명씩 죽어나갔다. 유가족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발자국 소리와 그들의 애끓는 흐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의 죽음일까? 젊은 외동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단장의 슬픔인가? 그 어떤 효도할 기회도 없이 어머니를 떠나보낸 못난 불효자식들의 절규인가? 아니면 어린 자식들을 줄줄이 남겨 놓은 채 남편을 떠나보낸 젊은 여인의 막막하고 한스런 눈물과 탄식의 울음소리인가?’

어찌되었든 나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죽음과 더불어 마지막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다섯 번의 심장마비가 왔다. 그 와중에 나는 신비로운 체험을 했다. 심장마비가 왔을 때였다. 치열한 삶과 죽음 사이의 싸움이 끝나고 하늘나라로 막 떠나려는 순간, 외려 그 순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평안함이 내 마음에 임하였다. 죽음의 순간이 무섭고 두렵다던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너무나 편안하고 너무나 밝고 오히려 내 마음이 한없이 기뻤다.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햇빛보다 더 밝은 빛이 쏟아져 나왔다.

찬송가 606장의 ‘해보다 더 밝은 천국 믿는 맘 가지고 가겠네’ 라는 찬송가 가사처럼 세상의 그 어떤 빛보다 더 밝은 광채가 쏟아져 나왔다. 계시록의 말씀처럼 놀라운 빛이었다. 그 곳으로 막 들어가려는 순간 너무나 마음이 기쁘고 평안했다. 너무 너무 좋았다. 그 순간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들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의료진들은 아내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까지 했다. 아내는 영정사진으로 쓸 사진을 찾아서 지갑 속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나는 이제 살 희망이 없고 그저 하나님의 부르심만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 권오태 목사의 <절망의 벽 앞에서>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2012년 12월 31일 밤, 늦은 시간에 신경외과 주치의 선생님이 찾아와서 “새해는 병실로 올라가서 맞이합시다. 목사님을 이렇게 살리신 것을 보면 아마 하나님의 무슨 뜻이 있나봅니다.”라고 했다.

입원 후 거의 40일 만에 겨우 중환자실을 탈출하게 되었다. 나는 한 달이 넘도록 죽음의 골짜기에서 생사를 넘나들었던 것이다. 그 동안 주님께서 생명을 생명 싸개에 싸서 보호해 주셨던 것이다.

나는 사망의 골짜기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산 자(者)들의 땅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그 은혜 너무 고맙고 감사해 입으로나마 글을 써서 ‘절망의 벽 앞에서’ 라는 책자를 쓰게 되었다.

지금은 손가락 하나 쓸 수 없지만 입으로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해주시고 비록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었지만 생명을 주셔서 봄날의 연한 새잎과 아름다운 꽃들을 보게 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이 책을 쓴 권오태 목사는 고졸자격검정고시를 합격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장로회신학대학원과 미국 풀러신학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을 졸업하였으며, 불편한 몸으로도 한동안 신설동교회를 섬기다가 지난 2013년 6월에 사임한 후 집필을 시도하여 열매를 맺게 된 것이 바로 <절망의 벽 앞에서>라는 에세이집이다.

지난 4월 17일에 쿰란출판사가 발행한 <절망의 벽 앞에서>는 전체 280면으로 가격은 12,000원이며,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Ⅰ. 절망의 벽 앞에서
1. 절망의 벽 앞에서
2. 사망의 골짜기에서
3. 아내의 사랑과 눈물
4. 눈물로 침상을 적시며
5. 하나님과 씨름하다
6. 은총의 샘
7. 잠 못 이루는 밤에
8. 내 아들 사무엘아! 사무엘, 내 아들아!
9. 자전거로 622km 국토 종주를 하다
10. 통곡하는 자
11. 행복은 내 마음속에 숨어 있었다
12. 빛이 되라
13. 주경야독(晝耕夜讀)
14. 불효자는 웁니다
15. 화룡점정(畵龍點睛)
16. 용서
17. 자족이 행복의 비결이다
18. 건망증
19. 내 인생의 낙(樂)

Ⅱ.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1. 앤 설리번
2. 조엘 소넨버그
3. 맹인 강영우 박사
4. 호레이쇼 스패포드와 더스틴 카터
5. 테리 폭스(Terry Fox)
6. 안요한 목사
7. 마리안느와 마가레트 수녀, 그리고 다이애나
8. 하용조 목사
9. 에이비슨 박사(O.R. Avison)
10. 닉 부이치치(Nick Vujicic)
11. 하루 우라라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갑자기 찾아온 불행으로 인해 절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삶이란 무엇이며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온 삶으로 경험한 권오태 목사가 그 해답의 메시지를 제시한 <절망의 벽 앞에서>라는 에세이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삶을 갖게 할 것으로 권 목사는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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