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수 목사 / 상도중앙교회 담임

본문 / 레위기 22장 1-3절      [ 동영상으로 보기 ]

▲ 박봉수 목사

오늘 본문을 보면 구약시대의 절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한 뒤에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절기를 지키라고 명하신 이야기입니다.

우선 절기를 지정해 주셨습니다.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각지에 흩어져 살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모여서 지켜야 할 절기입니다. 여기에는 3대 절기인 유월절, 칠칠절, 그리고 초막절이 속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흩어져 있는 곳에서 지켜야 할 절기입니다. 여기에는 안식일, 나팔절, 그리고 대속죄일이 속합니다.

다음으로 절기를 지키는 방법을 정해주셨습니다. 각 절기마다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이 다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된 것이 있습니다. 성회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성회란 글자 그래도 ‘거룩한 모임’이라는 말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 앞으로 모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특히 이 절기를 거룩하게 지내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은 이 절기에 노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거룩하게 여호와의 은혜와 구원을 찬양하고 기념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절기를 지키라고 하셨을까요?

몇 해 전에 뮤지컬 포스터를 본 일이 있습니다. 제목이 <마법사들>입니다. 그런데 포스터의 헤드 카피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기억하는 모든 것은 사랑이 된다.”

뮤지컬을 볼 시간이 없어서 보진 못했지만 카피의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 뮤지컬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남녀 4명이 밴드를 구성했습니다. 힘든 여정 끝에 작은 성공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컬인 자은이 목소리가 사라지는 불치병으로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녀를 사랑했던 리더 재성과 멤버들은 일 년 뒤 그녀의 기일에 눈 내리는 산장에서 다시 만나서 지금은 세상에 없는 그녀의 자취를 그리워하며 한때 즐거웠고 소중했던 과거를 회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떠난 그녀를 사랑하고 그리고 남은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기억하는 모든 것이 사랑이 된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시기 위해서 절기를 지키게 하셨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은 절기를 지키며 하나님께서 자기를 위해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기억하게 됐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기억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기억하며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시기 위해서 절기를 지키게 하셨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기억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기억하며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유머 한 토막입니다.

슬픈 얼굴을 한 사람이 어느 날 아침 일찍이 나의 꽃가게로 들어왔다.

나는 조화 주문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 추측이 틀렸다. 그는 한 바구니의 꽃을 결혼 기념으로 자기 아내에게 보내고 싶어 했다. “그러면 그날은 언제입니까?”하고 내가 물었다. 무뚝뚝하게 그는 “어제.”라고 대답했다.

많은 남편들이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신혼시절에는 그렇게도 꼬박꼬박 챙기던 결혼기념일을 결혼 10년차를 지나면서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사랑도 식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실제로 오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합니다. 부활절, 추수감사절, 그리고 성탄절과 같은 소중한 기독교 절기를 의미 있게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차츰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갑니다. 그리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도 식어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절기를 지키라고 명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신 절기들을 기억하며 소중하게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절기는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우리가 절기를 기억하고 소중하게 지키려고 할 때 어떤 태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켜야 할까요?

절기에 대한 말씀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절기에 대한 규정 속에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절기를 지켜야 할 것인지를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1. 과거에 대한 회상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지키라고 명하신 절기들을 보면 대체로 과거의 사건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절기인 유월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출 13:8 이하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는 그 날에 네 아들에게 보여 이르기를 이 예식은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행하신 일로 말미암음이라 하고.” 그리고 10절에 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절기가 되면 이 규례를 지킬지니라.”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유월절을 지키게 하신 근본적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출애굽의 구원 역사를 회상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말씀입니다.

다음으로 오순절이라고도 하는 칠칠절과 초막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출 34:22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칠칠절 곧 맥추의 초실절을 지키고 세말에는 수장절을 지키라” 그러니까 이 두 절기는 농사와 관계된 절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은 곡식을 수확하는 계절에 추수를 감사하며 감사절로 칠칠절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포도와 올리브와 같은 과일을 추수하는 계절에 과일을 추수하여 수장한 뒤에 감사절로 수장절을 지켰습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다양한 은혜를 회상하며 절기를 통해 감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우선 자기들을 구원해 주신 은혜를 회상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다음으로 자기들을 삶을 보살펴주시고 이끌어주신 은혜를 회상하며 감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탄절을 지키며 우리를 위해 아들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역사를 회상하며 감사의 예배를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난주일을 지나며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고난당하신 우리 주님의 그 놀라운 은혜의 역사를 회상하며 감사를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추수감사절을 지나며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의 살림살이를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회상하며 감사를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주일 하나님 앞에 나아와 한 주 동안 함께 해주시고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회상하며 감사를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시 50:23을 보면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하는 사람들은 감사로 예배해야 하고 그럴 때 그 예배가 진정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또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절기를 지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매주일을 절기로 지키고, 성탄절, 부활절, 추수감사절 등과 같은 절기를 소중하게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면서 그동안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그 놀라운 은혜를 회상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2. 오늘의 결단

이스라엘 백성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하루’ 즉 1일에 대한 개념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고대 시대에 하루는 아침에 해 뜰 때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역법이 발전한 뒤로는 하루는 자정인 0시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은 해질 때부터 하루가 시작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녁 6시부터 새날이 시작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왜 이스라엘 백성은 하루를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일까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창 1:5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빛을 낮이라 칭하시며 어둠을 밤이라 칭하시니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이 말씀을 근거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하루를 저녁에서부터 시작하신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은 당연히 이런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들은 세상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하루를 정한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안식일 개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제일 처음 한 주라는 개념을 생각해 냈고, 그리고 이것을 제일 처음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기초로 만들게 된 것입니다.

창 1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실 때 엿새 동안 창조하셨습니다.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다섯째 날, 여섯째 날, 이 엿새 동안 각각 다른 것들을 창조하셔서 우주 만물 창조를 완성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이 일곱째 날에는 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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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백성은 이 말씀을 근거로 한 주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6일 동안은 일하고, 마지막 제 7일을 안식일로 지켰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처럼 이 날은 노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회로 모여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이것은 이 세상사람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개념입니다. 한 주라는 개념을 만들고, 한 주 단위로 시간의 흐름을 매듭으로 묶어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매듭 마지막 날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쉬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렇게 시간의 개념을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으로 만들어 지켰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셨고,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믿음으로 시간의 흐름을 이해했고, 절기도 지켰습니다. 그래서 절기를 지키며 다시금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자기들을 다스리시고 주관하신다는 고백입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은 절기를 지키면서 반드시 행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회개입니다. 자기들이 하나님 앞에서 저지른 죄를 회개했습니다. 그래서 절기를 지키며 속죄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결단입니다. 앞으로 더욱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겠다는 결단을 드렸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절기를 지키며 고백해야 합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왕이시라는 점을 고백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다스리시고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라는 점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신앙고백을 기초로 우선 우리의 죄와 허물을 하나님 앞에 고하며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한 것을 돌아보며 참회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겠다는 결단을 드려야 합니다.

3. 내일의 소망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절기를 지키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절기를 잘 지킬 경우 그들에게 복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신 8:1을 보면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오늘 명하는 모든 명령을 너희는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고 번성하고 여호와께서 너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차지하리라.” 광야 생활 그 험한 시절에 명하신 절기를 잘 지킬 경우 저들은 결국 가나안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리고 신 28:1 이하를 보면 또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삼가 듣고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세계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실 것이라 네가 네 하나님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면 이 모든 복이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르리니...” 앞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절기를 잘 지킬 경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열방 중에 뛰어난 백성으로 세워주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절기를 지키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약속을 재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 안에서 진정한 소망을 찾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런 소망을 찾을 수 없어도 하나님 앞에서 소망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일제 강점기의 자료를 보면서 참 많이 놀란 적이 있습니다. 3.1 운동 당시 복음화 율은 고작 1.2%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2000만 명이고, 불교인은 300만 명, 그리고 천도교인은 200만 명이던 시절입니다. 이 때 우리 기독교인은 고작 25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3.1만세운동을 주도한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민족 대표 33인 중에 16명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총독부 자료로만 보아도 교회 80곳이 파괴되었고, 8개 기독교 학교가 폐교되었습니다. 3.1운동 때문에 투옥된 신자들이 3,373명이고 그중에 목사님이 54명, 전도사님이 127명, 장로님이 63명이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보다 훨씬 피해가 컸습니다.

왜 고작 1.2%밖에 안 되는 신흥종교가 죽음을 무릎 쓰고 일제에 저항할 수 있었을까요? 한 마디로 소망 때문입니다. 저들이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드리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 약속의 말씀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소망을 갖게 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인들이 절기를 지키며 하나님 앞에 설 때에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약속의 말씀 속에서 미래에 대한 소망을 확고하게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 하는 사람들, 마음을 다하여 절기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약속의 말씀을 주십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수 1:9)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11).

예배드리며, 절기를 지키며 이런 약속의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약속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다시금 소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담대하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절기를 주셨습니다. 주일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절기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절기를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절기를 기억하고 잘 지켜갈 때 우리는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가 절기를 지킬 때 우선 지난 날 베풀어주신 은혜를 회상하며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를 다스리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새 삶을 결단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다시금 소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