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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여호와의 증인 러시아에서 활동금지 판결
"극단주의 불법 종교… 부동산 등 모든 재산 국고 귀속"
2017년 04월 22일 (토) 10:38:23 김정언 기자 skm01_@daum.net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러시아 연방 대법원이 국내 여호와의증인(여증, 공식명칭 워치타워 성서책자협회, JW)을 "극단주의 불법 종교"로 낙인 찍고, 모든 처소의 모든 활동을 전면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 몇 달간 진행돼온 재판과 심리를 모두 마무리한 20일 저녁, 여증에 속한 부동산을 비롯한 모든 재산을 국고로 귀속한다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유리 이바넨코 대법관은 "본 대법원은 러시아 법무부의 기소 내용을 받아들여 '러시아 여호와의증인 행정센터' 조직체를 극단주의자로 간주해 이를 제거하도록 하고 러시아 국내활동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지난 10년간의 여증 관련 조사기록을 요약한 43개 문서철을 검토했다.
 
   
▲ < 사진 1 > 러시아 대법원의 야경 ⓒCTV
대법원 판결은 러시아 연방정부 법무부의 기소에 따른 것으로, 한 (등록)종교단체 전체가 통째로 불법화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언론 인테르팍스 통신은, 여증은 "민권과 공중질서, 공중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법무부측 스베틀라나 보리소바 변호사의 말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여증 본부인 '행정센터' 등 산하 395개의 회중('왕국회관') 및 기구들이 향후 모두 압류/폐쇄되어 (자체추산)17만5천여에 달하는 신도들이 갈 곳을 잃게 됐다. 또한 앞으로 산하 신도가 문서 배포 등 포교 행위와 회집 등을 할 경우, 검찰의 형사 기소와 3만~60만 루블(약60만원~1200만원)의 벌금형 및 6~10년의 징역형을 부과받을 위험에 놓이게 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여증은 2007년부터 최소 8개 왕국회관들이 지방법원에 의해 폐쇄됐고, 95개 출판물이 금지된 동시 연방 극단주의 문서 목록에 올랐다. 여증측 성경인 신세계역(NWT)이 다른 교파의 성경해석보다 우월하다는 인상을 준 탓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올해 2월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증 행정센터에 대한 지중 조사를 예고없이 시작한 결과, 본부가 이미 폐쇄된 지부들에게 계속 자금지원을 해왔고 금지 문서를 아무 변동없이 계속 배포해 온 사실이 발각됐다. 그러나 여증측은 후자 혐의를 극력 부인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모든 여증활동을 중지시키고 3월 15일 공식 기소했다.
 
여증측 변호팀은 그러나 이에 불복해 즉각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할 뜻을 비쳤다. 야로슬라브 시불스키 러시아 여증 대변인은 "이런 식의 진전에 크게 실망했다"며 "우리의 향후 종교활동에 대한 영향이 깊이 우려된다"고 소감을 표했다.
 
시불스키는 또 이메일에서 "이번 판결에 대하여 항소할 것"이라며 "평화 종교 단체로서의 우리의 법적 권한을 방어하여 조속히 완전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변인인 세르게이 세레파노프 씨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증의 종주국인 미국은 이번 판결 전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주 스포케인의 덕 하디 여증 대변인은 "우리를 탄압할 것이라면 다른 종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시사했다. 국내외 여증의 신도들 (자체추산) 800여만명은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호소편지를 보내는 등 항의 활동을 펼쳤으나 무위에 그쳤다.
 
로버트 워런 국제 여증 대변인은 러시아 여증들이 법 규정대로 왕국회관에 문서를 비치하지 않고 있었으나 정부 관리들이 정부 감사 전 행정센터에 문서를 들여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관련 증언을 막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 사무소는 21일 러시아 대법원의 이 판결이 "여호와의증인의 순수 예배 행위에 대한 형사 기소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성명을 냈다.  모게리니는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유럽연합 회원국이자 유럽인권기구 소속국이기도 하다.
 
모게리니 사무소는 성명에서  "여호와의증인도 다른 모든 종교단체들처럼 러시아의 국제적인 약속과 국제 인권 표준은 물론 러시아연방 헌법이 보장한 대로 막힘 없이 평화롭게 회중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의 국제인권감시기구(HRW)의 레이철 덴버 유럽/중앙아시아 담당관도 이 판결이 "러시아 내 종교자유 및 집회자유에 대한 끔찍한 타격"이라고 규탄했다.
 
러시아 여증은 다른 국가의 여증들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군 입대와 선거 문제, 입원시 수혈 문제, 정부 권력에 대한 입장 등에 있어 의혹을 사던 차, 근래 점증해온 정부와 정교회 신도들을 비롯한 뭇 여론의 압박을 받아온 몇몇 종파들 중의 하나이다. 러시아 정부는 여증의 출판물 일부를 극단 서적 목록에 포함시켜 금지해 왔고 여증의 자체 성경인 '신세계역(NWT)' 러시아어 판에 대한 재판도 현재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테러와 연계된 종교극단주의와 맞싸운다는 명목 아래, 국내 종교집단 관련 법령인 '야로바야' 법을 지난해 발효시키면서 여증을 비롯, 몰몬교, 오순절교, 복음주의 교회 등 소수종교의 활동에 대한 집중 단속을 강화해 왔다.
 
26년전 소비예트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옛 차르(황제) 치하에서 권력을 향유했던 러시아 정교회 시대가 다시 꽃피어 현재 다수종교로 모든 물권과 신도들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1997년 통과된 '정교회기독교법령'은 정교회와 이슬람교, 유대교, 불교를 '4대 전통종교'로 공인한 바 있다.
 
야로바야 법은 정교회의 강력 지지를 받고 있어 이들 소수종교에 대한 간접 '박해 수단'인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대로 로마 가톨릭교는 공적으로 별 금지 없이 허용해 놓고 있다. 소수 종교에 대한 압박은 야로바야 법 이전에도 지속돼 왔으며 이에 대한 소수종교측 불만이 커지자 오히려 부담과 내용을 확대한 것이 야로바야 법이다.
 
미국 유타주의 몰몬교(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주도 지난해 7월 야로바야 법에 관한 성명을 내걸고 이 법이 러시아내 몰몬교 포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통교회가 이단시해온 여증은 지난 1872년 미국에서 창교된 이래 세계 곳곳에 교세를 늘려왔으며 러시아의 경우 무신론 시대인 소비예트 시대 때도 이미 정주해 있었다.
여증은 옛 소비예트에 소속됐던 다른 군소 국가에서도 문제시돼왔다. 4월초 카작스탄 수도인 아스타나의 60세 여증 신도는 국내 안보당국으로부터 "종교간 인종간 합일을 해치는" 사상을 선전한다는 혐의를 받아, 기소될 경우 최다 10년 구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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