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섭 목사 /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 가족관계연구소장, Ph.D.

▲ 정동섭 목사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구원파 유병언 ‘목사’가 도피함에 따라 전 국민을 수사탐정으로 만들었던 일도 그가 2014년 6월 12일에 백골화 된 시체로 발견됨으로써 잊혀지고 있는 듯하다. 다만 3년의 세월이 흘러 세월호가 인양되었고, 아직 수습되지 않은 9명의 시신을 찾아야하는 일에 관심이 쏠려 있다.

3년 전, 유병언의 죽음을 보며 전도서의 말씀이 스쳐지나 갔다. “악한 일에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않음으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 ... 어떻게 왔든지 그대로 가리니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가 저에게 무엇이 유익하랴”(전 8:10: 5:16). 거짓 선지자 유병언의 잘못된 신학과 그릇된 가치관, 자기도취적, 반사회적 성격과 탐심을 일갈하는 말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뉴욕타임스는 “부패 위에 건설한 제국의 비극적 몰락”이라는 말로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사망을 보도하였다.

나는 32명의 생명을 앗아간 오대양 사건과 300명 이상을 수장한 세월호 참사에 유병언이 관련되어 있음을 줄기차게 거론해 왔다.

유병언이 처음 대구에서 ‘복음전도’를 시작하던 1960년대만 해도 그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유 ‘형제’라고 불렀다. 사람을 만날 때 무릎을 꿇고 대화했으며 식사 때나 모임을 인도할 때 기도를 했던 사람이다. 어느 집단의 이단성이 드러나는 데는 15년이 걸린다고 한다. 내가 군인으로서 대구로 배치되어, 대구 ‘칠성예배당’으로 찾아갔을 때만 해도 유병언과 권신찬의 이단적 본색은 아직 드러나기 전이었다.

고등학교 출신으로 정통교단의 신학공부를 한 적이 없는 유병언은 1973년 자체적으로 목사안수를 받아 목사가 되었다. 극동방송에서 설교하던 권신찬 목사의 사위 유병언이 방송부국장에 오르면서 1970년 초 그들의 이단성은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통교회의 제도(장로, 집사)와 예배형식, 주기도, 주일성수, 십일조, 금식, 새벽기도, 통성기도, 철야기도, 주기도, 축도를 비방하는 설교로 청취자들을 경악하게 하였다. 정통교회에서 행하는 것들을 율법과 종교로 규정하고 율법과 종교에서 해방 받는 것이 구원이라고 가르쳤다. 당시 방송국을 운영하던 팀선교부에서는 이들의 이단성을 뒤 늦게 확인하고 12명의 구원파 교인을 일시에 해고하였다.

이때부터 유병언은 모임의 구심점이 없어졌다며 교인들의 헌금으로 부도직전 회사를 인수하여 봉제산업에 손을 대기 시작해, 낮는 임금과 공격적 수출실적으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하였다. 5공 정권의 전경환을 가까이 하면서 기업인으로 활약하였다. 그는 1980년대에 들어서며 유람선 사업, 스쿠알렌을 비롯한 제약사업, 유기농 식품, 자동차 부품, 페인트, 컴퓨터 모니터, 최근에는 영상 미디어 산업에도 관여했고, 자연보호를 빙자한 녹색회도 등장했고, 엄청난 양의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민정당 모범당원이기도 했고, 레이건대통령 방한 당시 경호를 지원하기도 했다.

1996년 “종교를 빙자한 상습사기범”으로 4년을 복역하고 나온 후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여전히 경악스러울 정도의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그와 그 가족 그리고 구원파와 관련하여 무려 50개가 넘는 계열회사 등에 수천억원대 재벌이라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나는 “이 사람은 하나님으로 자기 힘을 삼지 아니하고 오직 그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제 악으로 스스로 든든케 하던 자라 하리로다”(시 52:7)는 말씀이 유병언의 삶을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당장 배에 탄 사람들을 구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제일 먼저 빠져나온 무책임한 선장과 선원들의 행동에 분노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참극이 유병언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평소 자기가 벌이는 “하나님 사업을 의논하는 것이 바로 기도이며 예배”라고 가르쳤다. “(구원파) 교회로 말미암지 않고는 구원받을 수 없다.” “빌리 그래함이나 한경직 목사는 구원받지 못했다.” “구원은 개인이 받지만 신앙생활은 교회가 한다.” “일단 죄사함의 복음을 깨달아 구원을 받으면 어떻게 살든 천국에 간다.” “구원파 안에 붙어있는 자만 예수 재림 시에 들림을 받는다.”는 전혀 비성경적인 교리로 교인들의 충성심을 유도했다.

사람은 믿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생각은 결과를 가져온다. 바울이 초대교회 목회자 디도에게 썼던 편지가 생각난다. “저희의 입을 막을 것이라. 이런 자들이 더러운 이득을 취하려고 마땅치 아니한 것을 가르쳐 가정들을 온통 엎드러치는도다”(딛 1:11).

구원파는 이런 유병언의 잘못된 사상에 따라 기도와 금식, 예배를 전면 부정하며, 사도신경, 주기도, 축도를 거부했다. 사도 베드로(벧후 2:10)가 예언한대로 유병언은 당돌하고 고집이 세며 집요하게 목적을 추구했다.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기독교복음침례회 구원파는 기독교란 이름으로 위장하여 사회에 폐해를 끼친 사교집단”이라고 규정하였다. 구원파는 (정통 침례교, 기독교한국침례회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기독교도 아니며, 전혀 복음적이지 않으며, 침례교적이지도 않다. “경건을 돈벌이의 재료로 생각하는 자들”(딤전 6:3-5)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종교를 빙자한 상습사기범”. 유병언은 거짓의 사람이며 사기꾼이다. 그는 상습적으로 진실을 부정하고 부인하며 투사했다.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있으면서도(고 박순자 자금책이 거액을 모금해 유 사장 통장에 입금한 증거가 있는데도) 계속 오대양과 구원파는 관계가 없다고 하고,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의 배후 인물이면서도 이를 부인하고 사건이 일어난 날로부터 꼭꼭 숨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도피하다가 비극적 종말을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병언 측은 ‘대부분의 재산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만든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교주로 추앙받은 바도 없고 목사도 아니며, 정통기독교에 구원이 없다거나 개인 및 공중기도와 찬양을 부정한 바 없다’고 딱 잡아 떼고 있다.

정상적인 종교인이라면 최소한 도의적 책임감이라도 느끼고 세월호 희생자에게 진정성 있는 애도를 표명하고 이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주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너희는 열매 없는 어두움의 일에 참여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하라. 저희의 은밀히 행하는 것들은 말하기도 부끄러움이라. 그러나 책망을 받는 모든 것이 빛으로 나타나나니”(엡 5: 11-13)라는 말씀에 비추어 보면 이들은 거짓의 아버지 사단의 조종을 받는 집단이 분명하다. 빛의 자녀라면 모르쇠 하고 속이는 짓을 상습적으로 하지 않는다.

유병언의 직함은 ‘세모그룹 전 회장’으로 불린다. 세모는 한강유람선 사업을 했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정원이 220명에 불과하던 세모 한강유람선에 600명까지 태운 적도 있다. 선장으로서 수차례 안전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유 회장의 지시를 뒤집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는 증언이 있었다.

세월호의 침몰은 무리한 증축과 과적, 고박 부실로 복원력을 상실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 구원파를 탈퇴한 A 씨는 “유 회장의 배를 불리기 위해 이들이 무리한 여객선 증축과 과적을 거듭한 결과가 대참사로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이 모든 게 가능했는가? 신학적으로 무지한 유병언의 엉터리 성경해석과 정권과의 유착, 교인들에 대한 저임금노동착취가 만든 결과다.

구원파가 보호하려고 애쓰던 유병언은 탐욕으로 뭉쳐 타인의 고통을 배려할 줄 모르는 자기애적 성격장애자이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할 줄을 모르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자였다고 본다. 범죄전문가는 그를 “양복 입은 뱀”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수학여행 비용을 줄이려고 세월호에 탑승한 아이들이 유병언 회장 일가의 부도덕과 치부에 희생된 사건” - 이것이 바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세월호 침몰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1987년 오대양 사건을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여론이 많다. 세월호 사건 직후 유병언은 100억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었다. 정부는 그가 부정하게 모은 재산들은 환수하여 세월호 인양 비용에 보태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기쁜소식강남교회 박옥수 씨도 가짜 만병통치약 또별 주식사기 사건으로 신도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혀 검찰로부터 9년형을 구형받았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최근 사이비종교 신천지 신도 수백여 명이 모 정당의 당원으로 가입한 것이 문제된 적이 있다. 집단으로 움직이는 사이비종교는 대선주자에게 득표수단으로 미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만명이 안증회, 신천지, 단월드, 구원파 등 각종 이단 등에 빠져 있다. 이들은 대선주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대선주자들은 가정파괴로 사회질서를 교란시키는 사이비종교와 유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여야 할 것이다.

또 이단은 방대한 자금을 이용하여 소송 전을 벌이며 이단전문가들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과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도 있다. 새 정권의 검찰은 이런 불신을 일신하고 이단집단의 교주들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철저히 수사해 그가 책임질 부분에 대해 엄벌함으로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인간 교주를 신격화하여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하며 인간의 약한 심성을 이용해 신도들을 영적․정신적․육체적으로 착취하고 가족관계를 무너뜨리는 모든 이단사이비단체들을 규제할 수 있는 사이비종교특별법의 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반대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기본인권을 유린하며 가정을 무너뜨리는 자유까지 허용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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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유병언 전 회장 및 기독교복음침례회 관련 반론보도문 ]

본 인터넷 신문은 2017년 4월 17일 ‘이단&이슈’면에서 ‘3년 전의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고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와 관련된 기고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고 유병언 유족 측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고 유병언 전 회장이 세모 한강유람선의 정원 초과 승선을 지시하거나 사업장에서 노동 및 임금착취를 한 바도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기도나, 금식, 예배, 축도를 전면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않으며, 율법과 종교에서 해방 받는 것이 구원이라는 교리가 없고, 사도신경의 내용을 기본 교리로 삼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의 책임 규명은 아직 진행 중이며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