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종 선교사 / 디르사어린이선교회 대표

▲ 김희종 선교사

삐용~ 삐용~.

모든 차가 길을 내주는 일이 멋져 보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앰뷸런스. 비상 신호를 내며 달립니다. 그 차 안에 내용을 알면 아이들은 무서워 울지도 모릅니다.

만화처럼 보았던 내게 일어난 이 일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크고 작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달려오는 차에 내가 태워져 있는 겁니다. 키가 크고 눈이 파란 두 사람의 보호를 받으며 누워있는 채로 난 실렸습니다. 구토와 열, 옆구리 통증으로 아침부터 아픈 것을 참고 견디다 결국 구급차에 실리고 말았습니다. 나의 의견과 관계없이 내 온몸은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원래 소화제도 감기약도 안 먹고 살아온 내게 아주 낯선 일입니다.

23명의 국내외선교사 컨퍼런스에 현지인 강사들을 모시고 성심성의껏 강의한 하나님의 사람들과의 미팅 마무리까지 끝낸 이 시간에 일어난 사건은 내게 무슨 의미를 주시는 것일까…? 오신 분들이 모두 아이 같은 마음으로 흥분돼 나도 함께 어린아이처럼 즐거웠던 일이라 피곤하지 않았었습니다. 내가 어린아이 사역자라 그런가 모두 아이 같은 마음으로 흥분해 나도 함께 놀았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나 잘하시는 하나님의 일이라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편인 내 몸의 리듬이 깨졌는지 모르는 채 미련하게 무조건 달렸다고 어렴풋 생각했습니다. 2주 후 다시 현지 사역자들과 만나기로 하고 1주 남겨놓은 지금, 날 구급차에 하나님은 때려눕히셨습니다. 아무와의 대화도 할 수 없는 사투를 벌이는 고통 가운데 실려진 난 마른 막대기입니다.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큰 병원으로 실려 가는 도중 스스로 호흡할 수 없이 몸의 기운이 멈춰가는 듯했습니다. 이미 산소통이 내 호흡기에 끼워진 상태로 헐떡인다고 생각됐습니다.

▲ ⓒ제공 : 디르사선교회

내 인생에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 그냥 갈 때가 아니니 정신 차릴 때라고 잠을 깨우듯 스치는 생각에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이번 컨퍼런스에 전했던 이 말씀이 내게 돌아와 이제 날 살리는 일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빛이신 하나님을 부르며 가물거리는 의식 속에서 내 영은 빛의 하나님! 살리시는 하나님! 모든 장기의 기능을 가동하고 계신 하나님을 선포했습니다. 내 영은 내 육을 살려내느라 숨을 쉬고 있는지 멈추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소멸하시는 영이신 십자가 예수님을 선포하며 어둠을 물리치고 있었습니다. 빛으로 지어진 내 몸에 산소를 발생시켜 주시는 임상실험이 내 육체에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숨을 쉬고 있다고 느껴졌을 때 내가 회복되고 있다고 기뻐하는 구급요원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빛의 말씀은 내 육체 안에서 살아 운동하며 어둠 쫓는 빛의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난 드디어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고 급히 입힌 노란색 셔츠 때문에 더욱 창백해 보여 간호사와 의사는 나의 안색을 체크하며 각종 검사가 진행했습니다. 하얗게 질린 두 딸을 보니 나보다 더 환자 같다고 느껴져 미안하고 안쓰러웠습니다.

하나님의 전적 치료는 결국 검사결과 ‘Fine’이라 진단을 받고 기운은 없지만, 씩씩하게 병원을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종합검진을 한다고 하면 혹시나 병이 발견될까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하나님은 누운 채로 모든 검사를 완료해 주셨습니다.

하늘에 짙은 회색과 붉은색으로 어우러진 저녁 하늘을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을 만드신 하나님께 말할 수 없는 감사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엄마 때문에 하루가 길었을 큰딸에게 물었습니다. “병원비 많이 나왔니?”

“모두 무료야. 구급차로 실려 온 응급 환자는 모두 무료! 구급차비 외엔!”

휴~ 감사!

아… 그렇게나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온종일 체험하고도…. 한심스런 내 질문에 내가 기가 막혔습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삶이건만….

내 방 침대 위에 드리운 아늑함. 영원히 감사 속에 살다 감사를 남겨주고 가고 싶다고 기도드리며 지금도 어둠 속을 뚫고 갈 감사를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