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종 선교사 / 디르사어린이선교회 대표

[ 이 글은 디르사선교회 대표 김희종 선교사의 글로, 세 아이를 뉴질랜드에 두고 한국에 오가며 어린이 선교(4세~7세)를 하는 가운데 뉴질랜드에서 한국 어머니들께 쓴 편지이다. / 편집자 주 ]

▲ 김희종 선교사

사람들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멀고 먼 여행. 비행시간 38시간, 27시간을 타고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3박 4일 걸려 뉴질랜드에 먼 곳 선교사님들이 옵니다. 보이지 않는 생명의 주인에 이끌려 하나님의 소리 따라 이곳까지 찾아옵니다. 사람을 만나러 오는 일이 아니라 올 수 있나 봅니다.

뉴질랜드 디르사 컨퍼런스 2017을 개최하라는 하나님의 신호를 받았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내 일처럼 안 된다고 불평합니다. 영어도 안 돼, 운전도 안 돼, 이 동네도 몰라 안 돼, 아는 사람 없어 안 돼,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교회 사람이 낯설어 안 됩니다. 모두 안 됩니다.

그러나 매번 말씀 시간에 외쳤듯이 예수님을 보내신 이유는 안 되는 내 삶에 되는 예수님을 증거했습니다.

마음에 품은 말씀이 살아서 운동해야 입에서 나간 말씀이 참말이 됩니다. 내 안에 예수님이 나타나셔야 참말이 됩니다. 육신의 생각은 모두가 안 됩니다. 그러나 영의 생각은 됩니다.

이 일을 왜 시작했던가 순간 후회가 됩니다. 하룻밤에 더블룸 사용료가 $100, 싱글룸 $50인데 무엇으로 20여 명을 감당할 것이며 음식, 차량 비용, 사람, 모두 안 되는 이곳에서 동역자라곤 우리 아이들 셋인데 어쩌자고 입을 벌렸던가….

어쨌든 예배 중에라도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교회 맨 앞줄에 앉은 할머니가 찬양에 맞춰 탬버린을 흔들고 계십니다. 손놀림 솜씨가 예사롭지 않게 보입니다. 안 되지만 되는 말로 “Wonderful! Beautiful!” 하며 칭송을 했습니다. 탬버린 60여 년 역사를 열심히 설명하십니다. 안 들리는 영어지만, 적당히 끄덕이면 됩니다. 늘 그랬듯이 나보다 더 힘센 분의 신경작용은 안 되는 말이 되는 말로 들리게 하나 봅니다.

매주 화요일 여성강의 때 탬버린 가르치는 일이 이어지며 컨퍼런스가 되어 갑니다. 아무 일도 못할 것 같은 84세 노부부로부터 낯선 외국 교회는 선교사님들을 모실 숙소와 식사 섬김을 도맡습니다.

모두 안 되지만, 서서히 하나님의 일로 보입니다. 나도 점점 되게 하시는 하나님께 매달려집니다.

믿음은 안 되는 일을 되게 하시는 말씀을 증거 받으며 근신하게 합니다.

내 안에 말씀이 생명 되어 나와 상관없이 크신 하나님의 솜씨로 일을 만들어갑니다. 마치 숨어있던 내 안에 생명이 소리 없이 자라나며 종자의 형태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안 된다는 거짓말들이 깨트러지는 소리와 함께 참말이 운동합니다.

안 되는 영어로 되는 말을 만들어 가시려 희한하게도 이제껏 영어공부는 확실하게 피해주십니다. 보이지 않는 피를 나눈 하늘 형제는 서로 안 되는 말로 회의를 하며 강습회 스케줄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안 되는 일 중에 가장 큰일은 이번에 나올 내 책의 원고를 가지고 이곳 사람들이 강의하는 일입니다. 말 되는 우리나라 사람도 소화가 잘 안 돼 강습회 때마다 애를 먹는 일입니다. 내 작은 믿음은 또 바닥을 보입니다. 내가 준 토픽이 이제까지 전혀 예상치 못한 ‘속이는 몸, 공감과 반감, 청각영상, 생명의 속성’입니다. 이들도 안 될 겁니다. 복음 내용을 충분히 소화해낼지, 전문용어가 가득 든 내용이 제대로 통역 될지…, 또 ‘안 돼’가 머리에 얹어집니다.

그러나 정말 낯선 이들은 안 된다 안 하고, 되는 일로 전제하며 움직입니다. 철두철미한 이곳 사역자들의 준비과정을 나도 배우며 ‘십자가 외에 자랑할 것이 없다’는 진리의 말씀을 머리에 얹고 되어갑니다.

인종과 문화, 지역과 말이 달라도 예수님의 보혈은 몸을 이루며, 됩니다. 뉴질랜드 국기와 우리나라 태극기를 함께 달고 강습회 오픈 예배는 됐습니다.

낮과 밤을 가진 나는 안 되지만, 그림자도 없으신 분, 피 흘린 사랑의 예수님은 됩니다. 안 되는 나를 쉬게 하시고 되시는 예수님을 하나님 보내주셔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