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오늘날 교회 안에서 테크놀로지가 중시된 나머지 점차 종교화되고 있다고 언론인 짐 데니슨 포럼의 데니슨 박사가 경고했다. 확실히 우리들 교회에서는 실제로 이런 현상이 발견되곤 한다. 이를테면 예배보다도 핸드폰에 더 신경 쓸 때가 있다. 테크놀로지를 구사하는 다양한 주변 도구에 더 성실하느라 정작 하나님께 대한 마음가짐은 소홀히 하기 쉬운 우리다.

샌프랜시스코 소재 교회 건물인 '해크 템플'의 창설자는 "우리가 믿는 테크놀로지 주변에다 새 종교를 구축할 때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1912년에 건립된 해크 템플은 지난 80년간 예배 처소로 사용돼 왔다. 한때는 중국어를 말하는 미국인들을 위한 영어학교로 사용됐었고, 지난 11월엔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를 지낸 파벨 셔카신이 700만 달러를 들인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통해 테크놀로지 창안자를 위한 이벤트 센터로 꾸미고 있다.

새 해크 템플은 완공되기도 전 지난 달 첫번째 TEDx 행사를 치렀다. 3월중에는 댄스파티를 열기도 했다. 멘토와 소그룹을 위한 모임의 공동 작업공간이 돼가고 있다. 애당초 예배당 시절에 있었던 오르간에는 '헬로 월드'라는 네온사인이 붙어있다.

데니슨 박사는 셔카신의 이런 움직임은 오늘날 당연해지고 있다며 이제 테크놀로지는 세계 수 천만 내지 수 억명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왜 그런가?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종교(religion)'항을 보면, '종교'의 정의는 대강 다음과 같다.

* 종교적 집단(order)에 속한 상태, * 특정 종교적 집단 또는 종파 · 종단 · 교파, * 종교적 생활에 헌신된 사람들 * 특히 영적 또는 물질적인 향상을 성취해가는 도구로서 하나의 생활규범 양태를 정의하는 시스템.

위의 문구에서 '종교적, 종교의'를 '테크놀로지적'으로 대체해 보면, 우리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범주에 해당한다. 그들은 특별히 테크놀로지와 창의, 발명에 초점을 둔 사회의 한 소집단인 '테크 종단'에 속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특정 테크종단에 가입하고, SNS 교류를 위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선호한다. 그들은 테크놀로지컬한 생활에 너무나도 올인하고 헌신된 나머지 그것이 그들의 존재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사회의 한 소집단인 '테크 종단'에 속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pixabay.com / skeeze / space-telescope-532989_640

예컨대 뉴욕타임즈는 최근 브라이언 빅놀트(35)라는 한 비디오 게이머의 죽음에 관해 보도했는데, 세 자녀의 아빠인 그는 소원성취재단(MAWF)을 위한 자선기금마련 차원으로 게임전용 사이트 트위치에서 '탱크계'라는 전쟁 비디오 게임을 마라톤을 뛰다시피 온라인으로 스트리밍(연속재생)하다 숨졌다.

그는 "너무 피곤해 뵌다. 이젠 가서 자라."는 친구들의 조언에도 22시간 쉬지 않고 게임을 하다 당일 집에서 죽어갔다. 또 한 명은 사흘 동안 온라인 게임을 '폭식'하다 사망했다. 이와 비슷한 사태가 한국과 대만에서도 이미 일어났다.

테크놀로지 종교에 헌신한 사람들은 이처럼 나름의 '생활규범'을 계발해 하루를 자신의 기구로 시작하고 마친다. 테크놀로지를 뺀 그들의 삶은 삶이 아닌 셈이다. 데니슨은 "만약 딴 행성에서 온 외계 방문객이 그들을 본다면 종교라 부르지 않겠는가?"라고 묻는다.

그렇다고 모든 테크놀로지를 단죄할 필요는 없다. 오늘날 세계 각처의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빨리, 더 폭넓게 복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거대사역은 테크 플랫폼을 통해 그리스도를 전하는 글로벌 미디어 아웃리치(GMO) 같은 사역체가 있어서 가능해졌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데니슨은 도구와 용도를 확실히 구분할 것을 신자들에게 제언한다. 즉 도구는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며, 도구 자체가 목적이어선 안된다는 것. 천지창조 당시 하나님은 모든 물질을 더 큰 영적 목적을 위해 섬기게 하려고 지으신 것이지, 그것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았다.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움은 바로 창조주이신 그 분에게 우리가 주목하도록 우리를 이끌어준다(시편 19:1)는 데 있다! 여호와는 의인 욥이 고유한 모습으로 태어난 자기 자신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을 때, 창조의 신비한 위엄을 보여주려고 악어의 위용을 예로 드셨다(욥기 41장). 주님의 계획 속에서 모든 임시적인 요소들은 영원한 대상을 섬기며, 인간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

데니슨은 묻는다. 우리의 원수는 어떻게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유혹하고 있는가? 그런 반면,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셔서 우리의 예배와 사역을 구비하고 강화하게 하시는가? 예수님은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테크놀로지의 주님이라고 말씀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