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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종 모정편지 ] 미련한 절약
2017년 03월 15일 (수) 23:33:02 김희종 선교사 tirzahtrust@hanmail.net

김희종 선교사 / 디르사어린이선교회 대표

[ 이 글은 디르사선교회 대표 김희종 선교사의 글로, 세 아이를 뉴질랜드에 두고 한국에 오가며 어린이 선교(4세~7세)를 하는 가운데 뉴질랜드에서 한국 어머니들께 쓴 편지이다. / 편집자 주 ]

   
▲ 김희종 선교사

우리 동네 기름 값은 1리터당 1.76달러입니다. 비싼 기름 값을 드려 43km를 달려 Boxing Day 세일에 참여하기 위해 갑니다.

몸에 익힌 절약은 자족함을 주어 감사를 풍성하게 하던 터라 긴 시간을 드려 쇼핑 가는 일은 소풍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모처럼 파란 하늘에 흰 구름과 맑은 공기를 누리며 약간 들뜬 기분이 됩니다.

산모퉁이에 텐트를 친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연말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녹색 푸르름 속에 살면서도 더 숲속을 찾아가는 이들은 뭘 바라는 걸까? 아파트와 빌딩숲의 한국 생활에 젖은 내겐 집주변의 자연만 해도 넘치는 감사를 주는데….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어쨌든 우린 세일 품목을 검토하고 달렸습니다.

Boxing Day는 성탄절 다음날 하인들과 소작인들에게 성탄 선물을 상자에 담아 나누던 전례로 이젠 상점들의 재고를 없애기 위해 대규모 할인 판매를 합니다. 어쨌든 싸게 산 물건 값으로 1시간 달리는 기름 값이 충분히 보충될 것이라 계산돼 나름 기대하며 마음 편하게 기름 값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막상 쇼핑센터 안은 평소와 별 차이가 없어 내 삶의 속셈이 뭔가 들킨 듯해 내심 쑥스러웠습니다. 한국에서 오실 손님들을 위해 필요한 물건이 대량 구입해야 했지만, 왠지 내 계산적인 삶에 주눅이 듭니다.

머리 노랗고 파란 눈의 사람 중에 흔치 않은 동양사람이 싼 물건만 사러 쫓아다닌다고 할까 봐 다소 신경이 써져 가능한 한 느긋하고 침착하게 침대 시트며 화장지를 50%~60% 세일 가격으로 삽니다.

누구나 계산해서 쓰는 생활비를 가지고도 저렴한 가격의 생필품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곳 사람들의 생각을 짚어보게 됩니다. 우리의 추석이나 설날 같은 이들의 부활절과 성탄절은 큰 명절입니다. 온 가족 친지가 모여 가족들과 내적교감을 주고받으며 쌓였던 삶의 긴장을 풀고 다음 시간들을 운영하기 위해 “쉼”을 나눕니다. 삶을 힘 있게 살아나가기 위하며 최대의 여유로움을 채우려 돈보다 시간을 귀하게 여긴 현명한 사람들입니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타인과의 관계를 소중하고 신중하게 여기며 서로의 시간을 관리합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주관하고 계신 하나님 앞에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일은 헛수고이지만,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이도 사랑할 수 없을 겁니다.

어쨌든 난 이웃을 위해서 즐겁게 실속 있는 쇼핑을 했다 싶어 나름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절약의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쇼핑센터 근방에 있던 주유소 기름 값과 우리 동네 기름 값이 몇십 센트나 차이가 난다고 아이들이 이야기합니다. 어느 틈에 기름 값 숫자를 읽어 기억했나 싶기도 하고 빨리 돌아가고 있는 머리가 맘에 안 듭니다. 물건 값과 품질을 비교하며 쇼핑한 일도 피곤했는데 자동차 안에서 기름 값 계산을 한 아이들에게 은근히 화가 납니다. 창밖을 보며 그윽하게 동양과 서양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던 내 기분과 좀 부딪칩니다.

이미 우리 삶의 계산은 예수님께서 끝내놓으시고 계산 못 할 삶을 우리에게 주지 않았던가! 절약이 윤택한 삶을 위해서라면 쉼도 함께 그 안에 계산돼 있어야 할 거라고 이어 봅니다.

   
▲ ⓒ제공 : 디르사선교회

내게 절약의 의미는 지혜로우신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사는 그것만이 나그네 인생에 열매라고 생각됩니다. 때로 비싸게도 싸게도 물건을 사지만,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모든 이를 공평하게 대해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간간이 했던 내 계산은 내가 만든 나의 덫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풍성을 주고 싶으신 예수님 교회 안에서도 오히려 절약전략을 뛰어나게 하는 믿음의 훼방자를 늘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따라 ‘내게 와서 쉬라’는 말씀이 묵상되며 예수님 생각은 “최고의 절약”을 만들어 주신다고 믿어집니다.

주유 펌프의 기름 한 방울을 위해 자동차 주유구를 치는 소리가 각박한 삶을 소리쳐대는 것 같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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