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성 교수 /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낙후된 체계·시설로 비리단체 오해 자초
과학적 욕구조사·치밀한 기획수립 시급
시혜차원 넘어 사회복지 선도역할 해야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근대화 과정에서 기독교의 역할과 기여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복지분야는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데 기독교사회복지는 오히려 과거의 수준에 머물러 고착되어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교회와 관련되어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들은 각종 규정이나 원칙을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후원물품 모집과정에서의 비리로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다

1. 교회사회사업 책임성 위기

서구 복지국가에서는 70, 80년대 복지국가 위기기를 거치면서 거의 대부분의 조직에서 소위 책임성(accountability)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 내용은 대개 비효율성, 약한 경쟁력, 도덕적 해이, 공금 유용 혹은 착복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 오늘날 책임성은 모든 비영리조직에 있어 핵심적인 가치이며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회복지부문에서는 전국적으로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에 대해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기관과 시설에서는 책임성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복지기관의 책임성이 검증되면 자연적으로 사회복지조직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높아질 것이고, 그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 전문가들에 대한 인식도 좋아져 사회적인 후원이나 지지가 향상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평가는 사회복지 업무의 일상적인 과업으로 인정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교회사회사업은 이러한 추세에 뒤처져 있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근대화 과정에서 기독교의 역할과 기여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복지분야는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데 기독교사회복지는 오히려 과거의 수준에 머물러 고착되어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교회와 관련되어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들은 각종 규정이나 원칙을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후원물품 모집과정에서의 비리로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다.

또 오늘날 사회복지는 단순히 신앙 혹은 박애정신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간의 문제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이해, 사람을 변화시키는 전문 기술을 견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나 사회의 문제를 단순한 시혜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거나 고착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회 사회사업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책임성을 확보할 필요하다.

2. 과학적 욕구조사 필요

우리나라는 현재 이혼, 아동 및 노인 유기, 가출, 노숙, 자살, 결식아동 증가, 여기에 사회공동체적 연대감 약화, 빈곤율 증가와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한 사회병리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저출산과 수명연장으로 인한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문제의 심각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참여, 가족해체와 한 부모 가구 증가, 가족구조 변화, 직업구조의 전문화, 생활주기 변화 등으로 사회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화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양산하게 되었다. 즉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 등이 특정 장소, 특정 세대, 특정 계층에만 국한됨에 따라 사회적 격차들이 심화되었다. 또한 주5일 근무제의 본격적인 도입은 우리 사회 생활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전망이다.
이렇게 복잡한 사회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비체계적 접근은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소외계층에 대한 단순 시혜적 지원은 그들의 의존성을 높이고 자립의지를 약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외계층의 다양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회사회사업을 위해 대상자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데는 단순히 신체적 욕구 뿐 만 아니라 사회·심리적 욕구, 나아가서는 영적인 욕구까지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체계적인 욕구 파악은 대상자들에게 전인적인 서비스를 줄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어 세속적인 복지서비스보다 우수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교회가 지역사회센터로서 주민들의 욕구를 효율적으로 충족하는 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사정 혹은 지역조사가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조사 과정을 통해 타 사회복지기관들과 서비스가 중복되어 복지자원을 낭비하거나 서비스가 누락되어 소외계층이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복지서비스 조정과 계획 노력은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복지전달체계의 구축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교회와 정부, 교회와 민간사회복지기관들의 역할과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효율적 복지전달체계를 통해 주민들의 복지수준이 향상되는 계기를 만드는데 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3. 치밀한 프로그램 기획

어느 전문직이고 개입 과정에 대한 인과관계를 추론하지 못하면 책임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교회사회사업이 책임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회의 사회복지적 개입을 통해 대상자나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치밀한 교회 사회사업 프로그램기획 과정이 강조된다.

치밀한 기획은 불확실성의 감소, 합리적 기술제공, 외부의 정당성 확보, 광범위한 참여 촉진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사회문제가 복잡해짐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복지기관들은 문제의 다양한 원인들을 가정하고 철저한 개입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획과정은 서비스에 관한 전달체계 계획을 공개하고, 서비스의 목표와 수단이 공표됨으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인정과 합의를 얻어낼 수 있다.

물론 사회복지조직의 특성상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계량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지가 항상 문제가 된다.
어떠한 평가도 인간관계의 모든 측면을 측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측정하고 계량화할 수 있는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교회도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단순한 시혜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책임성을 인정받음으로써 교회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