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식 목사 / 칼럼리스트(The Way), 전 <교회와신앙> 기자

심심풀이가 주는 피해

▲ 양봉식 목사

일간지에 언제나 등장하는 고정 코너 중에 하나가 '오늘의 운세'이다. 이 코너를 보는 사람은 비기독교인만 볼 것 같지만 기독교인들도 재미 삼아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종이신문에 있던 운세가 인터넷과 핸드폰에도 등장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카카오스토리에도 '재미로 보는 # 소소한 운세'라는 것에 기독교인들도 아무런 생각 없이 클릭하고 있는 모양이다.

운세를 보지 말아야 할 가장 우선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주권이 그분께 있다. 그런데 그 주권을 하나님께 드리지 않고 운세라는 운명에 맡겨서 스스로 하나님과 하나님 되심과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구약에서 점치거나 신접하거나 무당은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무리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너는 무당을 살려두지 말라”(출 22:18).

“접신한 자와 박수무당을 음란하게 따르는 자에게는 내가 진노하여 그를 그의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레 20:6).

“남자나 여자가 접신하거나 박수무당이 되거든 반드시 죽일지니 곧 돌로 그를 치라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27).

“그의 아들이나 딸을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는 자나 점쟁이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무당이나 진언 자나 신접자나 박수나 초혼자를 너희 가운데에 용납하지 말라”(신 18:10-11).

구약에서 금한 것을 신약에서 허락되는 일은 없다. 현재 우리 사회에 있는 무당들을 죽이고 신접한 자는 죽임을 당하거나 사회에서 매장당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위해서도 피 흘리셨다. 이들 역시 구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구약의 이스라엘 공동체는 구원을 받을 자의 예표이자 그림자이다. 거룩한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없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점쟁이는 물론 점치는 행위 역시 금하시고 그것을 우상숭배와 동일하게 취급하시고 금하셨다.

“너희 중에 있는 선지자들에게와 점쟁이에게 미혹되지 말며 너희가 꿈도 곧이 듣고 믿지 말라”(렘 29:8).

“요시야가 또 유다 땅과 예루살렘에 보이는 신접한 자와 점쟁이와 드라빔과 우상과 모든 가증한 것을 다 제거하였으니 이는 대제사장 힐기야가 여호와의 성전에서 발견한 책에 기록된 율법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라”(왕하 23:24).

”네가 쫓아낼 이 민족들을 길흉을 말하는 자나 점쟁이의 말을 듣거니와 네게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아니하시느니라”(신 18:14).

여기서 눈 여겨 볼 대목 중에 하나가 예레미야의 글이다. 하나님은 선지자의 말도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하셨다. 여기에서 말하는 선지자는 사단에게 미혹된 거짓선지자들이다. 이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해서 예언을 말하지만 그것은 점쟁이의 말과 같은 것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단의 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교회에 예언을 빙자한 미혹의 영을 따라 말하는 거짓 예언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말씀이기도 하다(이 문제는 나중에 다룰 생각이다).

사단의 일에 참여하는 행위

운세 보기를 심심풀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운세를 보는 것은 사단의 일에 참여하는 일이다. 그냥 재미난 일이 아니라 사단에게 자신의 삶의 영역을 내어주고 지배하도록 허락하는 행위이다. 사단은 악을 도모하고 그것을 행하는 자이다. 어떤 악을 도모하겠는가? 그것은 죽이고 멸망시키는 일이다. 그 일을 동의하고 자신의 삶이 망가지는 것을 동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럼에서 “그까짓 것 운세 한 번 보는 게 무슨 대수인가?”라고 말하는 것은 나중에 크게 후회할 일을 만드는 일이다.

▲ 종이신문 등에 있던 ‘오늘의 운세’가 핸드폰에까지 파고들었다.

운세를 보는 일이 신접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이것은 마귀를 섬기는 일이다. 너무 쉽게 마귀에게 문을 열어주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은 영적인 무지 때문이다. 운세를 보는 일이나 부적을 소유하는 것은 강도나 도둑에게 “우리 집에 들어와 주시오.”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다. 개인적으로 이런 일을 혈육인 큰형님에게 일어난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

큰 형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던 날 형수가 내게 “삼촌 귀신이라면 지긋지긋해요.”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몰라 이유를 물었더니 형님이 사고 나기 전에 점쟁이에게 가서 50개의 부적을 산 이야기를 했다. 형수가 길을 나가 만난 형수 사촌 여동생과 점집에 가는 중이었다. 함께 동행을 요청해서 마음이 꺼림직 했지만 따라갔다. 점쟁이는 형님의 신수가 좋지 않으니 부적을 사다가 베개와 공장 등 여러 곳에 두고 하루 한 개씩 태우면 화를 면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점쟁이 말대로 그렇게 하는 중에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점쟁이 말이 옳았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어야 했다. 불신자였던 큰 형님의 가정은 점쟁이의 말을 듣고 낭패를 당했다. 사단이 사람들을 옭아매고 죽이고 멸망시키는 일을 이런 식으로 하지만 영적 윈리를 모르는 이들은 너무 쉽게 생각한다. 운세 뽑기를 재미 삼아 하기 때문에 당장에 어떤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큰 코를 다친다. 그 즉시 회개해야 한다.

운세를 뽑거나 하루 운세 보기 등도 좋은 밭에 뿌려지는 가라지이다. 처음에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결국 밭을 망치는 주범이 된다. 그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아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무당이나 신접한 자들을 공동체에서 내치던지 죽이라고 했겠는가?

전화를 통해 운세를 재미로 보다가 귀신에 사로잡힌 성도를 본적도 있다. 카카오스토리의 일명 ‘카친’에 스토리에서 어떤 그리스도인은 아무 거리낌 없이 복주는 부적이라고 올려놓았다가 회개하고 당장 내리라는 댓글이 올라온 것을 본 적도 있다.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구약에서 보듯이 그런 일은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서도 있다는 사실이다.

장래에 대한 불안이 운세 보는 이유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예언이나 운세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그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염려와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자신의 모습이나 상황을 확실히 알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미래에 대한 것을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경우가 드물다. 물론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일에 대해서는 말씀하시고 또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말씀하시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일이지 우리가 원해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구약의 예를 들어보자. 하나님께서는 요셉의 한 개인 인생에 대한 그림을 꿈을 통해서 말씀하신다. 그렇지만 요셉을 그 꿈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요셉의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지 않았다. 어떤 비전을 요셉에게 주셨지만 그것은 앞날에 이루어질 어떤 것이었다.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되고 그의 형들이 자신 앞에 와서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자신의 어릴 적에 꾼 꿈을 하나님이 어떻게 이루시는지를 깨닫는다.

물론 요셉의 생애는 구속사적 입장에서 보면 오실 메시아에 대한 큰 그림의 한 조각이다. 사단은 오실 메시아에 대한 씨를 죽이려는 거대한 음모를 꾸미지만 하나님께서는 기막히게 그것을 무효화시키고 있다. 요셉은 자신의 꿈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믿음으로 반응했다. 이것은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믿음의 행동이다. 그분은 우리의 모든 미래를 책임지시는 분이시다.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분은 함께 하신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생긴다면 요셉의 믿음의 반응을 보면 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더러 아합 왕에게 가서 비가 내리지 않고 큰 가뭄이 들 것을 선포하라고 명령하신다. 갈멜산의 전투는 그로부터 3년 반이 지난 뒤였다. 엘리야는 아합 왕에게 가서 비가 오지 않을 것을 선포한 뒤에 그 다음의 행동강령을 하나님께 곧바로 받지 않았다.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 숨어 있다가 시돈의 사르밧 과부에게 가서 몸을 숨기는 일과 다시 왕 앞에 나가 비가 올 것에 대한 전체적인 과정을 알지 못했다.

하나님은 그 때 그 때마다 엘리야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오늘날 성도들이 취해야 할 삶의 태도이다. 하나님은 항상 함께 하시지만 우리의 미래를 완전하게 보여주시지 않는다. 믿음으로 말씀에 머물러 성령의 감동을 따라 살기를 바라신다. 그것은 곧 믿음의 태도이다. 미래에 대한 염려를 하기보다 오직 믿음으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살기를 원하신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가나안 땅을 탐지 하고 난 뒤에 그 땅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다. 믿음으로는 그 땅은 이미 이스라엘의 땅이었다. 그러나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한 믿음의 여정이 남아 있었다. 우리의 미래를 미리 안다고 해서 그것이 현재에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을 얻기 위한 믿음의 걸음을 걸어야 한다. 수고하지 않는 게으른 농부는 가을에 어떤 결실도 얻지 못한다. 이것이 진리이다.

미래를 믿음으로 반응하라

사단은 교묘해서 미래에 대한 염려와 불안을 부추긴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 속한 일이다. 교회 안에서 예언의 은사를 통해 하나님의 계획을 미리 알려주신다. 하나님께서 미래를 알려주신다고 해서 그것의 성취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안 자가 믿음으로 반응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언은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드러내고 그분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언은 어떤 내용을 맞추는 것에 초점이 있지 않다. 바울이 전도 여행 중에 가이사랴에 전도자 빌립의 집에 머물렀을 때 예언하는 아가보가 예언하는 장면이 나온다(행 21:10-12). 아가보는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의 수족을 잡아 맨 다음 “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 주지라.”라고 예언한다.

아가보의 예언을 들은 사람들은 바울에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 것을 요청하지만 바울은 “여러분이 어찌하여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행 21:13)라고 말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바울도 이미 성령께서 자신이 예루살렘에서 결박을 당하고 로마까지 갈 것을 알고 있었다. 아가보도 성령님을 따라 예언을 했지만 그 예언을 들은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어떤 예언이 일어난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바울이 아가보의 예언을 듣고 반응한 사람들과 동일한 반응을 했다면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가 성취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바울은 자신을 향해 세우신 하나님의 뜻을 죽을 각오로 감당했다. 성령님을 통해 말씀하시는 예언은 점치는 것과 다르다. 그것은 개인의 어떤 일을 맞추는데 초점이 있지 않다. 그러나 점치는 일이나 운세를 길흉화복에 초점이 있다. 그것들은 일부 맞는 것도 있지만 사단의 속임수를 위한 전술이다.

성경은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마 6:34)라고 말한다. 비록 예언이 일어날지라도 우리가 살아야 할 날은 오늘 현재이다. 항상 동행하시는 하나님에게 “동행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결례이듯이 미래에 대한 염려도 그쳐야 한다.

“아들 디모데야 내가 네게 이 교훈으로써 명하노니 전에 너는 지도한 예언을 따라 그것으로 선한 싸움을 싸우며”(딤전 1:18).

이 말씀처럼 우리에게 있는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운세를 따라 사단에게 메이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