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식 목사 / 칼럼리스트(The Way), 전 <교회와신앙> 기자

▲ 양봉식 목사

정부가 지난 12월 19일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결과’ 중에서 ‘종교부분’에서 기독교 인구가 967만으로 집계되어 761만의 불교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 성장과 침체기를 가져온 기독교와 달리 불교 인구가 증가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2015년의 기독교 인구의 증가를 두고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이 결과에 대해 의문점을 가진 이유는 기독교의 교단의 성도의 증가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기독교 인구를 늘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계수한 성도의 수와 인구주택총조사의 성도의 숫자의 차이는 200만 정도이고, 200만 정도 차이가 난다는 분석들이 더해졌다.

목회연구소는 200만의 차이가 나는 원인으로 ‘이단의 증가, 기성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의 증가’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리가 있는 분석이지만 이단의 증가는 대부분 기독교 신자가 이단으로 빠진다는 점에서 이단의 증가가 원인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불교 신자가 2005년 1,059만에서 2015년 762만으로 거의 30% 가량이 줄어든 것이 더 충격적인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눈여겨보아야 할 사실은 기독교 인구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단 통계에 제대로 계수될 수 없는 이유이다. 목회연구소가 분석한 가나안 성도가 그만큼 늘었다 것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기성교회가 답을 해야 한다. 기성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가 증가되고 그것이 거의 200만 정도가 되는가이다. 물론 200만 안에 이단에 출석하는 성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단들의 대부분이 기성교회에 출석하던 성도라는 점에서 집계된 전체 인구에는 큰 영향을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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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잃어버린 성도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통계에 잡히는 기성교회에만 출석하는 것이 성도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앙상담을 요청하는 성도들의 고민들이 목회자의 그릇된 교회 행정과 종교적 가르침 때문인 것이 많다. 나 홀로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의 대부분은 기성교회에 나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죄책감에 잡혀 있다. 지나친 헌금을 강요해서 부담이 되어 나가지 못하는 성도들도 있다.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이다. 이것은 기성교회에 일부 지도자들의 그릇된 목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도 하다.

기성교회에 계수되지 않는 성도들 중에는 가정교회에 출석하는 이들도 있다. 12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으로 모이는 가정교회가 한국교회에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평신도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는 그룹도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가정교회는 문선명 한학자의 통일교가 전신인 가정교회를 말하는 것은 아니며, 평신도 중심의 모임 가운데서 이단 사설들이 자라나고 퍼지고 있음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예전에는 기성교회 울타리로 들어오기 위한 예비 단계로 가정교회 모임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가정교회의 틀로 구성된 모임을 지속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가정교회 사역자는 성도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이중직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교회의 가정교회 운동은 기성교회에 대한 적대적 개념에서 비롯되었지만 한국교회의 가정교회운동은 적대적 개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교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두고 교회 건강성에서 적신호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시대의 부르심과 교회의 다양성은 꼭 교단 내에서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예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예수님을 주와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공동체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가나안 성도가 늘어난다면 그것은 기성교회 목회자들의 책임도 한몫을 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개교회 중심의 교인 늘리기, 건물중심의 교회 성장이 가져온 그늘의 결과이다.

교회는 살아있는 생명 공동체이다. 그 어떤 종교와는 다르게 정체성에 대한 확증이 강한 성령의 공동체이다. 결코 목회자 중심이 아닌 성령이 친히 인도하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목회자가 교회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결코 주인은 아니다. 성경은 목회자가 외에 교회에 다양한 직분을 주셨다. 그것은 서열이 아닌 머리된 교회의 지체의 직분으로서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복음을 위해 서로를 섬겨야 한다. 교회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눈에 보이는 하나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을 나타내는 삶을 산 것처럼 교회 역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나타내고 실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계수 되지 않은 200만은 잃어버린 성도가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의 몸으로 존재한다고 본다. 그것이 가나안 성도이든 가정교회 지체이든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기성교회 안에 있는 것이 옳다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것이다. 어떻게 우리가 복음에 집중할 것인가, 더 그리스도의 삶을 살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예배당을 세우고 교회를 시작한 다음 그것에 교인을 채우는 일에 매진한다면 그것은 종교공동체로 치우칠 뿐이다. 건물을 유지하거나 세를 유지하기 위한 교인 채우기가 그 숨은 동기가 된다면 복음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초대교회는 대부분 가정교회에서 모였다. 그러나 그 작은 공동체가 세상을 흔들었다.

그런데 오늘날 그보다 더 큰 규모의 교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이 미미하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지 않은가? 복음은 복지가 아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 맞지만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다. 그렇다면 다시 출발해야 한다. 다시 십자가로 돌아가지 않으면 더 많은 성도들이 기성교회에서 이탈될 수 있다.

신학교에서 배출된 목회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밖에 버리고 밟히는 쓸모없는 소금처럼 신뢰받지 못하는 목사의 숫자도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때문에 전체가 그런 것처럼 지적을 받는 당혹스런 현실을 직시하고, 가나안 성도를 문제 삼기 앞서 우리의 벌거벗은 것과 눈먼 것에 대한 통곡으로 2017년을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