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종 선교사 / 디르사어린이선교회 대표

[ 이 글은 디르사선교회 대표 김희종 선교사의 글로, 세 아이를 뉴질랜드에 두고 한국에 오가며 어린이 선교(4세~7세)를 하는 가운데 뉴질랜드에서 한국 어머니들께 쓴 편지이다. / 편집자 주 ]

▲ 김희종 선교사

제가 사는 곳은 스키장이 가까이 있는 곳으로, 날씨가 좋은 날은 여름에도 멀리 있는 새하얀 눈이 덮인 산이 보입니다. 방바닥에 따뜻한 기운이 전혀 없는 카펫 깔린 방 안에 온기라곤 침대 밑에 깔아놓은 전기장판에서 올라온 열기와 나무 때는 난로가 있어 불을 지피나, 으스스한 날씨에 감기 기운이 있는지 여름을 지내고 뉴질랜드에 도착한 제겐 너무 춥게 느껴집니다.

여위어 보이는 막내에게 좀 잘 먹여야 한다는 측은함 때문에 마음이 아려 오려는 마음을, 자라나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으로 잘라내고 아침 저녁으로 가정 부흥회를 엽니다. 18살 큰딸이 모는 차를 타고 강가에 데리고 나가 주님을 큰 소리로 부르게 합니다. 한국인이 전혀 없는 시골 낯선 땅에 세 아이만 남겨두고 사역을 하는 내 모습이 나도 이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저 멀리 구름 위로 예수님을 불러대며 세 아이와 내 마음을 담아 간절히 올려 봅니다.

웅크려 있던 세 아이에게 말씀이 먹여졌는지 큰소리로 노래도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는 걸 보니 흐뭇해진 마음속에 역시 예수님의 자리는 내게 소중합니다. 사뭇 씩씩해진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와 미역국을 끓여 먹으며 못난이 삼형제와 그의 엄마 같다고 생각하며 웃었습니다.

시간을 내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장 크다는 사립 유치원을 탐방했습니다. 5세 이전까지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아이들 5~7명에 교사 한 명이 프뢰벨 교육과 약간의 몬테소리 교육을 하고 있었고, 부모의 형편에 따라 오전반 9시~12시, 오후반 1시~4시까지 교육하며 일주일에 135 뉴질랜드 달러를 받는다 했습니다. 또 아이들은 모두 부모가 직접 유치원에 데려오고 데려가고 있었습니다.

20여 명을 한 교사가 맡는 한국에 있는 우리 선교원에 비교하니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예수님을 가르치는 성경 교육이 없었습니다. 편안하고 안정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 이념이 모든 부모에게 좋은 교육으로 인정받고 있는 듯했습니다.

양보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현명한 삶의 자세를 터득시켜주는 합리적인 사고체계를 세워줍니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 속에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욕심을 무엇으로 멈추게 할까? 다른 집 아이보다 좀 더 나은 내 아이를 위한 부모의 마음은 온 세계가 같은 듯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엄청난 빨래를 발로 밟았습니다. 내가 태어난 후 가장 많은 빨래는 세 아이들의 이불과 침대 커버였습니다. 아이들을 만져주듯 손으로 비비고 발로 치대며 엄마 노릇 못한 미안함으로 더욱 힘을 내었습니다. 힘겨운 이불빨래에 다소 마음이 가벼워지며 평안함을 얻었습니다.

바싹 마른 조그만 엄마가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느냐며 둘째 딸은 씩씩한 엄마 모습에 즐거운가는 봅니다. 난 아마 이런 평범한 엄마가 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냥 평범한 살림하는 여자일 뿐인데 어쩌다 놀라우신 분 하나님께서 날 뽑아주셨을까….

미안하고 가슴 아픈 아이들에 대한 마음은 손목이 시큰 아프고 잠을 못 잘 정도로 몇 날 동안 몸이 쑤시고 아팠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할 줄 아는 음식이 별로 없고 식재료도 없지만, 이렇게 저렇게 반찬을 해봅니다. 별맛이 없는 것이 또 미안한 엄마입니다.

얼마 후면 또 떨어져야 하는 나의 형편. 그러나 어느 엄마나 아이가 크면 엄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순간 스치며 예수님과 깊이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고 내 살길을 찾는 엄마입니다. 쏟아부을 사랑이 있다면 무엇이든 꺼내어 주고 싶은 심정에 목이 메며 또 미안합니다. 난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엄마지만, 최고 예수님을 줄 수 있다면 마음껏 주고 싶습니다.

세 아이의 머릿속에 낱낱이 영상 녹음될 나의 모습 - 예수님을 사랑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더라고 깨달아지며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그러나 막내아들의 음악 레슨 문제로 화내고 성내고 때려줄 수밖에 없었던 부족한 엄마인 나 때문에 울고 또 울었습니다.

막내가 마음을 열고 다시 말도 하며 학교 다녀오겠다고 인사도 했습니다. 엄마를 십자가 위에 올려주었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한 어머니의 기도

- 따뜻한 마음을 늘 아이에게 보내줍니다.
- 겸손한 언어를 늘 아이의 눈빛에 넣어 줍니다(겸손한 언어: 대장 예수님께서 원하셔야만 움직여지는 엄마의 위치에서 나오는 말).
- 손으로 만져주고 감사로 칭찬해주고 눈으로 인정해 줍니다.
- 가슴으로 하나가 되어 아파해주고 속상해 주고 기뻐해 줍니다.
- 십자가 앞에 한마음이 되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