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CBS 방송과의 대담중 ‘동성혼을 반대하지 않는 듯이 발언했다’는 주류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래 취지는 반대에 더 가깝다는 것.

국내 언론 대다수도 미국 언론의 주된 흐름을 그대로 따라 보도 했지만, 이런 해석은 원 발언 취지와는 사뭇 다르다 못해 오히려 반대의 뜻에 더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일부 언론들이 주류 언론들과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특히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당시 발언을 단순히 ‘(진심을 숨긴) 거짓말’로 풀기도 했다.

▲ 미국 CBS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담 중인 도날드 트럼프 ⓒCBS

그렇다면 트럼프의 진심을 무엇일까? 차세대의 성경적 가치관 정립에 힘써온 미국의 한국계 크리스천 미디어인 티비넥스트(TVNext)의 대표인 김태오 목사와 그 부인 새라 김 사모는, 트럼프의 발언을 동성혼을 반대하지 않는 듯 해석하기 보다는 반대의 뜻에 가깝다는 지적들이 아이러니 하게도 동성애그룹에서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간추려 본다.

미국 CBS의 60분간 대담에서 진행자 레슬리 스탈이 트럼프에게 “결혼 평등권(사실상의 동성혼 합법화)을 지지하느냐?”고 트럼프에게 묻자, 트럼프는 “그건 이미 결정된 일이기에 (앞서 나눈 낙태 얘기와는 성격상) 다른 문제다. 그것은 법이고, 연방대법원에서 이미 판결 낸 사안이므로 재론할 여지가 없다.”고 대답했다.

동성애자들로서는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 대목에 관해 인권캠페인(HRC) 등 동성애옹호단체들은 결혼 평등에 대한 트럼프의 이 답변은 단순히 대법원의 판결효력에 관해 설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작 트럼프 자신이 동성혼을 지지하는지의 여부나 그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의미라고 파악했다.

동성애그룹의 또 다른 해석은, 이 60분간의 회견에서 트럼프는 정치적이고 객관적인 발언만 했을 뿐 사적인 견해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그의 전력과 아울러 보수적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의 가치관을 감안할 때, 동성혼 합법화 법령을 전복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동성애자들에겐 절대 위험인물이라는 것.

트럼프는 지난 2015년 6월, 자신이 "전통 결혼을 위한다."고 말했으나 2013년에는 "나는 내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I'm evolving)고 생각한다."며 "난 자신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전통 결혼을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티비넥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과거 동성애단체에 후원금을 주기까지 했지만, 변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김태오 목사는 (트럼프의) 정치성 위주 발언이 "지혜로웠다."고 평가하고, "어떤 인물이 새 연방대법관에 지명될지 아직 미지수인 상황에서 향후 보수적 성향이 더 많아질 무렵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 실질적이고 영향력이 있으며 팀워크에도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프로라이프 곧 생명의 존엄성을 더 지키려는 대법관을 트럼프 정권이 지명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미뤄보면 결혼의 정의 역시 보수적 입장으로 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고 김 목사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나 허핑턴포스트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비록 트럼프가 초기에 LGBTI 그룹에게 무지개빛 미래를 선사하는 듯한 '반짝 미소'의 제스처를 보인 거 같아도 깜박 속아서는 안된다며 '변절'로 점철된 편력을 빈정대거나 노골적으로 '거짓말'이라고 매도하고 나섰다. 그들과 동성애단체들에게 트럼프 정권은 커다란 불확실 내지 두려운 돌변의 가능태로 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