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편리성을 적용한 디지털화 된 교인 교적부가 '1클릭 엑소더스' 현상을 만들어 냈다. 인터넷상에서 교인 등록과 탈퇴를 할 수 있도록 했더니 불과 나흘 만에 1만 5천명 이상이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르웨이 국교회인 루터교회가 지난 8월 15일 인터넷상으로 교인 등록 및 탈퇴 절차를 디지털화하자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웹의 편리성이 교회 탈퇴를 돕는 셈이 된 것.

AFP 보도에 따르면, 교인들이 자신의 종교인 신분을 온라인으로 확인하도록 교회가 조력하려던 시도가 이런 '1클릭 엑소더스' 결과를 낳아버렸다는 것. 물론 같은 기간중 교회에 공식 등록 ․ 확인한 사람들은 훨씬 많기는 했다.

▲ 노르웨이 트롬쇠의 국교회 소속 북극교회(이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루터교회는 지난 2012년까지 노르웨이의 공인 국교였다가 국가에서 분리되어 현재는 국교회가 아니다. 그동안은 노르웨이 정부의 문화 ․ 스포츠부서가 관할해왔다.

정부는 교회의 과거의 모든 복잡하고 엉망인 교회관련 기록들을 정돈하라고 계속 압박을 가해오자, 교회 측은 최근 교인들의 등록 현황 등을 점검하게 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문제는 교회에서 탈퇴(unenroll) 옵션까지 곁들였는데 이것이 화근이 되어 현재까지 가장 인기 있는 부분이 되었다. 교회에 따르면 처음 며칠간 10,854명이 빠져나갔고, 나흘째가 되자 15,035명이 탈퇴했다가 이중 550명은 재등록하여 14,500명으로 (탈퇴기록이) 도로 줄기도 했다. 2015년 한 해 총 탈퇴자(15,900)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한 교계 언론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24,278명이 빠져나가고 1,369명이 새로 등록했다. 전체 교인수는 380만명. 인구의 73% 수준이다.

안 그래도 다양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날이 갈수록 신자로서 자임하는 노르웨이인들은 감소되고 있어 교회 측은 이런 대량 이탈이 별로 놀랍지 않은 분위기이다. 한 현지 교회 지도자는 "상당수 교인들의 탈퇴에 대비해 왔다."면서 "개인의 선택이 중요하므로 존중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은 "더 폭넓고 열린 국가적 교회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종교공동체의 개인의 자유가 구속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교회의회의 옌스 페터 요한슨 총무는 교인 디지털 교적부 정리가 필요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보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선 정리할 것은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덧붙였다.

"교회 탈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어도 많은 교우들이 서류상으로 수정하고 작성하는 절차를 잘 모르고 지냈다."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