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ifeHope 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 교수)가 ‘제4회 생명보듬주일’ - 9월 11일(주일)을 앞두고 설교 및 교육자료를 발표했다. 생명보듬주일은 역시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즈음하여 한국교회가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생명문화 확산을 위해 함께 예배와 기도를 통해 한국사회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동예배주일이다. 먼저 공동기도문과 공동예배설교문을 전재한다. / 편집자 주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1. 생명보듬주일 공동기도문

생명의 주님! 이 땅의 고통과 상처를 회복하소서!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생명에 감사합니다.
이 생명을 은혜로 누릴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하지만, 이 땅 가운데 이 생명의 아픔과 고통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삶의 고난과 육체와 마음의 고난이 찾아옵니다.
때론, 스스로의 생명을 포기하는 우리의 이웃을 봅니다.

주님, 이 아픔과 고통의 시대 속에서 소망이 되어 주소서.
주님, 이 땅의 교회가 아픔을 치유하고, 어루만지게 하옵소서
주님, 이 민족이 생명의 존귀와 사랑이 넘치게 하소서.

오늘 생명보듬주일을 통해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생명의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혹시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의 가족이 있다면,
주님의 위로함으로 만져주시고. 십자가의 은혜로 회복하소서.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2. 생명보듬주일 공동예배 설교문

끝까지 달려야 합니다.

조성돈 목사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 LifeHope 대표)

본문 / 디모데후서 4:6-8

• 6.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 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얼마 전 올림픽이 지나갔습니다. 올림픽이 진행되는 2주 동안 우리는 기쁨과 안타까움을 함께 맛보았습니다. 이번 리우올림픽은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정확하게 12시간이 납니다. 그야말로 낮과 밤이 정확하게 반대인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올림픽을 보기 위해서 밤을 지새워야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늦은 밤을 마다하지 않고 텔레비전 앞에 모여서 응원을 했습니다. 우리가 텔레비전 앞에서 응원한다고 해서 리우에 있는 우리 선수들이 힘을 얻을 것 같지도 않은데 우리는 행여 한 경기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응원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를 아는지 메달을 딴 선수들이 소감을 말할 때면 ‘밤을 새워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과 가족들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빼어놓지 않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스포츠에 대한 이러한 열기가 4년에 한 번 씩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보지도 않았고, 볼 수도 없었던 경기들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양궁도 4년 동안은 본 적이 없습니다. 중계를 해 주는지도 모르겠고, 중계를 해 준다고 해도 볼 의향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이 되면 우리는 한국양궁의 실력을 찬양하며 그들의 화살 한 발 한 발에 일희일비합니다. 이번에 우리의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펜싱이나 유도, 태권도 역시도 그러합니다. 솔직히 우리는 그러한 경기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룰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올림픽이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모두가 양궁의 전문가이고, 펜싱의 전문가이고, 유도의 전문가였습니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4년에 한 번 우리는 모든 스포츠의 전문가가 되어서 각 선수를 분석하고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경기를 보면서 훈수를 두고, 전략을 세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올림픽이 되면 사람들이 경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볼 때는 몰랐는데 집중해서 보기 시작하니까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경기가 열리기 전에 사전 지식을 얻고 해설을 통해 들으니 더 많이 알게 되고, 후에 신문을 통해 보기까지 하니 선수에 대해 알게되고, 경기에 대해 알게 되어 재밌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야기하기를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드라마의 이야기와 같이 극적인 반전이 나타나고, 스토리가 나타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몇 년 전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의 마음을 찡하게 했던 여자 핸드볼팀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제목의 영화였습니다. 줄여서 우리가 우생순이라고 하죠. 비인기종목인 여자핸드볼팀이 어떻게 그렇게 세계의 강호들을 만나서 승리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비인기종목의 온갖 설움과 고난에 가까운 훈련 과정, 그리고 올림픽에 가서도 덩치 큰 서양 선수들과 벌이는 사투 등은 정말 실제적인 드라마였습니다. 그 영화를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보고 올림픽에서 여자핸드볼을 보았는데, 핸드볼이 그렇게 거친 경기인 줄 몰랐습니다. 거의 격투기 수준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경기였습니다. 작은 체구의 한국선수들이 서양의 튼튼한 선수들과 그런 몸싸움을 벌일 때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 경기들을 보니 정말 마음이 가고,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저 자리에 왔을까를 생각해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올림픽은 이렇게 4년에 한 번 전 세계인을 집중시키는 드라마입니다. 때로 그것은 감동을 주고, 슬픔과 좌절과 눈물, 그러나 때로는 기쁨과 감격, 감사가 듬뿍 담긴 드라마입니다. 4주간 선수들은 평생 준비한 역량을 한 번에 쏟아 붓습니다. 올림픽은 4년에 한 번씩 열리지만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인생 최절정기에, 최고의 역량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애에 가장 빛나는 그 순간을 올림픽 경기에 드리는 것입니다. 어쩌면 평생 체육인으로 살지만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은 단 한 번의 기회일 수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도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12년을 다녔지만 반에서 일등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전교 일등을 한다는 것은 더 어렵죠. 그러나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전국에서 단 한 명, 그 부분에서 1등을 해야만 나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1등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세계 무대에 나가서 부끄워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정말 대한민국에서 1등이고, 세계에서도 몇 등은 해야 나갈 수 있는 무대인 것입니다. 이미 올림픽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그가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그 선수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보는 그 한 번의 경기는 그 선수의 일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인생의 모든 것을 모아 한 번의 경기에 쏟아 붓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선수의 지난 모든 과거이며, 동시에 앞으로의 미래까지 모두를 쏟아 붓는 한 순간인 것입니다. 우리는 볼 때 단 몇 분, 단 한 시간, 단 두 시간의 경기로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그 한 순간이 전 생애를 압축해 놓은 한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선수가 메달을 따면 그의 과거가 조명됩니다. 어느 선수나 그렇지만 그의 땀과 눈물이 맺힌 지난 시절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면 모두가 인생의 드라마가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면 단 몇 분에 그의 인생이 요약되어 나타나지만 그 안에는 올림픽에서의 그 한 순간을 위해서 감추어져 있던 그의 인생이 모두 축약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는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인간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각고의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과 친구를 돌아볼 사이도 없이 그는 운동에 전념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운동을 하다 부상도 당하고, 슬럼프도 겪고, 기록을 갱신하지 못하는 좌절도 경험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1등, 세계의 1등이 되기 위해 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가지고 있는 틀을 깨어야만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를 위해서 몸이 비틀어지고, 몸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을 겁니다. 그래야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한 경험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섰다면 그건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메달을 딴 선수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참여했다는 것은 그가 이러한 이야기들을 뒤에 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이 경기를 보며 감동하는 것입니다. 우리와 같은 육체이고 능력이라면 그러한 감동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자리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한 국가를 대표해서 나온 그들은 모두 그러한 경험을 하고, 극한의 훈련을 거친 사람들입니다. 또 그 한 경기에 그들의 모든 인생을 걸었습니다. 그러기에 보는 우리는 긴장하게 되고, 반전을 거듭하는 한 편의 드라마로 그 경기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인생을 스포츠 경기에 비유하는가 봅니다.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울선생님은 그의 서신에서 우리의 인생을, 우리 믿음의 경륜을 경기에 비유했습니다. ‘나의 달려갈 길’, ‘푯대를 향하여’라든가, ‘면류관’과 같은 표현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경기용어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도 바로 이러한 비유의 한 가지입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며 함께 인생의 교훈을 얻기 원합니다.

1. 전제로 드려지는 인생

그는 자신의 인생을 전제와 같이 이미 부어졌다고 표현합니다. 전제라고 하는 것은 제물을 불로 태워서 하나님께 드릴 때 포도주를 부어 향을 더하는 제사입니다. 포도주를 부을 때 그것은 남김이 없이 부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바울이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바울 인생의 마지막 고백입니다. 그는 후반절에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즉 자신의 수명이 다하였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순간에 자신의 사랑하는 제자인 디모데에게 편지하며 자신은 포도주에 부어지는 전제와 같이 더할 것 없이 하나님께 헌신하여 살았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바울의 인생은 쉽지 않았습니다. 고린도에 보내는 편지에서 바울은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자랑합니다.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이냐 정신 없는 말을 하거니와 나는 더욱 그러하도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이 외의 일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 (고후 11:23-28) 그는 이외에도 몸에 가시로 표현되는 고질병을 앓고 있었고, 집도 없이 복음을 위해 떠돌이의 생애를 살았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감수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구원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자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예수를 믿지 않았다면, 그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를 만나지 않았다면, 예수를 믿더라도 숨어서 조용히 자신의 신앙만 유지했다면 이러한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믿는 이 복된 예수를 전해야 했습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고생을 사서 맞이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고 그 인생의 마지막에 내 인생은 전제와 같이 부어졌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운동선수들도 아마 이러했을 겁니다.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이 있었기에 그 어려운 고통과 고난을 이겨냈을 겁니다. 그리고 그 고통과 고난을 이겨낸 경험과 기억이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에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어린 선수에게 조언을 해 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중학생이었던 소녀 마라토너는 이봉주 선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달리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땐 무슨 생각을 하며 이겨내세요?’ 이에 이봉주 선수의 대답이 명품입니다. ‘남들보다 더 일찍, 더 늦게까지 운동했어. 그리고 뛰다가 포기하고 싶을 땐 그 시간들을 떠올리지. 포기하면 그 시간들이 헛된 것이 되니까 그렇게 한 번 더 힘을 내는 거지.’ (http://blog.worldvision.or.kr/220767286539) 모든 선수들은 자신이 흘렸던 땀과 눈물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겪었던 인생의 스토리를 다 기억할 것입니다. 그 기억이 그를 포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일을 겪을 때는 그것이 인생이 끝인줄 알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은 목표에 이르기 위해 지나야 했던 하나의 전제일 뿐입니다.

목적이 있으면 우리는 희생합니다. 목적이 있으면 우리는 참아내며 포기하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난의 훈련을 이겨내고, 고통의 경기를 이겨내는 것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끝에 가서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나에게는 그 모든 고통이 있었지만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아왔다. 내 인생의 끝에 가서 나는 고백하기를 바란다. 나의 인생은 전제와 같이 이미 부어졌다.’ 순간의 목표와 순간의 과정이 잘 못되었을 때 여러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 결말은 우리 인생의 끝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 믿음으로 달려갈 길

바울은 지나간 자신의 인생을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쳤다’고 표현합니다. 그는 전쟁과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라톤과 같은 힘들고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랑스럽게 고백합니다. ‘이 전쟁과 같은 삶에서, 이 마라톤과 같은 힘들고 먼 길에서 나는 믿음을 지켰노라’ 그 박해의 시대에 ‘믿음을 지켰다’는 것은 가장 큰 자랑입니다. 예수를 믿지 아니하는 자들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어리석고 미련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믿는 우리들에게 능력이요 자랑인 것입니다. (고전1:18) 바울은 자신이 인생을 다 살기까지 이 믿음을 지켰음을 자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기나 긴 경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로 부상으로, 때로 슬럼프로, 때로 불공정함으로, 때로 잘 못된 동료를 만나서 좌절하고 주저앉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끝까지 가야 합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 내 인생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고난과 고통도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내 승리를 장식해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은 40대 남자들입니다. 남자들 인생에 최절정기는 40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에 대표선수들인 것입니다. 이 때 남자들은 자신의 모든 기량을 모아서 새로운 일을 시작합니다. 다니던 회사를 관두기도 하고, 하던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자신감도 있고, 패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놀라운 일들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럴 때 이들은 좌절감에 빠집니다.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건 일이 실패했을 때 이들은 깊은 슬럼프에 빠집니다. 더군다나 이들을 바라보았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일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 무게에 짖눌려서 이들은 생을 포기하고 싶은 때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게 짧은 경기가 아닙니다. 올림픽 경기는 그렇게 한 순간 맞이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그렇게 한 순간 지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나긴 인생의 한 순간일 뿐입니다.

운동선수들에게 올림픽은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야하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자신의 가족들이 모두 기대하고 있고 함께 고난의 과정을 참아주었습니다. 또 자신에게 대표선수를 내어준 동료들의 기대도 있습니다. 함께 응원해 주는 전국민들의 성원도 있습니다. 이 선수는 반드시 이 경기를 이겨야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금메달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금은동의 메달을 따는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 선수 중에도 세 명뿐입니다. 수많은 선수들은 경기에서 집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인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올림픽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모든 것을 인내하고, 모든 것을 바쳤던 그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마 이들은 나이가 들어서 올림픽에 나갔던 사진 한 장을 가지고 무릎에 손자를 앉히고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할아버지가 20대 때, 내 인생의 최절기에 올림픽에 나갔단다. 비록 나는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그 무대를 밟아 보았지. 그리고 그 고통의 시간을 이겨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내 손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거지’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양궁 개인전으로 금메달을 딴 구본찬 선수가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한국양궁이라지만 금메달을 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에게 위기는 있었습니다. 구본찬 선수는 8강전에서 호주의 워스 선수와 대결을 할 때였습니다. 전체 5세트 경기에서 4세트까지 비긴 것입니다. 마지막 5세트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세트에서 모두 세 발을 쏘게 되어 있습니다. 구본찬 선수는 첫 발을 9점을 쏘고, 두 번째 발을 8점을 쏘았습니다. 두 번째 발은 실수를 한 것입니다. 이에 반해 워스 선수는 두 발을 모두 9점을 쏘았기 때문에 역전을 이루었습니다. 구본찬 선수는 이 순간 머리를 숙였습니다. 크게 낙심한 것입니다. 그 때 대표팀 박채순 감독이 구본찬 선수를 다그쳤습니다. 정신을 차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구본찬 선수는 다시 9점을 쏘고, 의외로 워스선수는 8점을 쏘아서 경기는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슛오프라고 결승점을 쏘는 경기를 치루었고 두 발을 더 쏘아서 승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가 4강과 결승을 거쳐 금메달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들이 감독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뒤지는 순간 좌절해 있던 구본찬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는 것입니다. 무어라고 했기에 그가 다시 머리를 들고 도전하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박 감독은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끝난 게 아냐. 준비해야지 이놈아, 뭐 하는 거야? 끝난 게 아냐!’ 박 감독은 자신의 실수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구 선수에게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니 다그쳐 소리쳤을 것입니다. ‘끝난 게 아냐!’ 이 소리에 정신을 든 구본찬 선수가 동점을 이루고, 슛오프에 들어갔을 때 감독을 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OK, 봤어? 8점 쐈지? 슛오프 때 절대 급해지지 마라. 더 차분하게 해라.’ 선수에게 그 시간 가장 절실한 이야기를 해 준 것입니다. 박 감독은 기자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나를 믿고 따라와라 했더니 본찬이도 믿고 가겠습니다고 하더라고요. 판이 보이는데, 충분히 가능한데 왜 못 따라가느냐는 말이었습니다. 본찬이는 풀어줬다가도 확실히 잡아줘야 합니다. 그 선이 넘어갈 때가 있어서 거기서 확실히 끊어줘야지 아니면 그대로 무너져버립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638738) 구본찬 선수의 금메달은 혼자 이룬 것이 아닙니다. 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채순 감독의 격려와 채찍, 그리고 정확한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가 좌절하고 실망하여 머리를 숙이고 있을 때 박 감독이 외쳤던 그 말이 그를 소생시킨 것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끝난 게 아냐. 준비해야지 이놈아, 뭐 하는 거야? 끝난 게 아냐!’

우리도 과녁을 벗어나는 그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더는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때가 있습니다. 좌절하여 머리를 숙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의 감독이 되시는 하나님께서 다급하게 외치십니다. ‘끝난 게 아냐. 준비해야지 이놈아, 뭐 하는 거야? 끝난 게 아냐!’ 끝은 우리가 내는 것이 아닙니다.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기의 끝은 우리의 감독이, 우리의 심판자가 끝이라고 선언해야 끝인 것입니다. 그 때까지 선수된 우리는 달리고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과녁을 향하여 활시위를 다시 당겨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감독이, 우리의 심판자가 끝이라고 외칠 때 그래도 나는 내 믿음을 지켰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좌절하지 마십시오. 힘이 들고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감독 되신 하나님은 아직 이 경기가 끝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작전을 지시하고 계십니다. 나를 믿고 따라오라고 너는 할 수 있다고, 너는 못 보았지만 나는 이 판을 보고 있노라고 하나님은 이야기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믿음을 지킨다면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는 끝내 이길 것을 저는 믿습니다.

3. 예비된 의의 면류관

자기 인생의 경기가 끝났을 때 바울은 의로우신 재판장이 되신 하나님이 자신을 위해 의의 면류관을 예비해 주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옛날에 올림픽에서는 우승한 자에게 금메달이 아니라 면류관을 주었습니다. 현재 바울은 바로 이 그리스와 로마의 경기를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나 긴 경기에서 내가 끝까지 버티어 믿음을 지키었을 때 하나님은 나에게 의의 면류관, 즉 의의 금메달을 걸어주실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켜보아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자신만 그 의의 면류관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자신처럼 잘 싸워야 하고, 잘 이기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자들입니다. 그렇게 사모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의의 면류관 금메달이 예비되어 있는 것입니다.

끝까지 버티시기 바랍니다. 어려움이 있고, 고난이 있고, 고통이 몰려오더라도 끝까지 버티시기 바랍니다. 성난 파도와 같이 일파만파 고난이 달려오더라도 나의 달려갈 길을 끝까지 가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끝난 게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조언입니다. 우리는 달려갈 것입니다. 달리고 달려서 이 경기를 마치면 그 끝에서 의의 면류관을 쓰게 될 것을 알기에 우리는 달려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 경기에서 잘 해서가 아니라, 남을 이기고 승리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가서 우리의 믿음을 내어 놓는 것이 승리이기에 달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의의 면류관을 쓰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올림픽에서는 국가별 순위 집계를 합니다. 거기에 보면 금메달만 최고로 칩니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금메달 하나에 비기지 못합니다. 세상의 계산은 이렇게 1등만 기념하고 기억합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끝까지 버티는 자에게 면류관을 주십니다. 단판 승부가 아니라 그 경주의 끝까지 믿음으로 가는 자가 의의 면류관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오늘이 아니라 이 경주의 끝에서 결정이 나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인생을 살아가서 끝내 면류관을 얻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