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크리스천 학자가 인간과 동물 사이의 하이브리드 종 제조 실험을 하겠다고 나서서 미국 교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인간줄기세포와 동물 배아를 접합시켜 마치 키메라(chimera, 사자의 머리에 염소 몸통에 뱀 꼬리를 단 그리스 신화 속 괴물)같은 것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 ⓒ위키피디어

프랜시스 셀러스 콜린스 박사는 진지한 크리스천을 자처하는 유전학자 ․ 의학자이다. 그는 만 6년 전인 지난 2009년 8월 17일, 미국립보건연구소(NIH) 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 전인 1993년에는 국립인간게놈연구센터(NCHGR)소장을 맡기도 했다. 다양한 연구소의 장을 지내면서 수많은 표창과 상을 받았고, 특히 대통령자유메달을 수여받았다. 특히 콜린스는 기독교인으로서 과학을 통해 신존재를 증명하는 데 앞장서왔다. 종교와 과학의 대화를 위한 바이오로고스재단(BLF)라는 단체를 창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최근 움직임은 성경 윤리와 생태학적 윤리학에 어긋나 보여 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기독언론 '정지점(BP)'의 존 스톤스트릿 칼럼니스트는 '크리스천이 과연 과학발전에 동물과 인간 세포를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칼럼을 통해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를 간추려 본다.

120년전 작가 H. G. 웰즈는 <닥터 모로 섬>이라는 소설에서 어느 과학자가 학문과 지식 입증 실험에 미친 나머지 인간-동물 하이브리드를 만들어낸 사건을 다뤘다. 그로 인해 일어난 일은 '카오스(혼돈)' 자체이다. 웰즈는 이 책을 '풋풋한 신독(神瀆) 연습'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웰즈가 살아있다면 오늘날의 NIH를 향해서도 같은 말을 했을 법하다.

NIH는 기독교 신자임을 자임하는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의 리더십 아래, 인간줄기세포와 동물 배아를 접합시켜 키메라(chimera)를 만드는 실험을 하는 데 거둔 세금을 쓰게 해 달라고 제안하고 있다. 이 키메라 실험 지지자들은 인간 유전 물질을 사용하여 새 생명체 형태를 만드는 데 있어 아무런 윤리적 우려도 하지 않고 되레 그런 우려를 잠재우려 하고 있다.

▲ 하이브리드의 상상화. 미래의 과학실험이 이런 결과를 낳을지도 모를 일이다. ⓒsnopes.com

그들은 질병 예방 및 치료 차원에서 인간질병의 동물적 모델을 만들어내어 이 연구의 "실용적 혜택"을 얻기에만 절치부심하고 있다. 더 야심찬 목표는 인간의 심장 ․ 간 ․ 췌장 등을 양, 돼지, 소 등의 동물 속에다 넣어 이식용으로 쓴다는 것. 지지자들은 추가적인 금기사항과 윤리 패널이 하이브리드나 키메라 공포를 불식시켜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연구가 도덕적인 루비콘강을 건널 위험이 있다. 로드 드레어는 '크리스천이 이끄는 기구, 돼지인간을 품다'라는 다소 과장된 타이틀의 글에서 "썩 분명하다."고 전제, "이건 기정사실의 전주에 불과하다,"면서 "더욱이 인간의 기본 존엄성 같은 사소한 문제를 딛고 가는 과학의 길을 누가 막겠냐?"고 빗대어 묻는다.

목적을 위해 방법을 정당화시키는 이런 인간 상품화는 새로운 게 아니다. 척 콜슨은 지난 2007년에 "그런 유의 실험을 증진하는 체제가 늘고 있지 줄어들진 않는다."며 '미러클 치료', 전국적인 명성, 큰 돈 따위의 약속 때문에 인간 존엄성은 하잘 것 없어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론 그런 치료의 굵직굵직한 약속들은 인간 존엄성 유지에도 모종의 기여를 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대가도 감수할 과학적 진보" 따위의 비전은 의약계의 약탈을 부추긴다. 우리가 할 수 있으니까 해야 한다는 사상은 과학적 망상으로 부를 수도 있다. 인간 본성을 포함한 만물이 곧, 궁극적으로 우리의 모든 지식의 뿌리가 되는 궁극적 원인에 대한 과학적 습득에 고유한 주제들이다.

C. S. 루이스는 그의 <인간철폐>라는 책에서 이런 우매함에 관한 경고를 했다. "만약 사람이 자신을 하나의 원자재로 취급하는 쪽을 택한다면 그는 원자재가 될 것이로되, 자기가 좋아하고 상상하는 대로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 원자재가 아니라 단지 비인간화된 조절자들의 입맛대로, 그 본성대로 그 인격대로 돼 버릴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인간본성을 테크놀로지로 정복해 버린다면 실상 우리들 가운데 누군가에 의하여 우리 모두가 정복되는 것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다양한 관련 정보들을 읽어봐야 한다. 둘째로는 기도해야 한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신적인 지혜를 얻어 과학과 일반적 복지에 관한 어려운 결정들을 잘 하도록 말이다. 하나님이 경건하고 용감한 남녀를 불러일으키시어 생물공학 등의 미션필드에서 크리스천다운 인간 존엄성 비전을 위해 활약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는 목청을 높여야 한다. NIH는 오는 9월 6일까지 '규정변경'을 위한 대중의 제안들을 접수하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는 하이브리드와 공포의 섬에서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외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