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서점 베스트셀러 대열에
“사랑 소재로 사람 이야기” 공감
독자 한계 극복 문화선도 바람직

최근 몇몇 기독작가들의 작품이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면서 기독교 문화가 기독교 내에서만 인정받고 있다는 지적을 극복하고 있다.

현대 기독작가들의 작품은 크리스천들에게만 사랑 받을 뿐,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예전 윤동주와 박목월 시인처럼 한 시대를 풍미하던 기독교 작가들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몇몇 작가들이 기독교 색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문학작품을 통해 일반인에게 부담없이 접근하여 기독교적 세계관을 확산시키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작가는 시인 용혜원 목사(한돌교회) 이다.

지금까지 시집 52권과 109권의 저서를 출간하며 활발한 저작활동을 하고 있는 용혜원 목사는 대부분의 서점 시 분야 베스트셀러 명단에 자신의 책을 한 권 이상씩을 올려두고 있다.
 
시내 대형서점을 비롯한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용혜원 목사의 시집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발간한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오늘의 책)은 교보문고 시 분야 베스트셀러 3위에 올라 있고, 현재 3권까지 발간된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양피지) 시리즈는 영풍문고 베스트셀러 4위를 차지할 만큼 아직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총 3권의 <그대 곁에 있을 수 있다면>(책만드는집) 시리즈와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은> (책만드는집), <우리는 만나면 왜 그리도 좋을까>(나무생각) 등 용혜원 목사의 시집만을 모아서 진열하고 있는 서점도 있다.

용혜원 목사의 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하는 신앙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용혜원 목사는 “사람들의 감성은 크리스천과 넌크리스천이 동일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때문에 사랑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어린이 동화부문에서도 기독작가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아지 똥> (길벗어린이)의 저자인 권정생 씨는 마을교회의 문간방에서 지내면서 교회 종지기 일을 하며 작가 활동을 한 대표적인 기독작가이다.
 
국내 창작동화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강아지 똥>은 동화자체가 문화상품이 됐다. 1996년에는 정승락 씨의 그림과 함께 그림책으로 다시 발매되어 전 연령층이 사랑하는 동화로 다시 부각돼 스테디셀러의 자리에 올랐으며, 비디오,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권정생 씨는 1969년 <강아지 똥>으로 <기독교교육>에서 수여하는 아동문학상을 수상했고, 이후 <하느님의 눈물>(산하), <몽실언니>(창비), <점득이네>(창비) 등의 동화집을 통해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에 대한 애정과 굴곡 많은 인생을 그리는 진솔한 글들을 발표해 기독교정신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통사고로 심한 화상을 입은 후에도 꿋꿋이 삶을 변화시켜나간 감동적인 이야기로 유명해진 이지선 씨의 삶을 담은 <지선아 사랑해>(이레)도 비소설 분야 베스트셀러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선아 사랑해>는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소문이 퍼지다가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이후 책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경우이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고백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희망을 잃지 않는 삶으로 인해 많은 대중으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수필가 양병무 씨가 쓴 제목부터 기독교서적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감자탕교회이야기>(김영사) 역시 일반출판사에서 펴내 일반인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몇 해 전 소설 <가시고기>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조창인 씨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로 읽는 가시고기>와 <만화로 보는 가시고기>를 펴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기독작가들의 약진의 원인은 사랑이라는 도구로 인간의 이야기를 썼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용혜원 목사는 “승려인 법정, 틱낫한의 저서들을 보면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쉽게 다가가고 있다”며 “대부분의 기독서적들은 기독교 내의 문화만을 고집하고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기독교 문화가 쌓은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용 목사는 “구원관만은 결코 양보할 수 없지만, 그 이외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느낌 등은 동일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독자의 한계성을 극복해야 한다”며 기독문화가 일반문화를 선도해야함을 강조했다.

최근 배경음악으로 CCM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흘러나오는 TV 광고가 등장했다. 이 광고는 CCM도 일반인들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음을 증명했고, 비록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어도 함께 공유할 수 있음을 확인됐다. 최근 서점가에 일고 있는 기독작가들의 물결이 기독문화도 일반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