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오 브라더스> 중에서

추석을 앞두고 극장가는 <조폭마누라2>와 다방여자를 소재로 한 <불어라 봄바람>의 대대적인 홍보로 인해 또 한번 폭력과 음담패설이 흥건한 삼류 코미디 영화가 득세할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추석연휴 기간동안의 흥행결과 해외 액션영화인 <캐리비안의 해적>과 <오! 브라더스>가 흥행에 강세를 보이는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

이 중 <오! 브라더스>는 오랜만에 만나는 따뜻한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영화 <바람난 가족>이나 TV드라마 <옆집 여자> 등 가족의 해체를 소재로 한 영상물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오! 브라더스>는 가족의 화합을 얘기하고 있다.

흥신소 직원 오상우(이정재)는 소식을 끊고 지내던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아버지의 부채도 떠 안게 되고, 조로증으로 특수학교에 있는 이복동생인 봉구(이범수)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오! 브라더스>는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면서도 무리한 억지웃음을 강요하지 않아 다소 세련된 코미디 영화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출연배우의 동작이나 대사로 인한 웃음이 아닌 기발하면서도 재치 있는 상황설정으로 인해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함으로써 감독의 연출력을 돋보이게 한다. 한국영화의 기대되는 두 주연의 연기력 또한 어설픈 연기를 특수효과로 무마해보려는 조폭류의 영화와 비교되어 돋보인다.

무엇보다 <오! 브라더스>는 가족의 해체가 가져다주는 다음세대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를 상우와 봉구의 이야기와 또 다른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오! 브라더스>는 비록 코미디 장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현재 방송과 극장가에서 신드롬처럼 조명하고 있는 가족해체 현상이 훗날 사회적으로 엄청난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