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유럽교회에 대한 전망이나 비평은 거의 비관론 일색. 전통 교회당 다수가 관광지와 유흥환락가로 변해가는 영국에 과연 교회성장과 부흥이 가능할까? 최근 추이는 낙관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

데니슨포럼(DF)에 따르면, 가능할 뿐더러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딤드 크리스천 하나님의교회’(RCCG)의 아구 이루쿠 목사는 최근 "이 나라가 하나님께 돌아옴을 볼 것이다."라며 "거기 대해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루쿠 목사의 견해는 근거가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창설된 그의 그룹은 현재 영국에만 600여 회중을 확보해놓았기 때문이다. 대조적으로 영국 국교회는 지난 6년간 800교회가 문을 닫고, 오순절계․은사계 교회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런던힐송교회는 매주일 8,000여명이 참석하면서 4회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난 1980년 이래 영국에서 약 7,000교회가 새로 설립됐다. 이에 대해 짐 데니슨은 "영적 각성을 갈망하는 나라에 하나님이 역사하신다."고 주장한다.

▲ 영국교회 정말 부흥하고 있을까? 영국국교회의 한 성당 ⓒguardian

지난 2012년 더햄 크랜머홀에 있는 국제 연구팀이 '영국교회의 부흥: 1980년부터 현재까지'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영국엔 과거 하나도 없던 흑인교회 중심으로 50만명의 흑인 신자들이 있고, 흑인․아시안계와 기타 소수계 크리스천이 100만명이며, 런던 대교구의 성인 교인은 1990년보다 70% 더 늘었다.

이에 대해 복음사학자인 데이빗 베빙턴 교수는 "탁월한 연구"라면서 "흔히 영국의 기독교회가 죽어가고 있다고들 하지만 다각도로 보건대 지난 10년간 생기와 생동감의 성장이 엿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국교회 더햄대교구의 저스틴 웰비 주교는 "교회쇠퇴는 전망이 명확하지도 퇴보가 정확하지도 않았다."며 "본교회는 바뀌고자 하는 뜻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현재도 문을 닫거나 교인수가 줄어드는 수많은 교회들이 분명 현존한다. 그렇다면 왜 성장 주장과 퇴보 주장 사이에 이런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가? 주된 까닭은 미디어나 학계,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본래 교회성장을 무시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며, 새 교회와 소수계 신자들의 급격한 증가가 있어왔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이 이를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때문.

그러나 학계가 지난 30년간의 교회현황을 돌아본 결과, 문을 닫는 교회수와 새로 여는 교회수가 거의 맞먹고, 영국국교회, 감리교, 연합개혁교, 가톨릭 등이 쇠퇴하는 반면 소수계와 새 교단들은 반대로 부흥하는 한편 지난 20년간 런던 대교구 등 도시 중심으로 국교회 회중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현상으로 집약된다. 지난 1980년 이래 약 7000교회가 새로 개설돼 현재는 신설교회수가 닫는 교회수를 넘어섰다.

이에 대하여 교계와 학계는 영국에 아직 희망이 있으며, 사회가 세속화로 치닫고 있어 미디어들과 일부 교계 지도자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비관하거나 체념주의 상태에 있다는 것, 그런 비관주의는 신학적으로나 통계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것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영국국교회에 흑인 대주교가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교회 바깥에 흑인 교인들이 더 많으며, 교회 개척이 교회증가의 단일하고도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어 "교구마다 교회 심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끝으로 교회증강은 이민 유입과 경제적 다이내믹스가 강한 무역중심 대도시 곧 런던, 요크, 에든버러 등 동부 연안 지역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컴브리아보다는 켄싱턴 지역에서 교회가 성장하기 쉽다. 또한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글라스고, 인버네스 등의 인구증가와 함께 복음주의 교회와 독립교회, 오순절 교회의 교인수가 늘고 있다. 다만 스코틀랜드 자유교회와 가톨릭은 예외이다.

한편 "런던 대교구는 왜 쇠퇴에서 성장 선분으로 변모했을까? 데이빗 호프 현 대주교 때문일까? 그렇다면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뭘까?"라는 관심이 학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학계는 또한 "영국에도 교회성장신학이 필요하다."며 교회쇠퇴가 아닌 교회성장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과 함께 서구문화가 개인과 회중, 교회 구조 속에 은근히 심어놓은 숙명론을 벗어나기를 희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역교회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으며 아울러 10년전 봅 잭슨이 밝힌 대로 서구 국가들이 걷잡을 수 없이 더 세속화돼간다는 소위 '세속화론'이 사실이 아님을 반증하고 있다.

학자들에 따르면, 영국교회 '쇠퇴론'은 절망적 종말론과 쇠퇴적 종말론을 함께 키워왔다. 영국교회 일각에서 쇠퇴현상이 발견되는 족족 사고방식도 쇠퇴론 쪽으로 기울어온 것이 사실이라는 것. 그렇게 생각할수록 더 쇠퇴하기 마련이라고 학자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현대 영국의 토양에도 교회가 성장할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는 마당에서 이젠 더 쇠퇴주의와 절망론으로 기울 수 없다고 학자들은 다짐하고 있다.

그래서 '프레이저 일병'식 물걸레질보다 몰트만식 희망신학과 성장신학을 선호하려는 성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