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납달리는 놓인 암사슴이라 아름다운 소리를 발하는도다.”(창49:21) 납달리는 야곱과 빌하 사이에 태어난 6번째 아들이다. 납달리는 경쟁의 의미로 아주 빨리 달리는 자여서 애굽 왕 앞에 뽑혔다. 그러나 납달리는 성경 상에 거의 언급이 되지 않는다. 단지 이사야서에 예수 초림에 대한 예언으로 잠깐 간접적으로 나온다. 여호와께서 납달리가 멸시를 당하게 하셨다는 말이다. 멸시 당하는 것은 간단하다. 하나님보다 자신의 능력을 더 의지하면 그렇게 된다. 그러나 거기에도 구원의 빛이 비치게 하신다는 말씀이다. 눈치 빠르고 경쟁에 능해서 가나안에서도 좋은 지역을 분깃으로 받는다. 비옥하고 기후가 좋은 갈릴리 북서부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시작은 매우 강했다.

하지만 지정학적으로 좋은 위치는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게 된다. 그렇다면 거기 강한 요새를 세우고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했어야 한다. 그러나 납달리는 그 지역의 가나안 사람들을 완전히 내쫓지 않고 그들을 강제노역에 사용하였다. 자만한 것이다. 그리고는 차츰 그들의 우상숭배를 배워 물들어 갔다. 예루살렘으로부터 멀리 떨어졌다는 핑계도 있었다. "그들이 너희에게 올무가 되며, 너희 옆구리에 채찍이 되며, 너희 눈에 가시가 되어서 너희가 필경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이 아름다운 땅에서 멸절하리라"(수23:13). 결국 납달리는 앗수르의 포로로 끌려간다. 하나님 말씀대로 확실하게 입장을 정하고 살았더라면 좋은 지역에서 번영했을 것이다.

목회는 정말로 하나님의 힘으로만 가능하다. 나 자신도 목회에서 많은 것을 이루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하나님이 하신 것임을 알게 된다. 내가 자신을 가지고 계획한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생각도 않았던 축복으로 사람도 건물도 왔다. 그래서 차츰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기를 배웠다. 신학생 때부터 보아온 것이다. 좋은 대학 나오고 공부 잘하고 설교 잘한다. 그러면 자신을 가진다. 거기다가 학위도 얻는다. 그래서 잘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세상적 인간적이다. 결과적으로 목회를 잘 할 것 같은 사람이 어렵게 목회한다. 자신의 머리 좋고 똑똑함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자신의 정직과 인격을 믿고 목회한다. 다 인간적이다.

어떤 이는 대학도 못나오고 매사 부족하다. 인물도 없다. 그래서 열등감으로 충만하고 자신이 없다면 정말로 목회를 못한다. 그러니까 강한 사람 의지하고 돈을 의지해서 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인간적 목회임은 같다. 하지만 자신이 부족하니까 매사에 오직 하나님만 의지한다면 달라진다. 처음은 빈약하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게 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게 하나님을 의지하고 끝까지 가면 되는데 그러지 못한다. 크게 되면 마음과 눈이 높아진다. 그러면 자기의 힘을 발휘해서는 교회나 총회에서 군림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다시 세상적 인간적인 것들 의지하고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결 같이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납달리처럼 아름다운 외모에 날렵한 사람은 자신의 훌륭함으로 항상 경쟁에서 앞서 간다. 목사들도 마찬가지이다.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세상일 잘하는 것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목회는 그렇지 않다. 얼마나 많은 목회자들이 이렇게 인간적인 힘으로 목회하려다가 인간적인 차원으로 마쳤는지 모른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감으로 넘쳐서 불륜을 범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모두가 자신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민첩하고 똑똑하다고 해도 영적으로는 완전 무능한 어린 아이일 뿐이다.

그러기에 사도바울은 늘 말씀하셨다.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시 103편 13절부터 18절까지 들어보라.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가면 없어지나니 그 있던 자리도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이르리니 곧 그의 언약을 지키고 그의 법도를 기억하여 행하는 자에게로다.” 자기 실력과 지혜 믿지 말라. 오직 하나님만 믿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