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아셀에 대한 야곱의 예언이다. “아셀에게서 나는 식물은 기름진 것이라 그가 왕의 진수를 공궤하리로다.”(창49:20) 야곱은 한 줄만 말했다. 그 내용은 좋았지만 또 나쁘게 이용될 수도 있었다. 출발은 복된 것이었지만 점점 약해진다. 배당 받은 땅은 기름진 곳이라 왕의 음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평안함에 안주하고 다른 지파들 돕기를 거절한다. 차츰 약해지고 가나안 족속들을 쫓아내지 못해 오히려 갈릴리 지역과 에브라임 산지로 쫓겨난다. 나중에는 우상숭배에 빠지고 다른 종족에게 흡수되어 버리고 만다. 그러니까 평안함이 오히려 거주민을 약하게 만들어 차츰 소멸되게 한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잘 믿어 많은 것을 물려준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해서 어떤 것인지 잘 안다. 하지만 거기 안주하면서 더 이상 신앙이 자라지 않으면서 제자리 걸음만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복은 명령형이다. 사람을 만든 뒤에 말씀하신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 다스리라.” 그 말씀은 가만히 있어도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생육하고 번성하려고 행동해야 한다. 자기 하는 일을 잘 해내고 운명을 다스려야 한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대충하고 머물려고 한다. 그러면 머무는 게 아니라 후퇴하는 것이다. 점점 약해진다.

사사시대에 아셀 지파는 시스라와의 전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여선지자 드보라에 의해 심한 비난을 받았다. 사실 얼마든지 변명을 할 수 있으리라. 점점 약해져서 전쟁할만한 군사가 없다. 지원할 재정도 없다. 그럴 상황이 아니다. 등등. 인생은 항상 모든 것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풍성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도 보면 항상 재정이 부족하다. 그래서 교역자들 사례비도 조금 주고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런다. 다른 데 지원은 엄두도 못 낸다. 왜 그런가? 자신이 약하다고 자꾸 움츠려들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더욱 더 약해만 간다.

비슷한 상태에서 스불론은 힘들어도 전쟁에 참여했다. 재정도 내고 사람도 냈다. 같은 하나님 백성들을 위한 수고를 해야 일어난다. 그렇게 스불론은 강한 지파로 일어난다. 힘들 때일수록 더욱 도전해야 하나님의 임재와 도움을 경험한다. 아셀은 자기 몫도 하지 못하다가 주위의 가나안인들을 하나도 쫓아내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에게 말려들어 우상 숭배를 한다. 자신을 위한 싸움은 피한다. 힘이 부족하다고? 물론 그렇다. 하지만 왜 힘이 부족한가? 하나님의 복을 받았건만 믿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 의지해서 하나님의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믿고 도전해야 한다.

자기 속에 주저앉을수록 더욱 약해지고 줄게 없으리라. 힘들어도 나가라. 운동해야 한다. 영혼도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힘들다고 뒤에 쳐져라. 그러면 더욱 힘들다. 돈 없다고 옷 없다고 귀찮다고 기분 나쁜 소리 들었다고 뒤로 쳐져라. 그러면 아주 못나온다. 주께서 능력 있는 자는 더욱 능력 있게. 없는 자는 있는 것 마저 빼앗긴다. 그렇다면 어디에 서겠는가? 자신이 축복 받았음을 믿으라. 그리고 한 걸음씩 그 축복의 말씀을 의지하고 도전해 보라. 신앙은 절대로 현상 유지가 아니다. 그대로 눌러앉으려고 하면 차츰 망해갈 뿐이다. 신자에게는 오직 도전뿐이다.

어느 교회 30년 이상 종을 친 집사가 있었다. 한 시간 전에 한 번 그리고 30분 전에 재종이 있다. 당시에 동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교회 나왔다.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아무도 감사하지 않았다. 종치기 집사는 춥건 덥건 몸이 아프건 꾸준히 교회를 위해 봉사했다. 어느날 그가 죽어 장례했다. 거기 정부의 고관들이 다 왔다. 아들이 장관이었다. 종을 치면 복을 받는 게 아니다. 복 받은 것을 알고 믿고 적용하느라 봉사한다. 그러므로 남들은 몰라도 본인은 늘 감격으로 살았다. 아셀은 많은 복을 받았지만 봉사하지 않았다. 손해를 안 보려고 자꾸 줄였다. 그리고 사라지고 말았다. 많은 신자들이 좋게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나중에는 흐지부지 되고 만다. 아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