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잇사갈은 레아의 다섯 째 아들이다. 야곱 즉 아버지에게는 아홉째이다. 레아는 자녀가 있었지만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반면에 라헬은 사랑을 받았지만 자녀가 없었다. 하루는 레아의 아들인 장자 르우벤이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가지고 왔다. 뿌리가 사람의 다리 모양으로 통통해서 정력제요 임신촉진제로 알려져 있는 식물이다. 당연히 아이를 원하는 라헬이 달라고 했다. 레아는 거절했다. “네가 내 남편을 빼앗고도 또 합환채까지 빼앗으려고 하느냐!” 반드시 먹어야 하겠다는 욕심에 라헬은 합환채대신 그 밤에 남편을 레아에게 보낸다. 이렇게 태어난 아들이 잇사갈이다.

육신의 욕심을 따라 난 아들은 복 받을 삶을 살지 못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야곱은 저주했다. “잇사갈은 양의 우리 사이에 꿇어앉은 건장한 나귀로다. 그는 쉴 곳을 보고 좋게 여기며 토지를 보고 아름답게 여기고 어깨를 내려 짐을 메고 압제 아래서 섬기리로다.” 양의 우리 사이에 꿇어앉아 짐을 메고 일어나고 내리는 중노동하는 나귀이다. 쉴 곳을 좋게 여기며 땅의 안정을 그리워하면서 압제 하에 있으리라는 예언이다. 잇사갈 지파는 가나안에서 좋은 땅을 받았다. 기름지고 경작이 쉬워 안락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락한 생활이 항상 좋은 게 아니다. 편안해지면 하나님을 잊는 게 문제이다. 그렇게 지내다 결국 타국에 공물 바치는 신세로 전락한다.

누구나 안정된 삶을 구한다. 그러나 잘 살게 되면 하나님은 건성으로 섬긴다. 문제가 없으니 도움도 필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의 노예가 된다. 하나님을 믿어도 하나님께 간절한 마음이 없다. 목회자들의 소망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주의 백성을 잘 섬기고 주를 잘 믿게 할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을 많이 모으고 건물을 키워 큰 교회를 만들까.”이다. 교회를 성장시키는 게 잘못이 아니다. 교회성장만을 하나님처럼 사모하고 섬기는 게 문제이다. 교회성장은 하나님과 교회 섬김의 결과로 와야 한다. 하지만 목회자도 육신을 가졌기에 그러한 소원에 사로잡히고 만다.

레아와 라헬은 단지 남편의 사랑을 얻는 데만 집중했다. 하나님께서 남편 야곱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일으킨다는 놀라운 비전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나님 사랑이 아니라 단지 남편 독점만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목회자들도 하루 종일 교인 많이 모으고 건물 크게 하는 데만 관심을 모을 수 있다. 또는 노회나 연회에서 총회에서 또는 여기 저기에서 임원 자리 하나 얻는데 마음이 집중될 수 있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자신의 육신적인 명예만을 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자신도 노회장을 해 보았지만 그것이 교회나 하나님의 일에는 아무 유익이 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교회가 커지고 재정이 안정될수록 걱정해야 한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식기 때문이다. 개척 단계에서는 하나님에게만 매달린다. 모든 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해서 몇 백 명만 모여도 하나님을 별로 필요하지 않게 된다. 예산도 일꾼도 다 넉넉하게 된다. 부교역자들과 직원들이 일을 다 한다. 모든 게 편하고 쉬워진다. 그러면 관심이 대접 받는 데로 가고 명예로 마음이 향하게 된다. 하나님을 향해서 간절한 마음이 사라진다. 하물며 몇 천 몇 만이 모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 거의가 넘어진다. 안락한 삶이 항상 복이 아니다. 무언가 부족해야 하나님을 향해 간절해지는 것이다.

교인 많아지고 큰 교회되기만 사모하지 말라. 오히려 하나님 더 얻기만을 사모하라. 교인이 많아져도 교인이 줄어도 마찬가지이다. 많다고 교만하고 적다고 열등감 가지면 하나님 의지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둘 다 넘어진다. 많건 적건 변함없이 하나님만 간절히 사모하고 양을 위해서 기도하라. 그러면 모든 면에서 풍성해지고 교회도 제대로 된다. 하나님이 복이다. 세상 것들이 복이 아니다. 살기가 편해질수록 더욱 하나님께 집중하라.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은 다 그러했다. 세상 것들을 초개처럼 여기고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했다. 하나님으로부터 최상의 삶을 위한 능력과 인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