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파리와 샌 버나디노 테러 이후 IS와 이슬람교 그리고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정작 이들의 종교 관행과 신앙 내용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중종교연구소(PRRI)와 종교통신(RNS) 공동조사에 의하면 최근 연이어 발생해온 집단살상 테러를 중대 이슈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94%나 되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반면, 대다수의 미국인들(83%)은 이슬람 종교에 대해서는 거의 또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고, 62%는 무슬림들과 거의 또는 한 번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 전체의 47%는 "이슬람의 가치관은 미국의 가치관 및 생활양식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4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10%는 무응답이었다. 특히 전체의 과반수인 53%는 무슬림들이 자기네 공동체 안에서 극단주의에 충분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비평했으며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46%가 그랬다.

이번 조사는 12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 샌 버나디노의 한 사회복지 시설에서 최소 14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14명을 다치게 한 총기난사 테러의 악몽 후 실시된 것으로, FBI가 이번 캘리포니아 총기살상범 타시핀 말릭과 사예드 리즈완 파룩을 직장 동료들을 무차별 살상함으로써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도록 이슬람국가(IS)가 자극을 준 무슬림들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 최근 여러 테러와 집단살상 사건들을 저지른 범인들 ⓒReuters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자가 무슬림들이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하자는 제안도 이 조사 결과 발표 이후에 나왔으며, 그의 경쟁자인 벤 카슨은 "이슬람은 미국의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이런 레토릭(수사적) 기후는 미국의 무슬림들을 "미국 종교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는지 여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발견했다. 이에 대해 미국인들 57%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종교적 정체성에 따라 그런 다원종교주의에 대한 견해와 테러에 대한 개인의 우려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슬림들은 미국 종교생활에 있어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무종교인들의 10분의 7(67%), 비백인 신교도들의 과반수(56%)이지만 백인 주류 개신교도들 가운데서는 51%이었으며 백인 복음주의자들 가운데서는 47%에 그쳤다. 유대인․무슬림 기타 다수종교 그룹들은 전체적으로 너무 적어 통계분석의 의미가 거의 없다.

4년전 테러리즘이 중대 이슈라고 말한 사람들은 53%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75%이다. 또한 약 절반(47%)은 자신이나 가족중 누군가가 테러의 희생물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해 지난해(33%)의 우려도보다 상당량 증가했다. 조사대상의 3분의2(67%)는 집단살상을 중대 이슈로, 27%는 중요한 관심사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댄 칵스 PRRI 소장은 사우스캐럴라이나 찰스톤, 테네시 차타누가, 오리건 로즈버그, 파리, 샌 버나디노 등 연이은 테러와 집단살상이 이런 응답을 초래했다고 파악했다. 칵스는 "실제로 이런 일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데 대한 두려움 수위가 매우 높이 나타났다."며 "이것은 곧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근심걱정이 자리 잡았다는 뜻이며 이는 현실의 열띤 정치적 레토릭(수사학)에 대한 반응이다."고 분석했다.

칵스는 도날드 트럼프 같은 인사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중 다수는 엄격한 보안 점검을 통과한다는 전제아래 시리아 난민들의 미국 입국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 57%는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인, 흑인, 복음주의자들이나 주류교단 사람들을 막론하고 "시리아 난민 유입을 환영한다."는 응답자들은 개신교도들의 절반 미만이다. 대조적으로 천주교인들은 57%, 무종교인들은 60%가 시리아 난민 입국을 선호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또 킬러의 종교정체성에 근거한 폭력에 대하여 미국인들의 태도는 이중적 잣대인 것으로 파악했다. 조사대상 75%는 "자칭 크리스천이라면서 기독교의 이름으로 폭력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진짜 크리스천이 아니다."에 답했다. 그러나 "자칭 무슬림이라면서 이슬람의 이름으로 폭력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진짜 무슬림이 아니다."고 한 사람은 50%에 그쳤다.

한편 샌버나디노 사건 후 기독교 사학인 리버티 대학교의 제리 폴웰 2세 총장은 주간 연설 도중 학생들에게 총기보유 허가를 얻어 이런 사태에 대비하라고 말해 청중의 기립 박수를 얻어냈다. 폴웰은 연설 끝에 (샌버나디노) 지역센터 사람(피해자)들이 지금 내 호주머니에 있는 이것만 가졌더라도..."라고 말을 흐려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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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브라힘 후퍼 미-이슬람관계평의회(CAIR) 의장은 불편한 심경으로 "반 무슬림 편견은 9.11 이후로 계속돼왔다."며 "이젠 도날드 트럼프, 벤 카슨 등의 발언 덕분에 미국 주류사회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주입법컨퍼런스(NCSL)의 보고에 의하면 미국의 50개주 중 19개주는 대학 캠퍼스내 총기 비밀 소지를 금지하지만 23개 주는 각 대학 소관에 맡기고 있다. 그렇더라도 국내 4,400개 대학의 과반수는 학내 총기소지를 금하고 있다.

버지니아 린치버그에 소재한 리버티대학교는 지난 2007년 한 시간 거리에 떨어진 인근의 버지니아 공대(VTU)에서 학생 1명에 의해 32명이 죽고 17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 후 정책을 바꿔 학생과 교직원, 교수들의 총기 비밀 소지를 허용해왔다.

기독교 뉴스망인 월드의 새러 팻베리 기자는 자신이 만나본 여러 대학생들 모두는 테러나 집단 살상 범인들의 정치성이나 종교신앙에 대한 관심은 없는 대신 "비밀 총기 소지 여부가 더 실용적 대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학가 등의 총기소지율은 향후 점점 더 늘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랜드 캐년 대학교에서 예배학을 전공하는 케일리 슐츠 양(19)은 "그것은 사람들에게 살해연습을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나로선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슐츠는 "총기 금지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단지 사후에 법적 처리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지난 12월 2-6일 미국 성인들 1,003명을 상대로 전화 인터뷰로 실시됐다. 오차폭은 +/- 3.7%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