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주요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이 선정한 2015년 교계의 10대 톱뉴스 스토리들 가운데 ‘동성혼 이슈’가 첫째로 꼽혔다. IS의 준동에 따른 유럽 난민위기 등 반이슬람 정서 고조도 주목받았다.

480명의 회원을 둔 종교뉴스기자협회(RNA)는 동성혼 이슈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 방문 등의 거동을 올 한 해의 가장 중요한 뉴스거리로 꼽고 특히 교황을 3년째 '올해의 뉴스메이커'로 선정했다.

▲ 동성혼 판결은 2015 미국 교계 최대뉴스였다.    ⓒAshevilleaccounting.com

RNA가 ‘올해의 가장 중요한 뉴스’로 선정한 것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법화였다. '오버지펠 대 하지스'(Obergefell v. Hodges) 판건으로 명명된 이 판례는 연방대법원은 판사들의 5대 4 표결로 확정되었으며, 백악관은 무지개 조명으로 자축하기도 했다.

RNA는 또 유럽 난민위기, 이슬람국가의 심화된 준동, 반이슬람 정서 고조 등과 정치후보들의 반이슬람적 발언을 주요뉴스로 삼았다. 파리 테러, 교황의 기후변화 관련 발언, 찰스턴 교회 내 총격사건, 종교지도자들의 블랙라이프매터 지지운동, 천주교 자체 개혁을 위한 교황의 어젠다 등도 거론했다.

RNA는 10대 뉴스 외에도 샌버나디노 총격테러, 동성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한 킴 데이비스가 교계 영웅이 된 것, 몰몬교가 동성애 교인들을 배척한 것, 사우디아라비아의 연례 하즈(메카순례) 때 크레인 붕괴 사고로 2,000여명이 사상 당한 것 등을 기타 뉴스로 꼽기도 했다.

바나리서치도 50개주의 동성혼 합법화로 인해 종교자유와 미국인들의 세속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 신앙인들의 걱정거리가 대폭 쌓인 한 해로 회고했다. 동성혼은 미국 인구를 찬반으로 양극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동성애 찬반 두 그룹 사이의 골이 한층 더 깊어졌다고 보았다.

바나 자체 조사에 의하면,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그룹은 40세 이하의 청장년층에서도 압도적 다수인 73%를 차지한 반면 이를 지지한 40세 이하에서는 35%에 그쳤다.

동성혼 이슈에 관해 데브러 메이슨 종교뉴스재단(RNF) 총무겸 미주리주립대 저널리즘 학과 종교전문직센터(CR&P) 소장은 "연방대법원의 랜드마크 판결은 향후 종교계에 대한 지속적인 박해를 부를 것이다."면서 "그래서 더구나 교계 저널리스트들이 꼽은 No.1 뉴스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하는 바나리서치가 선정한 10대 뉴스의 나머지와 간추린 해설이다.

2. 종교자유 미래에 대한 우려 증폭: 동성혼 합법화로 인해 수많은 미국인들은 향후 종교자유에 대한 여하한 판결에 미칠 잠재영향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양심의 자유에 대한 우려 그래프는 2012-2015년 사이에 날카롭게 치솟았다. 2012년 당시 "지난 10년간 국내 종교자유 상황이 악화됐다"고 한 미국인들은 33%였으나 2015년엔 41%로 증가했다. 물론 종교인일수록 그 우려는 더 크다. 예컨대 복음주의자들의 4분의3 이상인 77%(2012년: 60%)가 그런 입장이다. 그런 반면 무신론자들, 불가지론자들(不可知論者, agnostics), 무소속 종교인 또는 무종교인들 등 가운데서는 그런 사람들이 32%(2012: 23%) 정도였다.

▲ 종교자유 이슈도 중대 뉴스 중의 하나였다. ⓒPatheos.com

3. 포스트크리스천(Post-Christian) 풍조의 비등: 미국은 아직도 기독교 중심의 국가라고 할 수 있지만, 기독교 신앙의 영향력은 점점 기울고 있다. '자기 스타일 신앙'을 지닌 무소속 종교인들의 증가, 교회출석수의 꾸준한 감소, 종교자유에 대한 긴장 고조 등이 모두 전국을 휩쓸고 있는 세속화의 농도를 보여준다. '포스트크리스천'으로 자임하는 사람들은 2013년에 37%였으나 현재는 44%이다.

4. 예수님에 대한 견해 불일치: 예수 그리스도는 여전히 미국 종교지평의 중심인물이자 영구적 관심대상의 하나다. 그러나 그가 어떤 분이었고 어떤 분인지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다. 응답자 대다수(92%)는 그분이 실재한 역사적 인물이었다고 말하지만 인간실존 이상인지 어떤지는 일치하지 않는 것. 예수님이 하나님이시라고 믿는 사람들은 밀레니엄세대의 절반 미만(48%)이며 X세대의 55%, 베이비부머들의 58%, 노년층의 62% 정도로 분포된다. 가장 어린 세대의 성인들은 또한 이전세대들에 비해 그리스도에 대한 개인적인 헌신도가 덜하다. 그런 헌신을 했다는 밀레니얼들은 46%인 반면 X세대는 59%, 부머들은 65%, 노년층에서는 71%로 나타났다.

5. 가족․나라․신앙순으로 자신들의 정체성 부여: 인간 정체성의 구성 요소는 많지만 미국인들 대부분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가장 중시한다. 응답자들의 62%는 가족이 자신의 개인 정체성을 말해준다고 답했다. 전체 성인들의 절반 이상(52%)은 미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자임하기도. 기독교인 등 종교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강조한 사람은 38%에 그쳤다. 밀레니얼과 X세대 등 가장 어린 두 세대는 미국민으로서의 자기정체성 수위가 가장 약해(54%) 가장 강한 노년층(80%)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X세대(37%)와 부머들(66%) 사이도 상당한 차이가 보인다. 또한 기성세대일수록 자신의 종교신앙을 정체성 요소로 꼽는 성향을 드러냈다. 그런 사람들은 노년층의 46%, 부머들의 45%, X세대의 34%, 밀레니얼의 28%였다.

6. 후보자들에게 특정 이슈에 대한 입장 주문: 미국인들은 2016년으로 다가온 대선과 관련, 10분의 7꼴(71%)로, 후보들에게 특정 이슈에 대한 입장을 가장 중시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런 이슈들 가운데서는 경제(76%)가 수위였고, 그밖에 건강/의료(65%), 이민(46%), 외교정책(46%), 총기류 통제(43%) 등의 순위였다.

7. 제자훈련 기상도는 '먹구름': 미국 성인신자들의 약 절반(52%)은 제자훈련이 "분명히 잘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목회자들 가운데 그런 입장은 단1%뿐이다! 목회자들의 60%가 제자훈련이 "잘 안되고 있다"고 비능률성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교재를 통한 제자훈련 등에 매진해온 네비게이토가 바나에 의뢰해 한 조사에 의하면, 일부 영역에서만 능률성을 나타낼 뿐 나머지에 대해선 강하게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네비게이토의 출판․언론기구인 냅프레스는 지난 10년간 관상영성(觀想靈性, contemplative spirituality)에 대한 기사를 뿌려왔다.

8. 스코틀런드 사역체들의 포스트크리스천 성: 스코틀런드의 세속화 수위는 미국보다 훨씬 높지만 포스트기독교화의 속도는 미국보다 좀 느린 편이다. 스코틀런드는 지난 10년간 무종교인 증가현상, 교회출석 쇠퇴, 성경통독률 저하 등의 현상이 가파른 경사로 나타나고 있다. 원인의 한 가지는 스코틀런드 교회의 현재 모습 탓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독교 인지도는 스코틀런드 만큼 나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코틀런드의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을 경험하는 교회와 사역체들은 미국의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바나는 분석했다.

9. 여성들의 '교회 떠나기' 현상: 전통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교회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으나 최근 여성들의 탈 교회현상이 늘고 있다. 요인은 주로 교회의 여성지원 결여 탓으로 분석된다. 교회에서 "강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여성들은 전체의 17%밖에 되지 않았다. "다소 지원받고 있다"는 여성은 23%였다. 여성들의 약 절반(43%)은 교회로부터 정서적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같은 교회와 여성들 간의 관계적 불연성은 여성들의 탈교회현상이 어떻게 비롯되는지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교회공동체 안에서의 강한 관계적 결속 없이는 여성들의 결석과 이탈이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진행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여성들은 교회와의 강한 결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낀다는 것과 여성들의 개입과 헌신도를 높이려면 교회가 어떻게 할지 기회도 제공해주는 셈이다.

10. 대다수의 미국인 왈: "지금 여기 있을래": 미국인 공동체들의 현실 문제에 있어 '뿌리 상실'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많다. 기동성이 높아지면 사회적 연대가 줄어드는 반면 범죄 등 무질서가 는다. 특히 안정성이 높은 지역보다는 이동성이 더 높은 지역에서 더 그러하다. 그러나 흔히 회자되는 '미국 유목민' 개념과는 반대로 미국인들의 절반 이상은 그냥 말뚝 박고 눌러있는 쪽이다. 미국인들의 5분의3은 "이사갈 생각이 없다거나 그럴지 어떨지 모르겠다"(59%)는 입장. 미국인 대다수는 이전처럼 이사를 다니지 않을지도 모르고 나이 들수록 그러는 쪽이지만 대부분은 최소 1회 이상 이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 미국인들 중 태어난 고장에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럼 이사를 다니는 주된 이유는 뭘까? 미국인들이 이사를 가게 되는 주된 요인은 가족 때문(42%)이다. 두 번째 주요인은 직장 또는 사업 때문(28%). 미국인들 가운데 "교회 때문에" 타 고장으로 이사를 한다는 사람들은 단 2%에 그쳤다. 나머지는 도시 자체 때문이라거나, 교육, 우정관계, 경제, 지역성, 건강, 은퇴, 기후, 기타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