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이 위기를 맞는 것은 산업화의 여파 때문만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Christian Examiner

【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지구온난화 논쟁이 치열하다. 11월 30일부터 파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자 기독교계도 보수와 진보로 의견이 갈린 가운데, 산업화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히려 북극곰을 살리려고 산업화를 제한하면 빈곤층 20억 명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

기독교계 안에 기후에 대한 다툼과 갈등의 불을 당긴 것은 기독교단체인 창조청지기직콘월연맹(CASC)이다.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CASC가 공개서한을 내면서 아울러 미국내 2900여 기독교대학과 대학교의 교수들에게 지지호소를 했다. '기후변화에 관해 국민들과 그들의 지역대표들, 주의회의 주지사들, 연방의회, 미국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 캘빈 베이스너 박사 ⓒChristian Examiner

서한에 대해 한 신학교수가 나름의 답글을 올리자 CASC 측 창설자이자 전국대변인인 캘빈 베이스너 박사가 응수하고 나섰다. 양측 견해를 다 취급한 베이스너의 글을 간추린다.

문제의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빈민들은 공해 없는 깨끗한 환경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바랄 것입니다. 그런 것은 흔히 경제성장을 약속하는 산업화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기후변화는 그런 산업으로부터 배출된 배기가스에 영향을 받습니다. 나는 산업 없는 세상을 지지합니다. 사람들은 좀 더 땅을 의존하고 손수 식량재배 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빈민들(실상 모든 사람들)이 온갖 세균으로 오염된 물과 엄청난 공해로 더러워진 환경보다는 청정환경과 물을 선호하고 또 보유해야 하는 것 지당한 사실이다. 협정을 통해 되도록 오염을 줄이는 것도 당연히 더 낫다. 그러나 그 교수는 그것과 산업 및 경제개발이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경제와 환경의 역사는 환경경제학자들이 '환경전이' 또는 '쿠즈네츠(Kuznets) 환경 곡선'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보여준다. 경제개발 초기단계에서 생계중심 산업에서 저기술산업화로 전이될 때 대기․공업수 배출, 고체폐기물 오염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조기산업화가 그만큼 위험을 극복하기 때문에 건강과 장수도 일어난다.

사회가 고기술 형태의 산업화를 이루고, 이어서 서비스와 테크 중심 경제를 이루면 오염 배출이 피크를 이루다 줄어들기 시작하여 결국은 초기산업화 때보다 더 적어지게 된다. 한편 안전한 생수와 식품, 의류, 셀터, 교육, 의료, 교통, 기타 경제개발의 혜택들이 더 커지면서 건강요인과 수명도 늘게 된다. 이 통찰에 관한 가장 좋은 책으로 인도의 인두르 고클라니 박사의 <세계의 상태개선: 더 깨끗한 지구에서 더 오래 더 건강하고 더 안락하게 사는 이유>라는 저서가 있다.

다음 질문들을 음미해 보라. 테네시 존슨시티와 케냐 나쿠루의 수도물을 마시면 어느 쪽이 감염되기 쉽겠는가? 방글라데쉬와 프랑스 중 어느 쪽의 인간수명이 더 높은가? 토쿄와 우간다 캄팔라중 어느 도시의 공기가 더 맑은가? 더 깨끗하고 건강하고 더 아름다운 환경은 그만큼 더 돈이 들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들이 아무래도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갖게 마련이다.

그 교수는 우려한다: "기후변화는 산업 배기․방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물론 추상적으로는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그러한가?"와 "그런 산업들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과 반대로 그것들이 가져오는 혜택 사이의 균형은 어떠한가?"라는 것이다. 공개서한과 다양한 지원 문서를 통해 우리는 산업의 위험을 훨씬 능가하는 산업 혜택의 이유를 제시했다.

아울러 지구촌 기온변화에 대한 인간의 역할은 매우 작아서 위험하지 않은 반면 오히려 자연의 영향이 더 크며, 가난의 위험은 기후변화의 위험도보다 훨씬 더 크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대체로 풍요한 사람들 그러니까 소득이 미국인들의 평균 5분의1 바닥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북극권에서부터 사하라 사막, 브라질 열대우림 등 그 어떤 환경에서도 더 건강하게 더 장수할 수 있지만, 극빈자들은 가장 이상적인 열대 낙원에서도 번창하지 못한다. 이것은 세계의 기대수명과 질병 관련 통계치로도 밝혀지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그 교수의 조언을 받아들여 "산업이 없는 세계"에서 살면서 "땅과 손수 재배한 음식으로만" 사는 법을 배우고 지낸다면 어떻게 될까? 산업혁명 전 평균 기대수명은 27-28년 정도였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모든 자녀들의 약 절반은 50회 생일을 맞이하기 전 죽곤 했다.

땅과 손수 재배한 음식으로만 사는 것은 로맨틱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좋은 건강과 장수의 비결은 못되는 것 같다. 그밖에도 경제개발 사회의 특징인 좋은 교육, 안전한 교통, 쉽고 빠른 커뮤니케이션 등을 못 누리는 것은 둘째치고 말이다. 베이스너의 이러한 역설은 표면상 그 교수의 답글보다는 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편 지난 2009년 코펜하겐에서의 쓰라린 협상 대실패에 이어 수년만에 재개된 파리 회담에 참석한 140여개국 정상들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힘쓰는 상황이다. 산업화 이전 지구의 기온보다 섭씨 2도(화씨 3도) 이상 높이지 말아야 한다는 공동 이해를 나누는가 하면,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은 서로 협조 아래 40% 이하로 줄이는 책임을 지자고 입을 맞추었다.

빌 게이츠 등 실업인들은 청정에너지 연구개발에 현재 100억 달러인 기금을 향후 5년간 2배 이상 투입하겠다고 약조했다. 영국 언론 <더 가디언>은 미국․중국․인도 등 3개국만 배기량 줄이기 협약을 한다면 파리 회의 이후 희망이 있고, 인류의 미래는 한결 밝을 것이라고 논평하기도. 현재 기존의 석탄 에너지 의존 중심에서 태양열 에너지 개발 쪽으로 힘쓰고 있는 인도는 이번 회담중 120개국과 함께 태양에너지 관련 협약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