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아브라함에게 처음 나타나셨을 때 하신 약속이다. 참으로 놀라운 내용이다. 거의 하나님처럼 되게 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복 자체가 되고 누구든 그를 축복하고 복 받고, 저주하면 즉 대항하면 하나님이 저주한다는 말씀이다. 하나님이 저주하시는데 누가 그것을 넘어서서 아브라함을 이기겠는가!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서 아브라함은 복 자체가 된다.

사실은 이 말씀은 누구든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된다. 누구든 하나님을 만나서 모시면 하나님이 함께 하는 사람이 된다. 아브라함을 믿음의 아버지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가 한 것처럼 우리도 하면 그와 같은 복을 받고 그처럼 위대한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누구든 이 본문을 읽으면서 자신에게도 같은 내용의 복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으로 받아야 한다. 하나님은 그 약속대로 확실하게 이행하셨다. 실제로 잘못한 것은 아브라함인데도 상대방을 벌주신 경우가 여러 번이다.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속인 게 두 번이나 된다. 그런데도 상대방을 혼내셨다.

그렇다면 신자도 그 약속만 생각해야 하고 잘 될 것으로 믿어야 하는가? 하나님의 그 약속 이전에 하신 명령이 있다.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약속 이전 하신 말씀이 무엇인가?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그 명령을 지킬 때 앞에서 하신 축복의 약속을 이행하시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이 명령대로 해야 아브라함처럼 무엇을 해도 잘 된다. 신자는 누구나 고향과 친척 아버지 집을 떠나서 하나님이 보여주는 땅으로 가야만 한다. 목회자가 목회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이 명령대로 하면 분명히 잘 되고 안 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지금 사는 곳을 떠나서 어디론가 가야 하나? 어떤 심장전문의는 하나님이 아프리카로 가라고 했다고 가족도 버리고 짐을 싸서 떠났다. 아프리카는 그렇게 고도의 심장전문가가 요구되는 게 아니다. 거기 가도 기구가 없기 때문에 초보적인 수술 밖에 할 수가 없다. 또한 다른 잘 나가는 의사는 담임목사님이 신학교 가라고 했다고 다 버리고 떠났다. 혹시 이 말씀을 듣는 분 중에 그런 분이 없는지 궁금하다. 하나님의 이 명령은 그렇게 직설적으로 자로 개념으로 적용하면 안 된다. 하나님을 왜 떠나야 하는가? 그리고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장소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아브라함 입장에서 고향과 친척을 떠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까지 의지하던 모든 것을 버리라는 뜻이다. 고향은 익숙하다. 친척도 친구 아는 사람도 많다. 하던 일도 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목회도 그렇다. 아는 사람 많고 자기 재능이 많고 돈 많으면 잘 할 것처럼 같다. 어떤 사람은 아들이 목회를 하겠다니까 재산을 많이 물려주었다. 또 어떤 가족은 목회하는 아들을 다른 아들딸들이 재정적으로 책임지기로 약속한다. 그러면 하나님을 별로 의지하지 않는다. 아브라함 고향에 남으면 하나님 전적으로 의지할 수가 없다.

하나님의 힘으로 잘 되는 첫 단계가 하나님만 의지하여 모든 일을 하고 실력 발휘를 하는 것이다. 다 버리고 광야로 나가면 오직 하나님밖에 의지할 대상이 없다. 짐승도 많고 강도도 많다. 무슨 병에 걸릴지 어떤 무서운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 고향에 비하면 안전은 제로이다. 그래서 오직 하나님만 의지한다. 하나님이 가라는 대로만 간다. 목회도 그렇다. 하나님밖에는 의지할 대상이 없어야 한다. 교인이 없다 형제들 친척 다 오라고 하면 그들을 의지하는 것이다. 돈 없다고 사업하면서 양다리 걸친다면 역시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똑 같은 명령을 하신다. “가족 친척 세상 것 다 버리고 나만 의지해라. 그래야 목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