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노아의 시대는 최악이었다. 하나님이 참다 참다 못해서 멸망시키기 직전이었으니 얼마나 악했을까. 신자들이 사는 세상이 정직하고 바로 된다면 신앙 생활하기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주위가 다 악하게 되면 신앙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 심지어 신자들은 물론 목회자들까지도 악에 물들게 된다면 바른 신앙생활이 너무도 어렵게 된다. 당시는 가인의 후손들과 셋의 후손들이 함께 살았다. 요즘 말로 한다면 불신자들과 신자들이 같은 사회에서 같은 문화를 가지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멸망시키기로 한데에서 셋의 후손들은 제외되는 게 아니었다. 노아의 가족을 제외한 모든 인간은 죽어야 했다. 코로 숨 쉬는 짐승들도 포함되었다.

에노스 시대부터 셋의 후손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고 창세기는 말한다. 그리고 에녹은 여호와와 동행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가인의 후손들은 자기 조상을 따라 악했고 그 악은 갈수록 커졌다. 그의 5대 후손이 라멕은 아내들에게 말한다. “가인을 위해서 벌이 칠 배라면 라멕을 위하여서는 칠십 칠 배리라.” 자기도 그 죄의식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셋의 후손들은 달랐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도 가인의 후손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죄악을 그대로 따라 행했던 것이다. 노아의 아버지는 하나님이 땅을 저주하시는 것을 알았다. 그의 마음고생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었다. 마치 후에 이스라엘이 악으로 망해갈 때의 예레미야나 이사야와 같았다.

사실 요즘 한국 상황도 만만치 않다. 교회는 어떤가? 말하지 않아도 많이 느낄 것이다. 신자들의 도덕적 타락은 세상 사람들의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목회자들은 어떤가? 말하지 않아도 다 느끼고 있으리라. 하지만 우리가 이 문화에 젖어있기에 별로 심각하지 않을지 모르나 성경에 비추어본다면 하나님의 진노가 눈앞에 다가 왔음을 알 수 있다. 일찍이 사도바울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말하였거니와 이제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노니 여러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느니라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 평생 목회가 그리스도 십자가의 원수가 될지 모른다.

주께서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가서 넓은 문이지만 결국을 멸망이라 하신다. 왜 많은 사람이 가는가? 문화이다. 모두가 그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많이 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간다고 옳은 길은 아니다. 주께서 부활하신 다음 어부로 돌아간 베드로를 갈릴리까지 찾아가셨다. 조반까지 먹인 다음 세 번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다. 사랑한다니까 부탁하신다. “교인 수를 무조건 늘려라. 남의 교인도 상관없다. 무조건 교회 크게 해라. 건물도 더 크게 해라. 예산이 많아야 큰 일 한다.” 이렇게 하셨던가? 간곡히 말씀하신다. 세 번이나. “내 양을 먹여라.”

대다수가 목회자들이 교인수를 늘리고 건물 크게 하는데 집중한다. 그것은 영혼구원과 돌봄의 결과로 와야지 그게 목적이 되면 안 된다. 신랑이 신부보다 신부가 가져오는 재산을 목적으로 결혼하는 것과 같다. 또한 한 사람의 목회자가 돌볼 수 있는 인원도 정해져있다. 내가 수 천 수 만, 가능하면 몇 백만이라도 내 밑에 두어야겠다. 바울이 그렇게 했던가, 베드로 그랬던가? 이것이 넓은 문이다. 사람도 돈도 적어도 얼마든지 큰일을 한다. 안디옥 교회는 돌산을 파서 지었다. 본당 넓이가 백 명 정도 수용할 정도이다. 그러나 거기서 대다수의 선교사를 보내서 유럽을 변화시켰다.

노아의 때도 많은 사람들이 장사하고 시집가고 장가가고 했다. 그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하나님에게는 관심도 없이 했기에 육신뿐이었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노아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그도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였다. 그래서 영적 삶을 살았다. 세상 사람들 보기에는 미련하고 한심한 삶이지만 모든 재산을 들여 방주를 지었다. 그래서 완전한 자가 되고 하나님의 계획에 동참하는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었다. 목회자도 노아와 같은 입장에 있다. 하나님은 항상 동행 하신다. 우리도 하나님과 동행해야 한다. 하나님께 물어보라. 하나님 뜻대로 어떻게 좁은 길로 가는지 알려주신다. 하나님과 함께 가면 절대로 힘들지 않다. 노아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