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과연 동성혼을 합법화한 다음 단계는 다중혼(일부다처 또는 일처다부제, polygamy)을 향해 가는 것일까? 우려스럽게도 지금 미국의 상황을 볼 때 그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인기 텔레비전 채널인 TLC(학습채널)에서 방영한 다중혼 가족을 그린 리앨리티쇼 '자매인 아내들'(Siser Wives) 출연자들은 지난 6월의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법판정이 자신들이 처벌 받지 않고 살아갈 근거를 제시했다고 믿고 있다고 보수파 기독교언론 <월드>가 보도했다.

▲ 다중혼 가족을 그린 리앨리티쇼 '자매인 아내들'

코디 브라운 씨와 그의 네 아내들인 메리, 저넬, 크리스틴, 로빈 설리번 씨 등은 현재 제10연방순회항소법원에 소장을 제시해 놓고 있다. "주정부가 우리의 합의적인 성인관계를 막을 아무 권한이 없다."는 요지이다. 이 소장은 동성혼 합법화를 도출해낸 역사적 판례인 '오버지펠 대(vs) 하지스' 건을 인용하고 있다.

이들을 대리한 조너던 털리 판사는 "주정부들은, 서로 합의하고 비대중적인 결합 속에 살기로 선택한 (다중혼) 사람들을 강압하거나 처벌할 형법 조항을 이젠 더 사용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근래의 판례들은 "도덕적․사회적인 편견에 근거한 장애요인들"은 물론 "사적인 관계의 범죄화"를 거부해왔다고 말했다.

브라운 가족은 지난 2013년 연방판사가 다중혼을 금지한 유타주의 법 일부를 '위헌'이라고 판결하는 승소를 얻어냈다. 현재는 미연방 50개주가 모두 한 명 이상과의 중혼(重婚/bigamy)을 금하고 있지만 몰몬교 강세지역인 유타주는 유일하게 ("결혼했다"고 주장하는) 1인 이상과의 동거도 금하고 있다.

유타주는 지난 2011년 브라운 가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브라운은 법적으로는 한 여성과 결혼했지만 '영적 결합'이라는 근거로 다른 3명의 아내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브라운 대(vs) 버먼' 판건이 성립됐다. 2013년 클라크 왜둡스 연방지법판사는 브라운 가족 편을 들어 유타주의 다처동거 금지법이 브라운 가족의 종교자유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브라운이 다니는 근본주의 몰몬교회인 사도연합형제회(AUB)는 다처혼 지지 교리를 갖고 있다.

그러자 션 라이즈 유타주 검사장은 주정부의 이 법은 다중혼과 다중동거에 기인하는 여성․어린이들의 학대를 막아준다며 왜덥스 판사에 대한 불복 기소를 했다. 이에 대한 심리는 올가을에 이어진다. 이에 대한 브라운 측 털리 판사는 브라운과 그 아내들이 대법원까지 법정투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DC의 진보주의 팅크탱크인 카토 연구소도 브라운 가족을 지원할 조언서를 올렸다. 조언서 작성자들은 이번 판건이 일부 주장처럼 다중혼의 합법화를 향한 미끄럼틀이 아니고 다만 '표현의 자유' 문제에 관한 건일 뿐이라며 "법적 진실이 아닌데도 '결혼했다'고 말한다고 해서 해로운 표현으로 단정하여 형사처벌은 물론 검열할 권한이 어떤 정부에도 없다 "고 주장했다. 카토 연구소는 브라운 가족에 대한 지원발언을 하면서도 정작 다중혼 합법화 이슈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연방대법의 동성혼 합법화가 다중혼 합법화를 향한 힌트까지 주었다고 주장하는 가족은 브라운네만은 아니다. 몬태나 주에 있는 한 남성은 아내라고 생각하는 두 여자들과 결혼할 권리를 오버지펠 판건이 주었다며 주정부 상대로 법정투쟁할 기세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정부는 이제 다중혼을 막을 근거가 없다 "면서 "다음에는 수간(獸姦)도 막을 길이 없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보수단체 데니슨포럼은 '동성혼 다음은 다중혼?'이라는 칼럼에서 지난 동성혼 합법화 당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우려하고 경고했던 내용의 유권해석을 상기시켰다.

"역사와 전통의 관점에서 볼 때, 단순한 이성혼에서 동성혼으로의 비약은 두 사람의 결합에서 다중결합으로의 비약보다 훨씬 더 한 것이다. 세계의 여러 문화권이 다중혼 관행의 오랜 뿌리를 갖고 있다. 만약 다수가 이 큰 비약을 바란다면 더 작은 비약에 대해 '노'라고 하기 어렵다. 다수의 논리가 다중혼 권리에도 똑 같은 힘을 실어줄 만큼 적용될 것이 놀랍다."

이에 대해 데니슨은 다음과 같이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첫째, 동성혼을 합법화한 사회는 이제 다중혼을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 다중혼 지지자는 2001년 이래 두 배 늘어났다. 젊은 세대는 이에 대해 더욱 긍정적이다.

둘째, 만약 법정이 (동성혼처럼) 결혼대상자의 성별을 법제화할 권한이 없다면 결혼대상자의 수를 지정할 권한도 없다. 감기약 '타일레놀'은 "가족은 누구를 사랑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하냐에 달렸어요 "라는 광고문건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가족은 얼마나 많은 대상을 (배우자로) 사랑하냐에 달려있지도 않다는 얘기가 된다.

셋째로, 법은 소수계를 차별해선 안 되며 소수계에는 다중혼을 수용하는 종교도 포함된다. 미국엔 이미 다중혼 관계에 있는 무슬림들이 약5만-10만명 된다. 이들은 남녀 1대1로 법적인 결혼을 한 다음 2-3명의 배우자와 종교결혼을 또 올린다. 다중혼 금지법이 그들도 금하고 있는가?

언저리 진보언론 '슬레이트'의 질리언 키넌은 미국내 다중혼 합법화는 "합헌적, 여권주의적, 성 긍정적인 선택"이라며 "이성혼이 동성혼보다 더 나을 것도 나쁠 것도 없듯, 두 성인간의 합의에 따른 결혼은 서로 합의한 3~6명의 성인들끼리의 결혼보다 본질상 더 옳지도 그르지도 않다."라고 썼다.

그렇다면 성의 대혁명이 왜 다중혼 선에서 끝나겠는가? 그 다음은 나이나 생물학적 관계와 상관없이 닥치는대로 누구랑 합의하기만 하면 결혼할 수 있다는 '합의혼'으로 갈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누구나 결혼이 가능하다면, 심지어 아버지와 딸․아들 사이에라도 결혼(즉 근친혼)하려 들지 않겠는가? 성인-아동 사이의 결혼은 왜 안되겠는가?

▲ 다처혼을 반대하는 여성들(Al Arabiya)

만약 연방과 주정부의 결혼제 혜택이 이런 식으로 결혼하는 누구에게나 적용된다면 메디캐어 혜택과 상속권을 얻어내려고 젊은 남성이 자기 할아버지와 결혼하려고 하지는 않겠는가?

뭐 구태여 '결혼'만 고집할 이유가 있겠는가? 레즈비언 운동가인 마샤 게슨은 "결혼제도는 존재하지 말아야 한다. ... 우리는 결혼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거짓말이다. 결혼제도는 바뀔 것이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자 오귀스트 콩트는 "뭔가를 파괴할 유일하게 안전한 방법은 그것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결혼 파괴시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호주의 서맨터 로빈슨 씨는 "아마도 다중혼보다 근친혼이 먼저 다음 타깃일 것"이라며 성경은 동성혼은 몰라도 근친혼에 대해서는 적어도 확실히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메이 퍼난데즈 씨는 "이젠 교회가 일깨어서 양날검보다 더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다 "면서 "우리가 잠잠하면 온갖 악이 판치게 될 것이다. 신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욱 하나님의 진리를 전파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는 길이다 "고 역설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크레이그 헨더슨 씨는 "사회에 병든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런 일이 더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서구사회는 과학적․기술적 진보가 더할수록 도덕적으로 병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명 '토브 로고스' 씨는 "다중혼이라고?"라며 묻고 대아동성애(pedophile)야말로 현재 판치고 있다며 미래의 성인-아동 결혼 합법화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로빈슨은 "아랍인들은 순진무구한 어린이들과의 섹스를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빗댔다.

자영업자 비키 홀랜드 씨는 "양성애자들도 같은 힌트를 받을 것"이라며 한 사람이 동시에 이성 및 동성과 결혼할 것을 우려했다. 그러자 로빈슨은 한 여자가 여러 남성을 거느리는 일처다부는 왜 또 아니겠냐고 통탄했다.

동성혼 합법화는 이같이 다양한 비정상적인 성행태 중심의 '결혼'을 향한 모든 길을 활짝 열어놓은 셈인가? 분명한 것은 지구촌이 하나의 종점을 향해 점차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경이 그것을 예언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