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초 기혼총장, 헌정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 지명자 등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 장상 교수(64). 2002년 여름, 총리 인준 부결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녀가 최근 자전적 에세이 <지금도 나는 꿈을 꾼다>를 출간했다.

장 교수는 자서전에 모태신앙이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총리 인준 청문회 이후의 뒷얘기까지 솔직 담백하게 담았다.

“청문회 이후, 엄청난 화살을 맞았던 당시를 회상해보면 갑자기 불어닥친 둘풍에 휩싸여 한꺼번에 쏟아진 돌을 맞은 기분이었어요. 한 두 달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 밖에 나가지도 못했죠. 하지만 아픈 상처가 지나온 저의 삶을 반추하는 계기를 마련해줬어요.”

장 교수는 자서전을 집필하는 지난 8개월의 시간이 인생에 있어서 잠시동안 잊고 살았던 수많은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말했다.

“글을 쓰는 시간은 제게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잊고 있었던 제 자신을 발견하고 성찰하며 깨우치는 과정이었거든요. 어쩌면 이 작업이 더 늦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찾은 가장 큰 선물은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집에서 조용히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이 많았어요. 기도도 열심히 하고 성경도 많이 봤죠. 특히 인생의 어느 한 순간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60여 년을 하나님께서 돌봐주셔서 이렇게 살아왔는데 1년 어려웠다고 힘들어 한 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아마 제 삶을 한약 보자기에 넣고 짜면 ‘감사’라는 두 글자가 뚝뚝 떨어질 겁니다.”

오는 9월 잠시 떠나 있었던 강단으로 돌아갈 예정인 장 교수는 요즘 학생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