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홍 목사

목회자의 최대 관심은 교회성장이다. 무슨 방법을 사용하건 일단 교인수 많고 헌금 액수가 많이 모여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이 교인수 많고 헌금 액수가 많은 것을 기뻐하실까? 안 기뻐하실 이유는 없다. 절대로 교인도 헌금도 많아지는 게 나쁘지 않다. 분명히 좋은 일이고 복이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힘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으로 한 것인지 항상 질문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가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앙이 좋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 그러면 교인 많아지고 헌금 많아진 게 전혀 복이 아니다. 크고 유명한 교회일수록 목회자의 공적 사적 생활이 바울의 말씀대로 “그리스도 십자가의 원수” 노릇을 하기가 너무 쉽다.

이스라엘을 보라. 하나님의 기적을 그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면서도 계속 하나님을 배반한다. 출애굽하고 광야에서부터 계속 하나님을 시험하고 가슴 아프게 해 드렸다. 가나안에 들어간 뒤에는 아예 전체가 우상을 숭배하고 하나님을 배반해서 벌을 받고 나중에는 나라 전체가 다 망하고 만다. 결국 이스라엘 자체가 없어지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벌거벗은 채로 묶여서 노예로 끌려갔다. 그들이 가난해지거나 약했을 때가 아니다. 잘 되고 크게 되었을 때 그런다. 누구나 삶이 잘 펼쳐지면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게 된다. 차라리 무언가 부족해야 하나님께 계속 매달린다. 교회에 어려운 일이 있고 재정이 약하면 늘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가난하다 부해지면 어떤가? 자기가 약하고 의지할 데가 없으면 하나님만 바라본다. 항상 기도한다. 그러나 돈도 많고 지위도 높아진다. 그러면 차츰 하나님보다는 눈에 보이는 돈과 지위에 관심이 더 모아진다. 사실상 하나님 의지 안 해도 사는데 지장이 없게 된다. 교회도 그렇다. 개척할 때는 모두가 열악하니까 하나님만 의지한다. 집세도 못 내니 기도 할 수밖에! 그러다 몇 백 명 되면 모든 게 넉넉해진다. 일꾼도 많다. 계획도 잘 세우고 저절로 굴러간다. 그러면 하나님을 향해서 절실하지가 않게 된다. 그러니까 수천 명 수만 명 되는 게 복일 수도 저주일 수도 있다. 담임목사에게 아무런 제동이 없다. 모두가 굽실거리고 모두가 마음대로이다. 인간은 다 약하다. 그래서 실수를 하고 반복하다보면 악한 행동도 한다. 다 신앙 문제이다.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잠 30:8) 나도 젊었을 때는 이 구절을 싫어했다. 부하면 왜 안 된다는 말인가? 그러나 차츰 주위의 사람들을 보면서 이 기도가 얼마나 올바른 것인지를 경험한다. 누구든지 돈이 많고 유명해지면 거의가 다 넘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이유는 하나님을 붙잡지 않고 세상 것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이 말씀까지는 안 가더라도 하나님께 열심이 없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교회도 커지니까 높은 사람들만 만나면서 교만해진다. 작은교회 목사들이나 이름 없는 이들이 찾아가면 만나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오늘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그 입장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가난한 게 문제이다.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 30:9) 도둑질은 안 할지 모르나 여기 저기 구걸 다니느라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난은 어떻게 극복할까? 신앙적으로 볼 때 빈부는 내면에서 출발한다. 마음이 예수로 풍요해지면 삶도 회복이 되고 좋아진다. 사도바울은 돈도 사람도 건물도 없었고 심지어 매 맞고 감옥 가도 눌리지 않았다. 사실 구원하시는 예수는 항상 내 안에 계시다. 그 풍요를 느끼라. 조금만 훈련하면 바울처럼 할 수 있다. 끝까지 예수로 내가 풍성해졌음을 주장하라. 외형적으로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