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법화 판결에 대해 완전 지지와 축제 분위기인 것을 두고, 오바마 대통령을 반동성애자들은 사실상 거의 외면해 온 것을 들어 ‘불구정권’이라는 혹평을 하고 있다. 백악관의 소셜미디어 홍보정책이 대통령 권좌를 싸구려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의 한 명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동성혼 합법화에 뒤이어 제기될 종교영역에 대한 정부의 어떤 침공도 막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선언했다.

오바마 정권은 이번 판결을 전후하여 꾸준히 적극적인 동성애 지지 어젠다를 실천해왔다. 백악관은 축제 분위기. 이는 미국 국민들의 절반을 무시하는 편향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링컨의 말처럼 정부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면서도 전체 국민의 보편적 정서를 무시하고 중도가 아닌 한 쪽에 치우치기만 한 정부인 것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라는 것.

▲ 동성애를 지지해온 백악관의 무지갯빛 조명 ⓒThe White House

이 같은 사실은 이번 판결에 대한 백악관의 일방적인 축하 및 긍정 무드에서도 드러난다. 백악관은 이번 판결 직후 마치 오래 기다렸다는 양 백악관 관리들과 홍보관들을 통해 건물 바깥에 동성애를 상징하는 화려한 6색 무지개 조명을 하는가 하면, 인터넷과 트위터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사랑은 이긴다’(Love Wins)라는 구호와 함께 “미국은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동성애만 사랑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백악관이 공평하게 사용해야 할 국민의 혈세를 받아 진보적인 민주당과 자기네를 지원해줄 동성애 지지에 몰두하고 있는 정경이다. 이런 대통령과 그 스태프의 모습은 미국 국민의 절반에게 이반감(離反感)과 소외감까지 주고 있는 상황이다.

또 트위터 계좌의 프로파일 사진 대신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빛으로 뒤덮인 백악관 그림을 아바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아바타가 사용되고 있는 미디어는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텀블러,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또한 트위터의 한 프로그램에다 “귀하의 이름을 추가해 전국의 동성애 커플들과 함께 서 주시길...”이라고 권장했단다. 이 기발한 프로파일 아이디어에 대해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마저도 호평을 했단다.

백악관 홍보실 디지털 전략팀은 현재 14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수도권 언론인 <워싱턴포스트>에 의하면, 백악관은 전통 미디어의 필터가 없이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주로 진보편향적 국민들을 타깃으로 삼아 직접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하고 거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프로치는 대통령이 자신에게 공감하거나 정치적인 도움이 될 대상과만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함으로써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비평가들은 백악관의 이런 소셜미디어 홍보정책이 심각한 정책입안을 해시태그 액티비즘(hash activism)으로 바꿈으로써 대통령 권좌를 싸구려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민감한 보수․진보 양극대립 위기 국면에서 대통령의 화려한 소셜미디어 구사는 정치 좌파와 할리우드, 실리콘밸리 사이의 안일한 정치관계의 또 다른 본보기라고 비평가들은 입방아를 찧고 있다.

▲ 백악관의 동성혼 축하 트위터 메시지 ⓒThe White House

그러나 본격적인 백악관 소셜미디어 시대의 첫 주인공인 오바마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앞으로 디지털 문화에 민감한 선거구를 대표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주로 텔레비전 네트워크를 애용했던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오바마는 스트리밍 비디오와 넷플릭스를 애용하는 ‘최신첨단형’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중인 네이트 퍼실리 교수(스탠퍼드대학교․법학)는 “역대 대통령들은 언제나 국민들에게 직접 말을 걸고 주목을 끌고 자기 말을 믿어주기를 바랐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말을 걸 뿐더러 평상시엔 잘 주목하지 않는 청중들에 대한 특정 메시지까지 겨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퓨리서치> 보고에 의하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성인들의 절반은 주기적으로 페이스북에서 정치 뉴스를 얻는다. 오바마가 출연한 버즈피드 비디오의 ‘모두들 하지만 말하지는 않는 것들’의 오바마 특집은 5천300만회 접속됐다. 그밖에도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를 백악관이 활용해 왔다. 이런 것들을 통해 일방적인 동성애 지지 캠페인을 벌여왔다는 얘기가 된다.

문제는 나라를 대표한다는 오바마가 동성애자들 및 친동성애자들만 다룰 뿐, 나라의 다른 절반인 반동성애자들은 사실상 거의 외면해 왔다는 점. 그런 점에서 ‘불구정권’이라고 하지 않기가 어렵다.

한편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의 한 명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정부가 결혼 비지니스에서 아예 손을 뗄 때가 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폴 의원은 동성혼 전국 합법화 판결에 즈음해 진보주의 시사지 <타임>에 올려진 자신의 칼럼에서, 정부가 개인이 (결혼)계약을 하는 것을 막아선 안 되지만 정부가 결혼의 새 정의(定義)를 갖고 특별한 허가제를 협의해서도 안 된다고 봤다.

▲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론 폴 상원의원 ⓒwikipedia

폴 의원은 “결혼에 대한 정부의 공인제(recognition)가 좋은 것인지 아닌지 여야가 함께 점검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미국 정부가 결혼에 개입해 오면서 으레 새 부부에게 세금을 매기고, 부부의 가정생활에서 정부와 관련된 부분을 규제하더니 “이젠 결혼에 대한 재정의(redefinition)까지 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폴은 결혼은 언제나 지엽적인 이슈여서 미 연방헌법은 결혼 문제에 침묵한다면서 “건국선조들은 결혼을 위해 동네 법원에 갔지 워싱턴DC에 가지 않았다.”고 빗대었다. 그는 또 “정부가 결혼에 개입해서 결혼생활이 좋아졌다고 하기 어렵다는 것은 정부가 약간 옳은 일을 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놀랍지 않은 팩트”라고 말했다.

폴에 따르면, 연방대법의 이번 판결로 국가가 교회나 기독교 학교와 병원 등에 대하여 경찰력을 행사하게 되리라는 우려도 있어왔다. 폴은 “아마도 그게 다음 단계일 것”이라며 종교영역에 대한 정부의 어떤 침공도 막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자임했다. 폴 의원은 또 이번 판결 당시 반대측이었던 클러렌스 토머스 대법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법 전통에서 자유란, 정부의 액션으로부터 벗어난 개인의 자유이지, 정부의 특정 권한에 응하는 ‘자유’를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고 논변했다.

칼럼 결론에서 폴 의원은 “정부에게 뭘 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우리 삶의 어떤 부분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허용할지 좀 더 조심할 때”라며 연방헌법은 하나님께 양육받은 현인들이 작성한 것으로 개인의 권리를 우선 보장한다며, “권리와 자유는 창조주로부터 왔으므로 정부가 차지할 수 없고 오히려 보호하도록 되어있다.”고 썼다. 가톨릭 신자인 폴은 또 “우리는 이 근본개념에서 벗어났으니 되돌아가야 한다. 우리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누가 그 자유와 권리를 주셨는지, 누가 그 회복을 도와주실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글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