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cafe.naver.com/fmacademy2)

▲ 김기홍 목사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은 17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진 장로교 신앙고백이다. 그 위대한 성현들이 자녀들을 신앙의 사람으로 교육시키기 위해서 만든 문답집이 소요리 문답이다. 이 첫 번 질문이 전체의 내용을 지배한다. 그러므로 신자라면 그 질문과 답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한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인가?” 즉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상황 아래 있든 먼저 마음에 가지고 살아야 할 내용이다. 대답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다. 이 말씀만큼 단순하고도 정확하게 신자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가르치는 말씀도 드물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이 듣고 이렇게 해석한다. “항상 하나님을 즐겁게 해 드리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건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다. 정확한 이해는 이것이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즐거워할 때 즐거워하신다.” 더 쉽게 말하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힘으로 살 때 하나님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된다. 여기 하나님을 “즐거워한다”의 영어 원어가 엔조이다. “하나님을 즐기라”는 의미이다. 자녀가 부모를 마음껏 활용해서 행복해해고 잘되는 것과 같다. 자녀가 부모 의지하지 않고 이상한 사람에게 가서 그의 음식을 좋아하고 그가 시키는 일 하고 그를 위해 시간을 보낸다면 부모에게 영광이 될까?

삶의 매순간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이요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임은 누구나 인정한다. 목회의 목적도 그러하다. 하나님을 즐거워해야 목회가 된다. 하나님 전체, 하나님의 전능하심, 사랑, 권능, 인도를 잘 사용하고 즐겨야 한다. 그러면 목회의 질서가 잡히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 그러니까 목회의 목적은 하나님께만 영광이 돌아가는 것이다. 사도바울의 말씀을 따르면,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빌1:20) 그대로이다. 굶고 매 맞고 모욕당하고 감옥에 갇혀도, 심지어 신자들이 괴롭히더라도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에 영광이 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을 즐거워하니 죽도록 맞고 감옥에 갇혀도 감사의 찬송이 나온다. 그리고 함께 갇힌 죄수들을 감동시키고 간수까지 구원한다.

어느 누구에게나 감옥은 고통스럽다. 채찍으로 몇 시간씩 맞고 씻지도 못하고 약도 안 바르고 굶은 채로 묶여서 감옥에 던져진다. 여기서 하나님을 즐거워한다면 상황을 넘어서는 힘이 나온다. 맞을 때 기도한다. “하나님의 마음을 주시고 의지하게 하소서.” 그러면서 감사를 시작한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믿음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38년이나 비참하게 눌려있는 병자를 향해 일어나라고 하신다. 그러면 말씀을 의지하고 일어나야 한다. 즉시 못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도 끝까지 일어나야 한다. 마찬가지도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감사로 시작해 보라. 하나님을 의지하고.

바울은 어떻게 했는가? “나 같은 죄인, 썩어질 육신이 주를 위해서 매를 맞다니...” 너무 영광스럽게 감사하다. 이것이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방법이다. 어디서 오는지 매 맞을 힘이 솟아난다. 분명히 아프지만 안 아프다. 감격이 더 큰 것이다. 그래서 찬송을 한다. 그렇게 주를 즐거워한다. 신기한 능력은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만약 두려움이나 원망에 잡힌다면 하나님을 즐기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그러면 육신으로 홀로 남아 고통만 경험할 것이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않는다.

매 맞고 감옥 가는 상황이 아니라도 정신적으로 더 큰 고통에 빠질 수 있다. 괴롭히는 사람이 있고 재정적 문제가 일어난다. 감당 못할 시련이 온다. 이때도 마찬가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을 생각하라. 하나님을 즐거워하여 영화롭게 하라. 하나님의 힘으로 하나님을 즐거워하며 상황을 보라. “나 같은 썩어질 육신 죄인이 주의 교회를 위해서 시련을 당한다.” 감사가 일어나면서 주께 영광을 돌린다. 이상하게 극복할 마음도 힘도 일어나리라. 이것이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전혀 고통에 눌려서 일어날 수 없다면 내 힘으로 싸우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사도 바울을 흉내 내어 보라.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을 의식하라. 그리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감사하며 즐거워해 보라. 문제가 아무리 커도 극복할 힘이 일어난다. 그렇게 하나님의 힘으로 싸우는 것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