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cafe.naver.com/fmacademy2)

▲ 김기홍 목사

왜 우리는 믿음으로 서야 하고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가?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6:7-8) 영생은 영적인 것이다. 성령의 위하여 심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을 위하여 심는 것이다. 하나님을 위하여 성령을 위하여 심는 것은 하나님의 힘으로 무엇이건 해야 한다. 예배까지도 순전히 육신으로 할 수 있다. 자기의 선행과 자기의 정성을 다 한다면 아무리 훌륭해 보여도 육신으로 심는 것이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과 함께 무엇이든 해야 영적으로 되고 썩지 않는 열매를 맺는 안 그러면 아무리 좋은 것도 육신일 뿐이다.

가인과 아벨을 보라. 둘 다 예배드리고 예물 드렸다. 그러나 아벨만이 받아들여졌다. 가인의 예배는 하나님이 받지 않으셨다.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심이라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히11:4) 믿음만이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를 드린다. 심지어 악인에게 맞아죽어도 여전히 믿음이 지금도 살아서 말하고 있다. 영생이다. 육신적인 아픔이나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이다. 목회도 그러하다. 믿음으로 하지 않으면 평생해도 헛것이다. 그렇다면 믿음으로 한 게 도대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하나님이 받으시는가?

탈무드에 나오는 예화이다. 어떤 목수가 랍비를 만나 불평한다. “당신은 하루 종일 기도하고 축복하고 말씀 전하면서 월급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가면 잘했다고 상을 받습니다. 나는 기도할 시간도 없이 노동만 죽도록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가면 받을 상도 없이 혼만 날 것입니다.” 정말로 불공평한 상황이다. 누구는 항상 하나님과 가까이 지내고 누구는 항상 노동만 해야 한다. 그러고 축복도 없다. 그러자 랍비가 말한다. “시간이 아무리 없어도 하루 10분은 기도할 수 있을 것이요. 그런 다음 열심히 8시간 일하면 하나님이 계속 기도한 것으로 여겨 주십니다.” 여기서 직업의 신성하다는 신학적 근거가 나온다. 목수직도 목회 못지않게 거룩한 직업이라는 선언이다. 도둑질 빼고는 열심히 하는 모든 직업이 신성하단다.

나는 여기 더해서 목사로 그 목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 하기 전에 10분이라도 하나님만 생각하며 집중 기도하시오. 그리고는 나머지 시간 하나님을 의식하고 의지하면서 열심히 일하시오. 그러면 그 모든 시간이 거룩해지면 영적으로 됩니다.” 앞에서는 직업이 거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삶 전체가 거룩해진다. 거룩한 삶이 만드는 목수의 작품도 거룩해진다. 그러면 하나님을 위해 영으로 심는 시간이 된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어디 일할 때뿐인가? 쉴 때도 그렇다. 식사하거나 친구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아니 잠자는 시간도 모두가 거룩해진다. 성령을 위하여 심는 일을 무슨 특별한 행동을 하라는 게 아니다. 하나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모두가 거룩하고 모두가 영적인 것이다. 목수일이건 목사일이건 마찬가지이다. 직업 자체가 영적일 수 없다. 영적인 일을 하면 목수건 목사건 다 영적이다.

그러므로 성령을 위하여 성령으로 심는 시간은 어렵지 않다. 두 가지가 분명하면 된다. 어느 상황 어느 지점이건 항상 하나님을 의식하고 의지하라. 칼빈은 ‘코람 데오’ 곧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강조했다. 항상 하나님 앞에 있음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거룩하게 살려하여도 내 육신만으로는 거룩할 수 없다. 그러므로 더욱 두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신자는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다. 그저 “하나님 도와주세요. 내가 의지합니다.”고 생각하면서 무슨 일이건 하면 된다. 하나님을 의식하고 의지하라. 신자의 삶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성령을 위하여 성령으로 심기는 무슨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단지 어떤 상황이건 하나님을 의식하고 의지하면 된다. 좀 잘 못해도 하나님은 도우시고 한없이 복을 주신다. 이것이 믿음으로 사는 것이다.